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산업혁명은 전 인류의 생산방식을 바꾼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혜택은 전 인류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막대한 자본을 동원해 물리적인 기계와 설비에 투자해야만 했다. 결국 산업의 주도권은 자본력을 가진 극소수 국가와 기업에게 집중되었다.
인터넷 혁명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 인터넷망을 통제하거나 지배한 단일 기업은 없었다. 이유는 역시 하드웨어의 한계였다. 지구 전역에 물리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물질적 투자가 필요했다. 그 결과 인터넷은 분산되었고, 인프라를 가진 국가 중심으로 산업이 확산되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시대는 달랐다. 디지털 코드의 무한 복제가 가능해지며, 전 세계를 단일 플랫폼으로 장악할 수 있는 초유의 기회가 열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PC 운영체제를 장악했고, 애플은 모바일과 PC의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통합했고, 최근에는 OpenAI가 인공지능 시대의 운영체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플랫폼은 ‘한 번의 개발’로 ‘무한한 확산’을 가능케 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지배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는 더 이상 ‘기계’나 ‘설비’가 아닌, 기술과 통찰력을 가진 자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비트코인 금융이 그 다음 차례다.
많은 이들은 비트코인을 단지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투기 수단으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비트코인’이라는 위변조 불가능한 전자 자산이 가지는 특성과, 이 특성을 금융에 녹여낼 수 있는 ‘기술적 수용력’에 있다. 문제는, 전통 금융의 시스템으로는 비트코인을 절대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은행 시스템은 계좌와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중앙이 통제하며 보증하는 구조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운영 주체가 없는 완전한 탈중앙 시스템이다.
나는 10년 전 이 괴리를 먼저 이해했다. 그리고 전통 금융이 비트코인을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독창적인 솔루션을 개발했고, 기술 특허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전통 은행이 비트코인을 수탁하고 거래하며 금융상품화할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의 핵심 보안 구조인 개인키와 트랜잭션 무결성을 전제로 삼아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제 이 솔루션은 전 세계 금융기관에 공급 가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준비를 마쳤다. 즉, 대한민국에서 개발된 비트코인 금융 기술이 세계 모든 은행의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는 기회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과거에도 나는 이 솔루션을 상용화하고자 여러 시도를 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은 변화를 두려워했고, 정부 또한 규제라는 이름으로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기회는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은 산업혁명도, 인터넷 혁명도, OS 혁명도 선도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금융 혁명만큼은 전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현실적 기회를 손에 쥐고 있다. 전 세계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이 영역에서 대한민국이 먼저 움직인다면, 단순한 시장 참여자가 아닌 표준 제시국이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다시 놓친다면, 우리는 또 한 번 패시브 소비자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대한민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금융과 기술 양쪽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
지금이 그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