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비트코인

비트코인 시스템은 논리적이지만 이해를 위해 상당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혁신적이고 독특한 시스템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위변조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이 개념 자체는 직관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진정한 의미와 작동 원리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선 상식 이상의 기술적 지식과 개념이 필요하다. 이는 예를 들어, 역사적으로 기록된 정보들이나 데이터들이 아무리 철저하게 보관되었다고 해도, 그 기록의 진위 여부를 100%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점과 대조된다. 전통적인 기록 보존 방식은 시간이 흐르며 위조나 변조의 가능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비트코인의 위변조 불가성은 단순히 ‘변경이 어렵다’는 수준이 아니라, 기술적, 수학적, 경제적 메커니즘이 상호작용해 만들어낸 결과다. 블록체인 기술과 그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비트코인은 중앙 기관이 없이도 투명성과 보안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존 금융 시스템이나 데이터 보관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위변조 불가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흔히 “그렇다면 같은 방식으로 비트코인보다 더 뛰어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질문하곤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현재 존재하는 기술보다 더 나은 기술이 언젠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당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km로 달리는 자동차가 있으면 곧 250km로 달리는 자동차도 나올 것이라 믿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다른 시스템들과는 달리 ‘유일한’ 특성을 가진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과 유사한 위변조 불가성을 지닌 시스템을 새로이 만들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다. 이 지점에서 단순한 상식으로 비트코인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좌절될 수밖에 없다. ‘위변조 불가성’이란 개념을 단순히 “99.9%의 위변조 불가성” 같은 식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도 많다. 그러나 위변조 불가성이란 개념은 99.9%처럼 단계를 나누기 어려운 절대적인 개념이다. 즉, 완전하게 위변조 불가능하거나, 아니면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비트코인의 시스템을 “더 나은 버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빛보다 빠른 것이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비슷한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상식만을 가지고 비트코인을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큰 벽은 바로 이 ‘절대성’의 개념이다. 빛의 속도가 우주에서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의 유일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 본질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