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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Feb 12. 2019

높이 나는 새_스포츠 마케팅 리뷰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홈페이지

 요즘 넷플릭스에 푹 빠져 있는데 우연히 "높이 나는 새"라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알게 됐다. NBA와 선수협회가 의견 충돌을 보이며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해당 시즌부터 뛸 특급 신인 선수에게 생긴 문제를 논의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의 주인공은 선수 에이전트 "레이"이다. 레이는 특급 에이전트로 그 해의 최고 신인 중 하나인 "에릭"을 담당하고 있다. NBA 개막이 늦어지면서 에릭은 시즌 전에 빌려서 쓰고 있던 돈을 갚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서 빚쟁이들의 독촉을 받고 레이는 선수가 주급을 받지 못해서 자신도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특급 에이전트 레이는 이 상황을 해결할 묘수를 기획하게 되고 그 묘수로 인해 선수협과 NBA의 갈등은 해결되며 이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사실 영화에 대한 소개보다는 영화에서 나왔던 스포츠 산업 분야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국과는 다른 점 그리고 최근 내가 느끼는 이 분야의 흐름에 대해 나름의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우선 첫 번째로 [NBA]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NBA는 우리가 쉽게 미국 프로농구리그 정도로 알고 있는데 뭐 틀린건 아니다. 다만 NBA 구단들이 각자 돈을 투자해 만든 일종의 리그 운영 협의체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정의일 것이다. NBA는 리그 운영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을 위한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 그렇게 얻은 수익을 가지고 다시 구단과 함께 배분하고 리그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단주가 나온다. 그 구단주 한 명이 [NBA]로 대변되는데... 사실 이것부터가 잘못이다. 이렇게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구단주가 있다는 거 자체가 그러면 안되는데... 어쨌든... 이 구단주는 NBA의 흥행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자 한다. 그래서 중계권 판매료를 더 높이기 위해 방송사들과 협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계권 판매료가 비싸지면 누구한테 좋은 것일까? 중계권 판매료가 높아지면 그만큼 NBA 사무국은 돈을 많이 벌게 되고 그렇게 발생한 수익금은 구단들이 나눠가질 배당금의 상승으로 반영된다. 그러니 각 구단들과 리그 사무국은 당연히 높은 중계료를 받고 싶어한다. 그렇게 높은 중계료 수익을 얻게 되면 리그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선수들도 당연히 돈을 더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선수들도 중계료 인상분의 일부를 선수들에게 배분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선수협의 논리였는데 구단들의 대표는 반대한다. 그 이유는 구단은 선수들 연봉에 구단 운영비까지 지출하면서 운영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배분은 어렵다는 것이다. 솔직히 내가 구단주여도... 그럴 것 같다. 미국은 구단의 자체적인 재정 자립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천문학적인 선수 연봉에 운영비까지 더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결국 다 비즈니스다. 순수한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없다. 결국 다 돈 벌자고 하는 일이고 농구는 돈을 벌 수 있는 주제 중 하나이다. 


 반대로 선수협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면 NBA 사무국과 구단은 선수들을 이용하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암덩어리 같은 존재이다. 잘할 때는 마냥 좋아하지만 조금만 못하고 이익이 되지 못하면 바로 버려버린다. 그리고 교묘한 계략으로 선수들의 연봉을 줄일 생각만 하고 오직 수익만 생각하며 선수들의 처우 개선에는 관심이 없는 존재들이다. 선수들은 평생을 농구만 생각하며 살아왔고 농구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런데... 구단과 사무국은 그런 농구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이 보기에는 리그 수익은 계속 올라가는데 이로 인한 수익 배분은 하나도 없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 정작 리그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은 우리인데... 왜 더 큰 이익은 다른 사람들이 다 갖고 우리 선수들은 마치 서커스단의 동물들처럼 그들이 만든 무대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것인지 생각할 수 있다. 마치... 직장인들이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은 회사가 다 갖고 그중의 극히 일부만 주면서 애사심을 가져라 하는 개소리나 외쳐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에이전트의 입장에서 볼 때 리그가 개막도 안하고 파업을 맞이한 상황은 어떨까? 일단!! 수익이 안생긴다. 선수들이 돈을 받아야 거기서 일부를 배당 받으면서 회사가 돌아가는데... 리그가 개막을 안했으니 돈 들어올 곳이 다 막힌 것이다. 그러니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리그를 개막하게 해야한다. 그러나 선수협과 리그의 갈등 상황에서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없다. 그래서 주인공은 나름의 묘수를 쓴다. 그 묘수가 영화의 스포가 되겠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기존의 중계 판을 뒤집는 것이었다. 시즌 개막이 미뤄진 상황에서 같은 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두 명의 신인이 어느 단체의 자선 행사장에서 1:1 농구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이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는 해당 경기에 대한 라이브 스트리밍 독점 권리 판매를 요청하게 된다. 그러나 주인공 "레이"는 가격을 듣지도 않고 거절한다. 그 이유는 "넷플릭스"에서도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랑 계약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 잠깐의 영상이 SNS를 통해 노출되는 사이에 나왔던 광고까지 대박이 나면서 기존의 방송사들과 사무국은 정신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왜냐면... 전에 없던 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스포츠 분야에서 말하는 일종의 "뉴미디어 중계권"의 등장인 것이다. 기존에는 공중파 및 케이블 중계 말고는 중계권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전으로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인터넷 플랫폼이 기존의 방송 플랫폼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방송사들의 입지가 많이 위험해졌다. 왜냐면... 광고가 팔려야 수익을 올리는데 TV광고보다 인터넷 포털 광고가 훨씬 더 잘 팔리니까 광고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무튼 위와 같은 뉴미디어를 통한 새로운 흐름을 느낀 사무국과 선수협은 리그 개막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협상을 진행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전에 없던 플랫폼의 등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그로스 해킹으로 광고 타겟팅의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스포츠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적어도.. 요즘 뉴스에 나오는 소식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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