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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장 Jul 29. 2021

편견은 편견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편견은 생활환경 속에서 사회적으로 학습되어 간다. 타당한 증거나 직접적인 경험과는 비교적 무관하게 특정 대상에 대하여 갖게 되는, 지나치게 호의적인 또는 비호의적인 감정적 태도이다.


특징으로는 첫째, 불충분하고 부정확한 근거에 기초하고 있으며 특정의 선입관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태도이다. 편견은 그 뒷받침이 되는 근거 등에 관심을 두지 않고 새로운 정보 등의 영향도 부정하고 고집적이다. 둘째, 대상에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 즉, 어떠한 가치 기준에 기초한 상태에서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높게 평가하거나 부정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셋째,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태도이다. 넷째, 집단적 현상이다.

 

편견은 생활환경 속에서 사회적으로 학습되어 간다.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등은 편견은 고립적 요인이 아니라 퍼스낼리티를 형성하는 시스템 속에 통합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은 각종의 경험에 기초하여 사회적 태도(social attitude)를 형성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고정화되고 습관화되어 유연성을 상실하면 어떠한 대상에 특정의 시점이나 가치 기준의 입장에서, 인지(認知), 판단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없어 편견이라는 태도가 형성된다. _21세기 정치학 대사전》, 정치학대사전편찬위원회


편견은 편견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편견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개 편견이란 감정에 그치지 않고 그 집단 구성원을 차별 대우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편견 효과(Prejudice Effect)’라고 한다. 편견 효과는 다음 다섯 단계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1 단계, 적대적인 말(Antilocution)이다. 

편견이 있는 사람은 처음에는 편견 대상을 욕하기 시작한다. 어떤 지역 사람은 어떻고, 곱슬머리는 어떻고 같은 부정적인 말을 하기 시작한다.


2 단계, 회피(Avoidance)다. 

편견이 강해지면 자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편견 대상을 피하기 시작한다. 지역감정으로 보면 어떤 지역 사람과는 상거래를 하지 않고 친목도 도모하지 않으려고 한다.


3단계, 차별대우(Discrimination)다. 

편견 대상에 대해 직접적인 적대 행위와 불이익을 주기 시작해 고용, 주택, 정치적 권리, 교육, 종교, 의료혜택 등에서 차별 대우한다.


4단계, 신체적 공격(Physical Attack)이다. 

편견을 가진 사람은 편견 대상을 심하게 배척하고 위협해 이사 가도록 하고, 같은 편견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살게 된다.


5단계, 몰살(Extermination)이다. 

가장 강도가 심한 편견은 몰살이다. 집단구타, 개인 학살, 집단학살과 같이 감정적 요소와 신념적 요소를 넘어 병적인 이상 증상으로 나타나 아우슈비츠 같은 가스실을 만들어 낸다.

 

편견의 또 다른 모습이 ‘낙인 효과(Stigma Effect)’이다. 과거 경력이 현재의 인물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전과자고, 어떤 사람이 정신과 병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이 이혼한 경력이 있다고 하면 왠지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본다. 일종의 편견이다. 하지만 그런 치우친 세상 보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런 사람과 거래는 물론이고 인간적인 교류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바로 앞에 얻은 정보가 이후의 인상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볼 때 자동으로 도식적 처리를 한다. 누구에게 들은 정보를 가지고 단 한 번에 평가한다면 상대방을 삐딱하게 볼 소지가 다분하다. 이 또한 편견이다. 이러한 현상을 ‘인쇄 효과(Printing Effect)’라 한다.


절대 이성적으로 설득해 남의 편견을 없애려 들지 마라.

애초에 편견을 갖게 된 이유가 비이성적인데, 어찌 이성적으로 설득한다고 편견을 없앨 수 있겠는가. 

_시드니 스미스(영국 수필가)

 

이성적으로 편견을 없앨 수 없다면 감정적으로 편견을 없앨 수 있을까? 그렇다면 편견은 어떻게 깰 수 있을까? 답은 없다. 답도 없는 편견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하지만 피에르 마슈레는 《헤겔 또는 스피노자》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비록 이것이 해결을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의 편견, 나의 편견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도 의미가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이다.



