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추어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by 비루장

낮추어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사람이 높아지려 할수록, 세상은 그를 시험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낮춘 자는 그 낮춤 속에서 오히려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어느 골목 모퉁이에서 한 석공이 무릎을 꿇고 비석을 다듬고 있었다. 땀방울이 흘러내렸지만 그는 묵묵히 돌을 다듬어, 마침내 거기에 한 줄의 명문을 새겼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정치인이 다가와 물었다.

“나도 돌처럼 단단한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듬고 싶소. 또 돌에 글자를 새기듯, 사람의 마음과 역사에 나를 새기고 싶소.”

석공은 고개를 들어 짧게 대답했다.

“선생님께서도 저처럼 무릎 꿇고 일하신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겸손이란, 바로 그 무릎 꿇음의 자세다.


슈바이처 박사에게서도 같은 진리를 본다. 많은 이가 그를 기차역에서 기다렸지만 1등 칸, 2등 칸에서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3등 칸에서 내리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물었다.

“박사님 같은 위대한 분이 왜 3등 칸에 타고 오셨습니까?”

박사는 웃으며 답했다.

“4등 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선택한 자리는 단지 기차의 좌석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서 있던 삶의 자리였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오히려 가장 높은 존경이 피어난다.


옛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진리란 무엇입니까?”

스승은 길가의 자갈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놓인 돌이다.”

제자가 뜻을 묻자 스승은 차분히 덧붙였다.

“길에 놓인 돌을 주우려면 허리를 굽혀야 한다. 진리도 그렇다. 몸을 굽히는 자만이 그것을 얻을 수 있다.”


낮추는 것은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 자세가 다른 이의 마음에 흔적을 새기고, 역사의 시간 속에 빛을 남긴다. 오만과 독선은 사람을 멀어지게 하지만, 겸손과 진실은 마음을 열게 한다.


낮추어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그리고 역사의 존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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