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많은가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많은가다.
전 세계의 연결은 ‘인지 잉여’를 위한 원재료를 제공한다.
기술은 발전하고 인구는 늘어나지만, 참여가 확장되는 방향으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우리가 가진 기회는 개인적·집단적으로 모두 거대하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대중의 창조성과 참여, 그리고 공유를 얼마나 잘 보상하느냐에 달려 있다.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왜 사람들은 돈이 안 되는 일에 열정을 쏟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그것이 인지 잉여의 힘, 즉 자율적으로 창조하고 공유하려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한다.
1조 시간에 달하는 이 잉여가 새로운 사회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조각 피자의 비유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한 사람이 언제 피자를 원할지는 몰라도, 충분히 많은 군중이 있다면 수요는 예측 가능해진다.
수요의 확신이 개별 고객이 아니라 집단 전체에서 나온다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행동이 가능하다.
휴대폰 카메라가 세상에 10억 개 넘게 퍼지며 만들어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그 예다.
무엇인가 ‘아주 많이’ 모이면, 그 집단은 스스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르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선하다”는 가정 위에서 회사를 세웠다.
그러나 거래 사기가 생기자 신뢰를 관리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했다.
결국 그는 깨달았다.
“사람은 그렇게 해야 장기적으로 이익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손해라고 느낄 때 좋은 행동을 한다.”
즉, 참여의 구조는 도덕적 가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가치를 공유하고, 잘한 참여가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1993년 스위스의 한 설문은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자치지역에 설치해도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이었지만,
정부가 돈을 주겠다고 하자 찬성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돈이 모든 동기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사람은 자율성과 유능감, 그리고 자신이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에서 더 큰 동기를 얻는다.
결국, 집단이 커졌다고 해서 가치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큰 집단을 고상한 목적에 묶어두려면 핵심 참여자의 헌신이 필요하다.
그들이 구조와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실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있는 한도까지 최대한의 혼돈을 허용하라.”
이는 집단의 창의성을 유지하는 원칙이다.
다만 사회적 확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며,
새로운 개념이 문화 속에서 수용되는 속도 또한 결정적이다.
덧붙이는 말
『많아지면 달라진다』가 출간된 지 15년이 넘은 지금, 세상은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많다는 사실이 변화를 만들어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참여의 깊이, 연결의 진심, 그리고 구조의 지속성이다.
인지 잉여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이제 우리는 무엇을 위해 많은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