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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필립 Oct 22. 2024

기술의 이해 없이 이념만 얘기하고 껍데기만 남은 블록체

블록체인 기반의 제품은 뭐가 있나?


비트코인이 가치 있는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그 배경에 있는 기술인 블록체인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이전, 블록체인 기술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사실상 기술적인 가치보다는 비트코인의 성공적인 시장 가치를 이유로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게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보며,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마치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혁신적인 무언가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적 특성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후 사람들은 다양한 이념적, 이상적 목표를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탈중앙화', '보안 혁명', '미래 금융의 중심',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제3의 인터넷' 등 수많은 미사여구가 붙여지며, 블록체인은 마치 기술 이상의 철학적 이념의 상징처럼 포장되었다. 수많은 프로젝트가 이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 미래"를 외치며 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짧게 반짝이다 사라지거나 실패의 길을 걷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수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상업적 도구나 이념적 구호에 불과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본질적인 가능성보다는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에 편승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기술적 한계와 현실적 문제를 간과한 것이다. 결국, '기술'보다 '이념'을 앞세우는 방식이 수박 겉핥기식의 이해를 불러왔고, 이는 무수한 프로젝트 실패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블록체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혁신적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기존의 틀로 해석하거나 오해하는 일이 반복되곤 한다. 기술적 진보는 항상 그에 맞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이라는 혁신적 기술을 기존의 금융 시스템이나 기술 패러다임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 했다. 그 결과, 기술의 진정한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얄팍한 이념적 구호에만 의존하는 프로젝트들이 난무하게 된 것이다.


그 사이, 비트코인의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었고, 여러 국가의 국부펀드가 미래 금융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비트코인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는 명백한 가치 창출을 보여주었지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그만큼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많은 프로젝트가 기술을 내세워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나, 결국 그들은 비트코인의 성공에 기생한 것에 불과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모든 산업에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은 그저 이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우리가 목격한 것은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념적 구호와 함께 껍데기만을 남기고 떠난 시장의 잔해들이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동일시하며 마치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믿는 것은 위험하다. 기술은 그 자체로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이해와 적용을 통해서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려면, 기술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질적인 응용 사례들이 더 많이 발굴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실패들은 그 이해 부족과 잘못된 해석에서 기인한 것이며, 앞으로의 성공은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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