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ng Mortal (아툴 가완디 | 부키 | 2015-05-29)
이 책의 서평은 아래의 교보문고의 서평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다른 서평이나 발제를 쓸 수 없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문구를 적어본다. 그리고 삶의 문제 앞에 용기 있게 맞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죽음이라는 문제도 있지만, 우리는 삶을 살면서 내가 할 수 없는 여러 상황에 마주하기 때문이다. 지금 코로나19도 역시 그런 상황이다. 현재 기준으로 전 세계 70만 명이 확진이 되었고,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죽음이라는 문제가 소수의 질병과 노화로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건강한 성인에서부터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확산된 것이다.
이런 상황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책에서 말하는 결론은 "용기있게 지혜롭게 직면하는 것"이다. 개개인마다 용기, 지혜, 직면에 대한 정의가 다르지만, 각자의 정의로 무엇이 용기이고,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희망하는지를 직면하고 지혜롭게 맞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지금의 코로나 상황도, 경제의 위기도, 삶의 모든 문제들도...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그러나 인간다운 죽음은 있다!
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났다고 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언젠가 죽는다. 인간의 어떤 시도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죽음이 모든 것을 이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저자 아툴 가완디의 문제의식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죽어갈 때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
그 자신이 의사이기도 한 가완디는 우선 의료계의 변화를 촉구한다. 관절염, 심장질환 같은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체의 삶을 전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삶의 마지막 단계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의식 변화 외에 우리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도 있다. 바로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착하기보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방식으로의 사고 전환이다. 결국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단순 명료하다.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 죽음이 결국 삶의 이야기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1 독립적인 삶 _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2 무너짐 _ 모든 것은 결국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3 의존 _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다
4 도움 _ 치료만이 전부가 아니다
5 더 나은 삶 _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6 내려놓기 _ 인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7 어려운 대화 _ 두렵지만 꼭 나눠야 하는 이야기들
8 용기 _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순간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의 경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다. 죽음이 일어나기 전에 일어나는 일들을 (청력, 기억력, 친구들, 생활방식) 잃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실버스톤). p94.
스스로 원하지 않는 시간에 잠을 깨우거나,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데 TV를 끄거나, 잡지/애장품들을 안전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없애 버리지 않는다. 그녀가 원할 때 사생활을 가질 수 있고, 그 누구도 옷을 입으라고 하거나 약을 먹으라고 하거나, 원치 않는 활동에 참여하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p143
집이야말로 개인의 우선순위가 제대로 존중되는 곳이다. 집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공간을 어떻게 나눌지, 가재도구를 어떻게 관리할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집을 떠나면 그럴 수 없다. 이런 자유의 상실이야말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p144
어시스트 리빙, 즉 기존의 요양원 요양병원과 달리 아무도 보호시설에 감금됐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자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윌슨). p147
생명의 덧없음을 두드러지게 느낄 때면 삶의 목표와 동기가 완전히 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관점인 것이다. p245
의사들이 환자들과 맺는 관제는 세 가지로, 첫째는 가부장적 관계(paternalistc)로 의학적 권위를 가진 사람으로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 목적으로 삼는다. 둘째는 정보를 주는 관계(informative)로, 환자에게 사실과 수치를 제공한다. 사실 이 두 가지 모델은 환자가 원하는 관계가 아니다. 환자는 정보와 상황을 제어할 권한을 원하기도 하지만, 누군가 우리를 안내해주기를 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세 번째 관계는 해석적(interpretive) 관계이다. 이 관계에서 의사의 역할은 화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의사는 환자에게 우선 이런 질문을 한다, "환자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대답을 듣고 난 후에 A, B 약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에게 우선순위에 맞는 약은 어떤 것이라 말해준다. p306~308
"용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플라톤의 대화 편에서, 라케스와 니시아스는 소년들에게 군사훈련할 때 갑옷을 입혀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 답을 찾으려고 소크라테스는 찾아간다. 그는 아테네 두 명의 장군과 대화를 나눈다. 소크라테스가 먼저 묻는다, "자 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언지?", 두 사람 모두 "용기를 복둗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용기는 무얼까요" 라케스는 "영혼이 뭔가를 견뎌내는 힘"이라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호응하지 않고, "견뎌내는 것보다, 후퇴, 심지어 도주를 하는 것이 더 용감한 행동일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견디는 것이 어리석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라케스는 수긍하고 "지혜롭게 견디는 힘"이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용기가 지혜와 꼭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야 하는 덕목인지 묻는다. 지혜롭지 못한 목표를 추구할 때 보이는 용기를 찬양할 때도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이때 니시아스가 대답한다. "용기란 전쟁을 비롯한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미래에 대한 완벽한 지식 없이도 용기를 내는 것이 가능하고, 사실 그래야 할 때가 많다고 한다. 대화는 여기서 끝난다. 정리해보면 "용기란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직면할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지혜란 분별력 있고 신중한 힘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p354~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