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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장 Jun 26. 2023

고객을 어떻게 버스에 태울 것인가?

승객 없는 버스를 어떻게 생각하나?
기사와 관계자 몇 명만 탑승한 버스가 운행된다면 그건 필시 무언가 문제가 있는 버스이다. 노선이 문제이든, 운행 시간이든, 필요없는 버스이든...


오래된 글이지만 “승객 없이 떠난 버스”에 관한 글이 있다. “상업영화는 버스와 같아요. 일단 관객을 버스에 태우기만 하면, 승객은 운전기사가 달리는 길로 함께 달리게 된다.”라는 내용이다.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지 버스에 태우기만 하면 운전 기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같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버스를 서비스 관점에서 본다면, 다시 말해 플랫폼 관점에서 본다고 해도 같은 말이다. 일단 유저를 확보한 버스(플랫폼)는 버스 기사가 달리는 길로 함께 간다. 중간에 길이 막혀 약간의 우회를 할지 원래 노선으로 갈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종점은 정해져 있다. 승객이 많아지고 혼잡해지면 버스 숫자를 늘리고 종점을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약간 변경하면 된다.


사실 새로운 벤처기업 입장에서 가장 힘든 것은 5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이용자들이 당신한테 한 푼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다. 모든 벤처기업에서 가장 큰 차이는 무료 서비스와 (1 페니라도 요금이 부과되는) 유료 서비스 간의 차이다. 
-《프리》, 크리스 앤더슨, 어떻게 그들로 하여금 돈을 지불하게 할 것인가?


관건은 승객을 어떻게 태우냐는 것이다. 비슷한 노선이 많은데 꼭 이 버스를 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버스를 탄 승객이 지하철보다 느리더라도 타고 있는 순간만큼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내가 선택한 것이 최선이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물론 중간에 내리는 손님도 있다. 반대로 중간에 타는 승객도 있다. 내리고 타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승객에게 이 버스에 탄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프리》에서 공짜를 말했다. “영리한 기업은 무엇인가를 무료로 만듦으로써 혹은 일반적으로 대금 청구자인 기업을 대급 지급자로 바꾸어놓음으로써 돈의 정상적인 흐름을 거꾸로 돌려놓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특별히 첨단기술이 필요한 부분은 없다. 다만 가격에 대한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사업가가 필요할 뿐이다.” 버스에 승객이 없는 것보다 공짜로라도 승객을 태우는 것이 좋을까? 공짜로 준다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공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료와 유료의 결합 전략이 필요하다. “질레트의 무료 면도기가 값비싼 면도날과 짝을 이룰 때 비로소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것처럼 오늘날의 웹 기업가들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상품뿐 아니라 기꺼이 유료로 구입할 상품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공짜가 최상의 가격일 수는 있지만 유일한 가격이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고객을 버스에 태울지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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