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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필립 Sep 04. 2024

유튜버의 초상권 침해

공개 플랫폼에서 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가?


유튜브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 전달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또 창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초상권 침해라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행지, 음식점, 전시회 등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주인공보다 주변 인물들이 화면에 많이 등장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들은 촬영 동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자신이 영상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초상권과 자유는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까?


유튜버들이 촬영한 영상은 주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 관광지의 아름다운 풍경, 음식점의 분위기, 전시회의 작품 등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그들의 주요 목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촬영 장소에 있던 일반인들의 얼굴과 행동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유튜브라는 전 세계적으로 접근 가능한 플랫폼에 공개된다. 이들은 자신이 전 세계 누구나 볼 수 있는 영상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 더 나아가 이러한 촬영에 동의했을까?


초상권은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로, 자신의 얼굴이나 모습이 사진이나 영상에 사용될 때 이를 거부할 권리를 의미한다. 특히 공개된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개인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은 더욱 민감한 문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 보호 차원을 넘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무단으로 사용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상권을 보호받지 못한다면, 이는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촬영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상에 담기게 된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일기나 통신 내역, 동선, 지출, 검색 기록, 금융 기록 등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와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심지어 정부의 감시조차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되는 시대에, 개인의 일상적 행동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유튜버들은 자신이 찍는 영상이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기록의 차원을 넘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상대의 동의 없이, 그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행동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가진 강력한 전파력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초상권 침해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법적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콘텐츠 제작의 자유와 개인의 자유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유를 잃어가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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