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사업자 10년의 단상

10년째 비트코인 한우물만 팠다.

by 이필립



우리는 살아가며 다양한 목표를 품습니다. 하루의 목표, 한 달의 목표, 일 년의 목표, 인생의 목표까지. 저마다의 꿈과 방향성이 있듯이, 저 또한 지난 30년간 IT 사업에 몸담으며 수많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다양한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고, 그중 지난 10년은 오직 비트코인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몰두하며 보내왔습니다.


시작: 유레카의 순간


2016년, 저는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발견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는 마치 “유레카!”를 외칠 만큼의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전 세계를 다니며 도시마다 우뚝 솟아 있는 금융 빌딩들을 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나도 금융업을 통해 이런 빌딩을 세우고 싶다.” 그러나 2008년, 제가 구상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은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의 벽 앞에서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중 비트코인을 알게 되면서 저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 서지 않고도 진정한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자산,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시스템화된 새로운 금융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비트코인을 향한 헌신


2016년부터 저는 비트코인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는 기존의 기술로는 재현할 수 없는 ‘위변조 불가능성’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기존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구현하지 못한 것이었고, 바로 이 점이 비트코인을 다른 모든 기술과 자산으로부터 구분 짓는 본질적인 가치였습니다.


저는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개발하며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지갑은 복잡하고 일반인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관적이고 안전한 개인 지갑 설루션을 만들었고, 처음에는 스스로를 천재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장과 규제 환경은 수많은 벽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장의 혼란과 현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종종 혼용되어 논의됩니다. 저는 초기부터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비트코인은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지만, 블록체인은 그저 비트코인을 구현하기 위한 부수적인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블록체인에 열광했습니다. 물류, 저작권,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넘쳐났습니다.


저는 수많은 강연과 회의에서 블록체인의 한계를 설파하며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반응은 냉소와 외면뿐이었습니다. 심지어 공공기관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만 있을 뿐, 비트코인에 대한 논의는 금기시되다시피 했습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시간은 제게 참혹하면서도 값진 교훈을 주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천문학적으로 상승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은 단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IBM조차 블록체인 관련 사업부를 폐쇄했고, 세계적 기업들 역시 블록체인을 포기하거나 무의미한 시도로 끝났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제가 초기에 품었던 인사이트가 옳았음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환경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의 핵심 기술로 여겨지고, 비트코인은 논의조차 꺼려지는 주제입니다. 지난 10년간 저는 몽상가로 불리거나 사기꾼 취급을 받으며 외로운 싸움을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한 우물을 팠습니다.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


비트코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디지털 시대의 ‘타임머신’입니다. 기록된 정보가 절대 위변조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시간 속에서 진실을 보존하는 기술적 혁신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금융 자산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신뢰와 정보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공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기업과 정부가 세계 시장을 바라보며 변화하길 바랍니다. 더 이상 블록체인을 좇기보다는, 진정한 가치를 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그 시작이자 중심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비트코인과 같은 본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저는 오늘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유, 규칙, 화폐 그리고 비트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