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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필립 Sep 27. 2024

시간을 저장하고 기록하는 방법 #1

시간을 저장하는 혁명적 발견 비트코인


우리는 천체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파악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계라는 도구가 발명되었고, 시계는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는 시계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알고, 그에 맞춰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시계가 고장 나거나 시간이 잘못 표시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시계를 통해 시간의 경과를 파악하고 행동합니다.


시계의 신뢰와 한계

시계가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계를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계를 보기 전에는 시간의 경과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중목욕탕의 시계를 5분 빠르게 해 놓더라고 그 시계를 믿어야 합니다. 정확한 시간을 파악하려면 의심과 함께 비교할 다른 기준, 즉 또 다른 시계가 필요합니다. 또 다른 시계는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노동과 시간의 경과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물리적인 방식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일정한 양의 노동을 통해 시간의 경과를 유추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철수가 밭을 갈고 있다고 가정하고, 그는 로봇처럼 쉼 없이 일을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철수가 시간당 10평의 밭을 간다면, 100평을 갈았을 때 10시간이 지났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노동을 통한 물리적 변화는 시간의 경과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다중 로봇과 시간의 경과 측정

하지만 이 방식에도 논리적 모순이 존재합니다. 설령 철수가 로봇처럼 쉬지 않고 일한다 하더라도, 로봇 역시 고장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로봇 여러 대가 각기 다른 밭을 갈기로 하여 시간의 경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여러 대의 로봇이 동시에 고장 날 확률은 낮으니, 여러 대가 함께 일하면 시간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기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의 경과를 물리적으로 보관하는 방법

이때 가장 먼저 밭을 간 로봇의 작업 결과를 기준으로 '물리적 시간의 경과'를 표시합니다. 이 밭은 물리적 시간의 경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그곳에 기록물들을 저장하면 기록물의 존재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기록물을 시간의 흐름 속에 보관하면, 기존의 단순한 기록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간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기록물의 신뢰와 왜곡의 위험성

기존의 기록물은 기록된 시간만을 기반으로 존재 시간을 유추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작되면 기록물의 존재 자체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반면 물리적 시간의 경과 속에 기록물이 보관된다면, 기록물의 시간 왜곡은 불가능해집니다. 물론, 기록물을 다른 시간의 밭으로 옮기거나 조작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그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기술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가정 합니다.


기록물의 신뢰 문제는 유사 이래 계속된 문제입니다. 우리는 기록물을 보관하는 최종 책임자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록물은 내부자 또는 외부자에 의해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예로 드러납니다.


- 부동산 등기부가 국가에 의해 관리되지만, 등기소의 내외부자에 의해 왜곡될 수 있음

- 은행의 계좌가 외부자의 해킹으로 인해 왜곡될 수 있음

- 공공 기관의 입찰 결과나 출퇴근 기록 등이 조작될 수 있음

- CCTV의 영상 저장 시간이나 휴대폰의 통화시간 등이 변조될 수 있음


이처럼 기록물의 왜곡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정치적 불안, 사회적 불신, 공정성 침해 등 많은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초래합니다.


신뢰대상과 신뢰자


기록물은 ’ 신뢰물‘이며, 이를 보관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신뢰대상’입니다. 우리는 ‘신뢰자’로서, 기록물을 보관하는 신뢰대상을 신뢰하기 때문에 기록물 자체도 신뢰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록물 자체가 신뢰 그 자체는 아닙니다.

이때 기록물은 ‘원본 기록물’을 의미하며, 그 기록물의 ‘존재 시간’을 포함합니다.


기록물 자체가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

만약 기록물 자체가 우리에게 신뢰를 준다면, 우리는 신뢰를 논할 필요조차 없게 될 것입니다. 기록물의 존재 자체가 사실로 인정되는 사회라면, 우리는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과연 이런 시스템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시간을 기록하고, 저장하며, 그 기록을 볼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요?


만약 이러한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이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혁신적 발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우리는 시간 자체를 저장하고 이를 기록하고 저장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2016년을 지나며, 비트코인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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