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모닝세트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모닝구 ; 모닝(morning)의 일본식 발음.
일요일 아침.
여느 때 같으면 아직 누워 있을 시간인데 아내가 벌써 일어나 있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웬일이지?
아... 아마도 모닝구(모닝세트)를 먹으러 가자고 말할 것 같다.
그래.
내 예감은 맞았다. 오늘 아침은 밖에서 먹고 싶은 기분이라고 한다. 그래 나도 좋다.
아내는 모닝구를 정말 좋아한다.
아내는 모닝세트를 사랑한다.
일어나기 싫어서 게으름 피우고 있는 아내에게 모닝구 먹으러 가자고 하면 바로 웃으며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레스토랑, 호텔의 조식을 정말 사랑한다.
세수도 안 하고 모자만 둘러쓰고 나간다. 슬리퍼 신고 느릿느릿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고급은 아니고 동네에 흔히 보이는 패밀리 레스토랑. 최근 근처에 데니즈가 생겨서 매우 반가웠다. 데니즈는 ‘세븐일레븐’ 홀딩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입구에 들어선다. 재즈풍의 음악이 매장에 흐르고 있다.
잠시 후
"어서 오세요. 데니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럇아이마세. 데니스에요우코소)
라고 인사 소리가 들린다.
몇 명이냐고 묻는다. (난메이사마데스카? )
기분 좋게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하면서 대답한다.
"둘이요." (후타리데스)
그리고 모든 좌석이 금연인데 괜찮냐고 물어본다. (젠세키가킨엔니나리마스케도요로시이데스카?)
"네, 괜찮습니다." (하이~)
"좌석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안나이시마스)
휴일이라서 레스토랑에 비어있는 좌석이 거의 없다.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모닝을 즐기고 있다.
안내받은 자리는 적당히 빛이 들어오는 창가 쪽. 마음에 든다.
자리에 앉으니깐 시원한 물과 물티슈를 가져다준다. 메뉴를 정하면 벨을 눌러 달라고 공손히 말하고 사라진다. 모든 직원들이 매뉴얼대로 접객하고 있기에 말과 행동이 아주 정확하고 바르다.
메뉴판을 보는 아내의 표정이 아주 밝다.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메뉴를 고르고 있다.
아내에게 묻는다.
오늘은 스크램블 기분인가? 아니면 서니사이드업?
잠시 고민하더니 아내가 대답한다.
"오늘은 스크램블이군!"
점원을 불러서 메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문한다.
"이거 주세요." (고레구다사이)
아내는 스크램블과 밥과 된장국 추가, 나는 식빵과 삶은 계란이 있는 토스트 세트를 주문했다.모닝세트에는 드링크바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드링크바에서는 커피, 차, 주스, 탄산음료 등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드링크바가 없는 매장도 있음)
커피와 오렌지주스를 한 컵 가져온다.
"아.. 잠 깬다."
커피와 주스를 마시고 아내가 말한다.
스크램블이 나온다. 부드러워 보이는 스크램블과 베이컨, 샐러드, 소시지. 그리고 된장국과 밥. 그리고 커피. 아내가 행복하게 먹고 있다. 계속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아침에는 언제나 바쁜데 이렇게 모닝구를 먹는 동안만큼은 마음껏 느긋해질 수 있어서 마음이 참 편안하다고 말하는 아내.
음료가 떨어지면 또 드링크바로 간다. 이번에는 아이스커피와 라테를 뽑아온다.
커피를 종류별로 4잔 정도 마셨다. 하루에 필요한 카페인은 아침에 다 채우고 간다.
모닝서비스 시간은 11시 까지. 11시 이후부터 드링크바를 이용하려면 주문할 때 따로 추가해야 한다. 그래서 모닝세트가 좋다.
아내가 사랑하는 세상의 모든 모닝세트.
그리고 모닝세트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사랑해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