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벚신발 Jul 24. 2021

2021.7.21

화려한 야경이 밤하늘 아래 놓여있었다. 노량진역 근처의 작은 공원이었는데, 조그마한 오르막길을 서너 개쯤 오르고 나니 서울 도심 일부가 한눈에 들어왔다. 먼 곳에서 강 너머를 보고 있자니 문득 아주 먼 세상처럼 보였고,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졌다. 하늘엔 작은 별 서너 개가 구름 뒤에서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별들은 건물마다 자리를 잡은 듯 보였다.


야경을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 기시감이 들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기억들이 쉽사리 생각이 나질 않았다. 사실 처음이든 아니든 중요치 않았다. 요컨대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는 데에는 대단한 의미 따위는 필요 없는 것이다. 때론 의미가 없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므로.

밤은 깊고 조용했다. 하늘의 구름이 주변 소리를 흡수하고 있는 듯보였다. 강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없어서 조금은 후덥지근했다.


작가의 이전글 7.1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