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의 범람
디즈니가 서비스하는 디즈니 플러스가 성공적인 런칭을 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11월 12일,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에 런칭되어 하루만에 천 만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기록했다. 디즈니의 주가는 이에 부응해서 14%가까이 상승했다. 까다로운 가입절차를 거쳐 디즈니 플러스를 둘러보았다.
"If content is king, Disney owns the castle" ('컨텐츠가 왕이라면 디즈니는 성을 갖고 있다')[1]는 말처럼 첫 화면 부터 디즈니가 소유한 압도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들이 보인다. 각 버튼은 해당 브랜드의 컨텐츠로 연결된다.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하단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데, 넷플릭스와 다른 점은 광고판 역할을 하는 'Coming Soon' 버튼이 없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각각 검색, 다운로드된 컨텐츠, 프로필 설정 등으로 이어진다.
프로필은 최대 5개 까지 생성할 수 있고, 4개 기기까지 동시 시청가능하다. 가격은 한 달 $6.99, 1년 $69.99 이고, 7일의 Trial 기간이 주어진다. 넷플릭스 프리미엄이 14,500 원이고 네 명이 사용할 수 있으니 한 사람당 3,625원을 부담하게 되는데에 비하면 디즈니플러스는 2,100원 선이니 좀 더 저렴한 셈이다.
저렴한 가격과 짧은 역사만큼이나 컨텐츠는 많이 부족한데, 애니메이션과 가족을 위한 컨텐츠가 주를 이룬다는 점과 오리지널 컨텐츠가 많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픽사, 디즈니의 영화, 애니메이션(고전 영화 포함)과 스타워즈 시리즈는 대부분 올라와있다고 보면 될 것 같고, 마블의 경우엔 판권 문제로 올리지 않은 스파이더맨(홈커밍, 파 프럼 홈)을 제외하곤 12월 내로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올라와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Mandalorian" 과 향후 공개할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가 서비스를 견인할 주요 컨텐츠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가입 후 마블 영화 몇 편을 다시 보고 심슨(The Simpsons)을 보고 있는데 2천원에 심슨의 모든 시즌을 볼 수 있다면 괜찮은 딜(deal) 같긴하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되는 모든 컨텐츠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석희 번역가에 따르면 디즈니가 한국에 진출하기 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래와 같은 방법이 있다.
가입방법은 꽤 까다롭다. 신용카드의 발행 국가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가 없다면 앱을 통해 직접 가입하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우회할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간단한 방법은 구글/애플을 통해 결제를 해서 디즈니 플러스가 어떤 국가의 카드로 결제를 했는지 알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페이팔 안됨) 비슷한 방법으로 애플 계정에 크레딧을 미리 채워두면 결제를 할 수 있다.
1. VPN 을 통해 미국 혹은 캐나다로 국가를 설정한다. (나의 경우엔 KeepSolid 사의 VPN Unlimited-추천- 를 이용해서 Disney Plus로 접속 위치를 설정했다)
2. VPN 을 연결한 상태에서 구글의 미국 계정을 생성한다.
3. 위치 정보를 삭제해야 한다. Play Store와 Play Movies의 앱 정보에 들어가서 디바이스에 남아있는 모든 데이터를 삭제한다. (캐시 삭제만 하면 안된다)
4.Play Store에 미국 계정으로 로그인 한 뒤, Disney Plus 를 다운로드 받는다. Disney Plus 앱이 안 나오면 디바이스 위치 정보가 아직 한국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므로, VPN 을 확인하고 3번 과정을 반복한다.
5. Play Movies 앱을 연다.
6. Disney Plus 와 연계되어 있는 컨텐츠(e.g. Simpson)를 검색한다.
7. Watch on Disney+ 버튼을 누르면 다운로드된 DIsney Plus 앱으로 연결된다.
8. 가입 과정을 마치고 다시 Play Movies 앱으로 돌아와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 완료! 만약 서비스 불가능한 국가라고 표시되면 디즈니 플러스의 앱 데이터를 삭제하고 다른 위치로 VPN 을 설정해 다시 시도한다. (VPN Unlimited 를 추천)
디즈니의 성공으로 "컨텐츠는 돈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이 때, 컨텐츠 회사들은 서둘러 자사의 서비스를 런칭하려고 하고 있다. 비싼 돈을 받고 스트리밍 컨텐츠 판권을 팔던 배급사들은 서둘러 컨텐츠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가져오고 있다. 워너미디어(WarnerMedia)는 2020년 런칭할 자사의 OTT서비스 HBO Max에 미드 프렌즈(Friends)를 독점적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넷플릭스에서 더 이상 프렌즈를 볼 수 없게 되었다.[2] 또한 미드 오피스(The office) 또한 약 6천억 달러에 NBCU에서만 독점적으로 스트리밍 된다고 한다.[3]
OTT(Over the Top) 라는 이름은, 여러 TV 채널의 컨텐츠를 '각각의 케이블에 가입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왔다. 넷플릭스와 훌루가 컨텐츠 판매를 대행하는 동안 컨텐츠 제작자들(TV 채널)은 그들에게 부족했던 인터넷을 이용한 컨텐츠 판매 방법을 익히고 컨텐츠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로써 모든 컨텐츠를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던 OTT(Over The Top) 서비스는 더 이상 OTT 가 아니게 될 모양새다. Netflix 와 디즈니 플러스, HBO Max, Apple TV+ 앱을 TV 채널 돌리듯 두리번 거리는 시대가 온다면, 그 다음엔 또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References
[1] Disney Plus vs. Netflix: Study Compares Content Lineup, Quality – Variety
[2]Friends leaves Netflix, joins new HBO Max streaming service in 2020 - Vox
[3]NBC will stream 'The Office.' Here's why it's paying $500 million
Disney+ launch lineup: Every movie and TV show available to stream on day one - The Verge
What’s Behind Disney’s $1 Billion Major League Baseball Digital Deal? – Var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