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산프로 Feb 26. 2024

최고의 순간에 찾아온 좌절감_완결

"최고의 순간에 찾아온 좌절감_완결"을 뭔가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지만, 나름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드는 일요일 저녁 지금의 느낌을 브런치에 남겨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난 아래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고, 이 깨달음을 얻는 것에 큰 도움이 됐던 것은 심리상당 >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의 인사이트를 소개하는 유튜브 및 책 > 휴식 > 가족/친구들과의 대화 였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힘들기 싫은 "모순"은 당연한 것이다. 애시당초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없는 것이고, 적어도 내가 "힘들기 싫음" 또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음" 두 개 중 단 하나라도 만족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인 것이다.


내가 자꾸 "모순"이 없는 선택을 하고 싶은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 결국 "모순"이 없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난 세상이 알려준 좋은 것에 대한 가치를 버리고 "온전히 내가 만들어 낸 나만의 만족"에 대한 기준을 세워서 그것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


"세상이 알려준 좋은 것에 대한 가치"를 버릴 수 없다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만족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단점은 받아들이돼 대신 단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뜻하지 못한 기쁨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지난번 "최고의 순간에 찾아온 좌절감_2편"에 정리해 뒀던 생각들을 바탕으로 심리 상담 때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얘기를 했다.


1. 여러가지 고민의 시작은 모두 다르지만, “육체적으로 너무 지침으로 인해 오는 무기력"이라는 결론은 모두 같았다.


2.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니까 무언가 다시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지만, 지금의 일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위 두 가지 고민에 대한 해결을 위해 심리상담에서는 "하루 30분씩 노래도 듣지 않고, 운전도 하지 않는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라"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사실 두 번 밖에 하지 못했으며, 그나마도 30분 + 15분의 시간밖에 못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통해 어떤 통찰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그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나에게 무엇이 문제인가?"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심리상담의 가장 큰 성과였다.


두 번째로 도움이 많이 됐던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 관련 인사이트 소개 유튜브 및 책"은 진단해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됐다.


"삶을 살아갈 의미" 또는 "살아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때" 같은 검색어를 유튜브에 입력하면 필연적으로 알베르 카뮈의 인사이트를 소개하는 유튜버들을 만나게 된다. 난 그렇게 카뮈라는 사람이 "삶을 살아갈 가치가 없다면 자살을 생각할 수 있다"고 시작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책에서 의미한 것이 이게 맞는 건인지...인간적으로 한 문장 이해하기도 너무 어려운 책이었기에 그냥 내 마음대로 해석했다.


책에서는 "부조리"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부조리"는 일종의 모순 같은 것인데, 결국 이 세상에 있는 사건과 결론들은 특별한 이유와 연관성 없이 일어나는데, 그걸 세상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기준으로 이해하려 하니 거기서 부터 "부조리" 또는 "모순"이 생겨난다고 했다.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내가 지금의 직장에 와서 지금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그동안 내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노력했어도 나에게 지금의 "기회"가 온 것은 내 의지와 전혀 상관없었다. 오히려 그 "기회"라는 것들은 결국 타인에 의해 부여받은 것이었고, 이런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었던건 그 타이밍에 그들에게 나를 필요로 하는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들에 의해 기회를 받았을 때 "더 많은 돈"을 원하고 있었고, 그들은 내 니즈를 채워줄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전에 원했던 "더 많은 돈"을 벌다보니 결국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편안한 삶"을 추구하고 싶은 새로운 욕구가 생겼다. 난 확실히 알 수 있다. 만약 지금의 내 욕구에 따라 "편안한 삶"을 얻게 된다면 분명히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원할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자산의 운용을 통해 "편하면서 돈 많이 버는 삶"을 살고 있겠지만, 나는 자산의 증식에 관련된 공부와 지식을 쌓는 일에 특별한 재능과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자산 증식에 관련된 방법을 찾고 익히는 것에 관심이 없으면서 그걸 통해 얻을 수 있는 "편하면서 돈 많이 버는 삶"을 원하는 것도 모순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 모순 적인 것을 원하고 있지 않던가? 다만 노력없이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세상을 통해 만들어진 "기준"에서 만족을 얻으려면, 그것을 얻기 위해 정해진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고통이 찾아올 것이고 그 고통을 감수하기 싫다면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


고통 없이 온전히 행복만 느끼려면 "나만의 행복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마 이런 기준은 돈, 명예, 안락함, 편안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왜냐면 방금 얘기한 돈, 명예, 안락함 같은 것들은 사실 세상이 만들어낸 기준이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대부분 "세상이 원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하루 세 끼 참치 통조림, 쌈장, 밥, 상추만 먹어도 "굶지 않아 행복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 돈을 벌어서 뭔가 맛있는걸 사먹어야 행복해 질 것이다.


내일부터 나는 "지금의 연봉과 각종 혜택들을 포기해도 좋다." 라는 확신이 들면 그냥 회사를 그만두려고 한다. 만약 내가 진짜 그만둔다면, 다른 일들 하면서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벌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적게 벌어도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인가?"를 테스트 해보는 기회로 만들 것이다.


앞으로 나는 "인간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원하는 모든 것을 얻기를 희망하는 모순적인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내가 "진짜 행복"을 추구하려면 결국 "확실한 나만의 행복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확실한 나만의 행복 기준"에 돈, 명예, 안락함, 편리함 같은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불행과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을 명심해서 그 기준을 찾아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최고의 순간에 찾아온 좌절감_2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