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나는 스스로를 몽상가라 부른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그 너머를 상상하며, 상상 속에 갇히는 대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려는 사람. 존 스튜어트 밀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자유를 이야기했다. 나 역시 그런 자유를 꿈꾼다. 그러나 자유란 단순히 제약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기존의 법과 질서, 그리고 사회적 규범이 진정으로 나의 자유와 모두의 자유를 위한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러한 고뇌가 나의 몽상의 출발점이었다.
나는 학교 교육이 주는 틀 속에서 한계를 느꼈다. 정해진 과정을 따르는 대신 나만의 방식으로 배울 수 없을까? 그런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 교육 과정을 포기했다. 하지만 포기는 끝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미디어를 접하며 스스로 배우기 시작했다. 기존에 없던 것,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가능성에 나를 던졌다.
나는 남들이 보기에는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만한 일들을 시도했다. 배달업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 오토바이 배달을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 도스 시절에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스타크래프트가 단순한 게임으로 여겨지던 시절, 대한민국 최초로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회를 열었으며, 인터넷 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를 고정하는 사업도 처음으로 시도했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생소하던 시절에는 그것을, 클라우드 기술이 막막해 보이던 시절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몽상의 결과였다. 어떤 것은 내가 현실로 만들었고, 어떤 것은 시간이 지나 다른 이들에 의해 실현되기도 했다. 한때는 금융 관련 아이템으로 신탁업을 구상해 은행업에 도전하려고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4차원적이라 부르고, 때로는 미스터리라 칭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었다. 내가 그들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기에, 그들의 평가에 휘둘릴 이유는 없었다.
15여 년 전, 나는 이미지를 검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검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완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그러던 중 비트코인을 알게 되었다.
처음 비트코인을 접했을 때, 그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정보를 모았지만, 상식으로는 접근조차 어려웠다.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 화폐라는 평가가 이어졌지만,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으니 답답함과 함께 화가 치밀었다. 책을 사고, 다시 읽고, 몇 달을 매달렸다. 마침내 비트코인의 본질을 깨닫고 유레카를 외쳤다. 그때부터 나의 새로운 몽상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깨달음은 곧 장애물과 마주하게 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비트코인을 다루는 은행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 한계를 넘을 방법은 무엇인가? 나만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엇인가? 그 답은 반중앙화된 비트코인 은행이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나는 기존 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반중앙화된 방식으로 비트코인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금융, 컴퓨터, 인문학적 지식을 결합하며 방법을 찾았다. 그 첫걸음은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비트코인 지갑이었다.
나의 몽상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제약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것을 구현하려는 끊임없는 시도였다. 몽상은 나의 삶을 이끄는 에너지다. 나는 몽상가다. 그리고 그 몽상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될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