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그림자규제

비트코인

by 이필립

대한민국에서 잃어버린 10년, 세 번의 기회


지난 10여 년, 대한민국은 암호화폐라는 거대한 기술 변화의 파도 앞에서 세 번의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 도입의 실패가 아니라, 미래 금융 주도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역사적 실기(失機)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상품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이 세 번의 기회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금융무대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첫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실패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미 세계 시장은 USDT, USDC 등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특히 미 정부 차원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개발은 “배 떠난 후 손 흔드는” 격이다.


필자는 약 10여 년 전, 대한민국 정부가 직접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USDT는 민간 기업이 발행한 신뢰 미흡의 코인이었고, 정부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다면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도 충분했다. 암호화폐 거래에서 법정화폐의 접근성과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던 시점에서, 정부발 코인은 신뢰와 유통의 허브가 될 수 있었다. 물론 익명성 문제나 자금세탁 우려 등의 이슈가 있었기에 충분한 논의와 설계가 필요했겠지만, 최소한 그때 논의라도 시작했다면 지금과 같은 뒤늦은 대응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비트코인 지갑 인프라 구축의 좌절


비트코인은 구조적으로 중앙화된 보관 방식이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 수많은 중앙화 거래소가 해킹 피해로 파산하거나 사용자 자산을 날린 사례가 그 증거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개인이 직접 보관해야 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지갑 ‘모바일, USB, 하드웨어 지갑‘이 존재한다.


필자는 안전하면서도 사용이 간편한 카드형 하드웨어 지갑을 개발하여 보급하려 했지만, 정부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규제’로 이를 차단했다. PG(결제대행사) 승인을 받지 못하게 하여 판매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를 운영하던 블록체인닷컴은 2022년 2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필자 역시 2017년 해외 투자자로부터 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받았지만, 국내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더 큰 가치를 기대하고 보류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실체 없는 신기루였다. 기회는 있었지만, 정부 규제가 그 싹을 짓눌러버렸다.


셋째, 비트코인 금융 인프라의 미개척


비트코인의 보관 방식은 전통적인 은행 수탁 구조와 맞지 않기에, 비트코인 전용 금융 인프라가 필요하다. 대출, 투자, 수탁 등 다양한 금융 기능을 위해서는 각 금융기관이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SWIFT나 KOSCOM처럼 중앙 시스템을 통해 연동되는 방식이 이상적이다.


필자는 여러 기술 전문가들과 금융업계 인사들을 만나 이러한 필요성을 설파했고, 실제로 이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전 세계은행에 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요원하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비트코인을 전통 금융 수탁 구조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이 분야의 선구자가 될 수 있었음에도, 기술적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큰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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