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알아야
비트코인의 지난 10년은 그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초창기 비트코인은 ‘허상’, ‘사기’, ‘가상’이라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존재 자체를 의심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전략자산’, ‘ETF’, ‘투자’라는 새로운 접두어가 붙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인식 변화가 아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명백한 신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비트코인의 활용 가능성을 실험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혁신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각국 정부와 대기업들은 블록체인을 금융, 물류, 기부, ERP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많은 시도 중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스위스, 싱가포르, 두바이와 같은 도시들은 한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 허브가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점차 잦아들었다. 블록체인은 만능 기술이 아니었고, 기존 시스템과의 융합이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시스템보다는 기존 금융 체계가 비트코인을 포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많은 기업과 정부 기관이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하면서 정작 비트코인의 본질적인 가치를 간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블록체인이 아닌 비트코인 자체의 금융적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 IT, 경제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단순한 가격 상승의 대상 정도로 평가하거나,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예측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제 단순한 투기적 자산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인정받는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며 제도권 금융 내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의 10년은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다. 그 가치는 이미 시장에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비트코인을 금융 시스템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는 대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Lightning Network와 같은 기술을 활용한 소액 결제 서비스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비트코인 금융 서비스는 대부분 중앙화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비트코인이 가진 기술적 철학과는 거리가 멀다. 중앙화된 거래소와 금융 기관이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보안 문제, 해킹, 자금 동결 등의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앞으로의 10년 동안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바로 비트코인 금융의 활용이다. 금융 서비스가 중앙화될수록 기존 금융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때, 기존 은행과 금융 기관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금융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의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금융, 정부, 학계, 기업 관계자들과 수없이 논의하며 비트코인의 금융적 활용 가능성을 설파해 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기존 금융 시스템의 틀 안에서 해석된 것이었고,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적용으로 바라보려 한다.
그러나 변화는 필연적이다. 앞으로의 10년 동안 기존 금융 시스템이 비트코인을 흡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비트코인이 금융 인프라의 중심이 되는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다.
이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비트코인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의 10년은 비트코인을 실질적으로 금융 시스템에 융합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비트코인 금융의 발전, 비트코인 비즈니스 시스템의 확산, 새로운 금융 서비스 모델의 출현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할 것이다.
과거 10년 동안 우리는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제 앞으로의 10년은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