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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Sep 25. 2018

다른 회사에 가고싶다.

 제목과 같이 다른 회사에 가고 싶다. 그 이유는 앞으로 회사 생활을 더 오래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개똥같은 말인가 싶겠지만 나에게는 그러하다. 첫 회사에서 3년 그리고 지금 회사에서 2년 9개월째 일하고 있는데...일하기 싫어 죽겠다. 그래서 지금 쯤 다른 회사를 가줘야 최소 3년 정도는 더 직장인 신분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 팀을 옮겨서 새로운 일을 하니까 그래도 좀 버틸만 하긴 했지만..전임자가 미뤄왔던 일의 뒤처리를 하려니까 열받아 죽겠다. 그래서 하기 싫다. 그리고 우리 같은 협회들의 특징인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가 너무 열받는다. 무슨 결정 하나 하려고 하면 위원회는 몇 번을 해야 하고, 그놈의 위원회를 하면 이 인간들한테 이게 뭔지 설명하는 시간만 30분을 넘게 쓴다. 그런게 너무 싫다. 물론 다른 회사 가도 비슷한 단점들이 있겠지만...그래도 당장의 짜증남에서는 도망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난 또 3년 정도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회사에 가고 싶다. 지금 회사에 계속 있으면 확 그만둬버릴 것 같아서 다른 회사에 가고 싶다. 방금 전에 지원한 회사의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지금 지원한 회사에 붙어서 입사를 하게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이 몇 개 있다. 우선 인수인계를 빨리 끝내고 다시 출근하기 전까지 2주 정도 시간이 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혼자 여행도 가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솔직히... 이게 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첫 번째 회사에서 지금 회사로 옮길 때 있던 일주일 간의 공백 기간이 참 좋았다. 집사랑이랑 같이 신라호텔가서 월요일 아침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 앉아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모닝커피 한 잔에 책을 읽고, 아무도 없는 호텔 수영장에서 한적하게 수영을 하고 노천탕에 가서 씨제이 본사를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목요일 오전 사람이 거의 없는 스키장에 가서 혼자 스노보드도 타고 오는 길에 맛있는 국밥을 먹기도 했다. 또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도 보고 책도 읽었다.


 이번에도 기회가 돼서 그 정도 쉬게 된다면.. 진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혼자서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 어디를 가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골프를 치러 동남아에 가서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운동선수처럼 일주일을 보내고 오거나..아니면...간만에 런던에 가고 싶다. 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 한 곳에 오래 있으며 오늘은 여기가 가고 싶다 하면 거기 가서 천천히 둘러보고 우연히 찾는 멋진 곳들에서 이런저런 새로운 느낌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런던이 참 좋았다. 솔직히 뉴욕은... 이번에 또 가면 네 번째인데... 당분간은 가지 말아야지 다짐했기 때문에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런던은 20살 때 갔던 기억이 너무 좋았다. 테이트 모던을 별생각 없이 둘러보고 나와서 템즈강 주변을 걷는데... 참 좋더라. 솔직히 그때도 걸으면서.. 아 심심하다 혼자 왔더니 더럽게 심심하네.. 이런 생각밖에 안 했지만... 지금 가면 그래도 뭔가 다를 것 같다.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다. 물론 지금도 아침부터 스타벅스 와서 혼자 놀고 있는 이 시간에 하면 되지만... 그래도 그.. 기분이란 게 있다. 핑계인거 알지만..그래도 런던 가서 하면 뭔가 더 좋을 것 같다.


 아... 그냥.. 소소하게 내가 원하는 것들 조금씩 이루어 가며 살고 싶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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