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두 번째 학기가 종료됐다.(2020년 7월 기준) 이번 학기는 경영전략, 기업투자가치분석, 협상과 전략적 의사결정 그리고 조직행동론을 수강했다. 솔직히 인사 관련 수업은 이런 것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어 궁금해서 들어봤었다. 하지만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느낀 것 이지만 너무 인위적이라 안되겠더라...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하는 행동들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결국 결정적인 상황에는 내 방식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를 강하게 느꼈다.
아직 모든 과목이 성적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경영전략 과목에서 A+를 받았다. 처음 두 세번 들을때는 진짜 이 수업 망했구나 싶었는데...대학 다닐때도 느꼈지만 역시 힘들고 어려워야 배우는게 있는 것 같다. 이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던 이유는 "세상을 살아갈 전략과 비전을 만들어볼 수 있는 연습을 시켜주는 것"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수업 내용 중 하나는 "내가 이길 수 밖에 없는 판을 짜서 상대와 싸울 필요도 없이 이기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전략 기획자의 역할"이다는 것이다. 정정당당한 경쟁 그리고 남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비교우위(Competitive Advantage) 같은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힘들다. 그래서 어떠한 요소와 환경을 활용해서는 무조건 내가 이기는 판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수업 중 신라시대 장보고와 청해진에 대한 역사적 스토리에 숨어있는 그 시대의 정치적 환경과 국제적 관계를 들어보면서 정말...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은 수업이었다.
그리고 그 수업이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교수님이 화려한 이력이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꿈꾸던 삶을 그대로 살아온 분이었다. S대(국내)-S대(국내)-H대(미국)으로 이어지는 전우주적 학벌에 국내 최고 기업 총수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학교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어중간한 의지로는 아무리 수업을 들어도 F를 면할 수 없다는 그런 소문들로 말이다. 하지만 난 이상하게 너무 끌렸다. 매주 있는 시험에 직설적인 평가를 달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의 칭찬을 한 번 받아보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 만약 기회가 된다면 저 사람 밑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로 재미있던 과목은 "기업투자가치분석" 이었다. 아직 성적은 받지 못했다. 솔직히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서 기업의 손익계산서가 어떻게 나오고 주식 시장에서 해당 기업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지 대략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었다. 어려운 용어 같은 것들은 유튜브에서 높은 영상 퀄리티와 낮은 눈높이로 설명하는 크리에이터들을 통해 이해했고, 교수님이 하는 수업은 "내가 이런 것들을 알아야 하는구나" 를 파악하는 목적으로 활용했다.
해당 수업의 백미는 중간/기말고사였다. 중간고사는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최근 5년간 재무제표(현금흐름표, 손익계산서, 자금상태표 등)를 제시하고 산업 내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통해 내년의 예상 매출을 제시하는 것 이었다. 정말...난 너무 신기했던게...이런걸 학교에서 가르쳐준다는 것 이었다. 문과에서도 어문계열을 전공한 나로서 대학생 시절부터 이런걸 배우고 취업하는 경영학과 학생들이 너무 부럽게 느껴졌다. 아무튼 지난 8년간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종사하며 얻은 나름의 인사이트를 더해 과제를 제출했다. 사실 교수님만 보셨지만...정말 스포츠 필드에서 이런 보고서는 지금까지 없었고....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나만의 자뻑과 함께 힘들었지만 즐거운 중간고사를 끝냈다. 그리고 기말고사는 여러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서 수업시간에 배운 기업의 수익성 판단 지표들을 활용해 해당 기업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나는 넷마블을 선택해서 했다. 우선 이 수업을 들으면서 주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과제를 하는 것이 조금 편리했다. 우선 상장한 기업들의 재무정보는 네이버 주식정보를 통하면 거의 모든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인 손익계산서부터 재무제표에서는 확인하기 번거로운 핵심적인 지표들만 딱딱 정리해서 나와있기 때문에 자료 정리만 잘 하면 숙제는 80%이상 완성되어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네이버 주식정보에 나와있지 않은 IRR(내부수익률), NPV(순현재가치), PI(수익성지수)를 구하는 것이었다. 기말고사 과제를 하는데 소요한 전체 시간의 약 40%는 저 세 가지 지표를 계산하는데 모두 사용한 것 같다. 전문가들에게는 쉬운 일이겠지만....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해당 지표들의 실질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쉬워도 저 수치가 어디에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맞는 방법으로 계산했는지도 알 수 없으니...너무 답답했다. 특히 IRR(내부수익률)은 유튜브나 네이버에서 찾아봐도 부동산 투자에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라서 기업투자가치분석에 저 수치를 적용하는게 어려웠다. 그리고 우리 회사도 아니니까 저걸 구하는데 필요할 것 같은 지표들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나를 더 답답하게 했다. (숙제 제출한지 몇 주 안됐는데 어떻게 구했는지 1도 기억이 안난다. 내방 컴퓨터에 있는 엑셀 파일에 입력해둔 수식만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두 번째 학기가 종료됐다. 다음 학기에는 [재무관리]와 [밴처 캐피탈과 PEF] 이라는 수업을 들을 예정이다. 총 네 개를 들어야 하는데 우선 두 개는 정해놨다. PEF는 Private Equity Fund의 약자로서 흔히 "사모펀드"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MBA에 다니면서 가장 궁극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모펀드"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언제까지 원가 7천원짜리 8천원에 사서 1만원에 파는 이런 비즈니스만 하고 있어야 겠는가...스폰서도 필요없고 정부 예산도 필요없이 스포츠 산업 내에서 돈이 돈을 버는 사업을 만들 수 있는 사업기획자가 되고싶다. 이자수익도 아니고, 국고파생수익도 아닌 기금 매뉴얼에 존재하지 않는 절대적인 수익을 만들어보고싶다.(지금 보니까....새로운 수익사업 안만들고 도망나왔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