덧_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思考)나 견해’를 말한다. 어떤 특정의 집단이나 개인(흑인, 외국인)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을 갖기 전에 형성된 말 하자면 나쁜 감정, 부정적인 평가, 적대적인 언동의 총체(總體)이다. 부정적인 감정이다. 특징으로는 첫째, 불충분하고 부정확한 근거에 기초하고 있으며 특정의 선입관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태도이다. 만일 잘못된 예측을 하였지만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에 기초하여 잘못을 수정할 수 있으면 그 예측을 편견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편견은 그 뒷받침이 되는 근거 등에 관심을 두지 않고 새로운 정보 등의 영향도 부정하고 고집적이다. 둘째, 대상에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 즉, 어떠한 가치 기준에 기초한 상태에서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높게 평가하거나 부정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셋째,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태도이다. 따라서 태도로서는 강고(强固)하며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비판에 대해서는 강하게 감정적인 저항을 나타낸다. 넷째, 집단적 현상이다. 올포트(Gordon Willard Allport)의 정의에 의하면 편견은 경험이나 분석 이전에 집단에 대해서 갖는 판단이라고 한다. 편견은 사회를 범주화하여 일면적인 인과관계를 기초로 단순화한다. 그리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 간에 집단적인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통합의 기능을 가질 수도 있다. 편견의 유사어로는 선입 태도(bias), 스테레오 타입(stereotype) 등이 있지만, 위의 특징에 비추면 선입 태도는 감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스테레오 타입은 나중의 수정이 비교적 쉽다는 등의 점에서 다르다.


편견은 생활환경 속에서 사회적으로 학습되어 간다.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등은 편견은 고립적 요인이 아니라 퍼스낼리티를 형성하는 시스템 속에 통합된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은 각종의 경험에 기초하여 사회적 태도(social attitude)를 형성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고정화되고 습관화되어 유연성을 상실하면 어떠한 대상에 특정의 시점이나 가치 기준의 입장에서, 인지(認知), 판단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없어 편견이라는 태도가 형성된다.


편견의 심리적 배경에는 적의(敵意)나 자기 방위 등이 있다. 인간은 특정의 인종이나 사회계층 등의 집단에 속함으로써 안심하고 또한 어떤 집단으로의 귀속이 높아짐에 따라 대립하는 집단으로의 대항 의식이나 적의가 발생하게 된다. 집단으로의 귀속 의식의 뒤편에는 과시와 동시에 다른 집단으로의 적의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 집단 전체가 갖는 편견에 동화되어 간다. 한편, 인종적 편견 등의 부정적인 태도는 상대를 무시함으로써 자기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투사(projection)의 심리에 기초한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불우하였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일수록 인종적 편견이 강하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어 있다. 또한, 인간은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친근감을 갖지만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방위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미지의 문화나 사회에 대한 공포감도 편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의 혼란은 편견을 낳기 쉽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공포심이나 불만, 적의 등이 강해지고 더욱 약한 집단에 대해 자기 방위를 도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전쟁이나 재해 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나고 소수민족이나 이교도에 대해서 평상시에는 생각하지 못한 잔혹한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지배자의 선동(煽動)이나 여론조작 등에 의해 국가적인 규모의 편견이 나타나는 예도 있다.

_21세기 정치학 대사전》, 정치학대사전편찬위원회


타당한 증거나 직접적인 경험과는 비교적 무관하게 특정의 대상에 대하여 갖게 되는, 지나치게 호의적인 또는 비호의적인 감정적 태도를 편견이라 한다. 편견의 대상은 특정한 개인, 집단, 인종, 국적, 주의, 관념, 제도 등 사실상 태도가 지향되는 범위 전반에 이른다. 집단적 편견이나 인종적 편견은 역사적인 과정을 통하여 발생한 특정 사회의 지배적 태도로서, 반드시 그 집단이나 종에 관한 개별 성원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하여 발생한 것은 아니다.


성원들은 사회화의 과정을 통하여 어느새 편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판단이나 평가의 척도로 삼는다. 한번 성립한 편견은 사회적 배경에 의해서 시인되고 지지가 되는 한 그 변경의 시도에 대해서 커다란 저항을 보인다. 따라서 편견의 왜곡을 바로잡는 유효한 수단으로써는 그 대상에 관한 사실적 지식을 얻을 기회, 가령 접촉이나 교통의 기회를 자주 얻는다든지 별개의 지배적 태도를 보이는 강력한 관계집단을 발생시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_철학사전, 임석진 외 편저, 중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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