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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필립 Dec 15. 2024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개인지갑의 중요성



나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투자자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은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대다수가 전통 금융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게 된다.


주식 투자를 예로 들어보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증권사 계좌에 주식을 보관하고, 이 주식은 증권사가 아닌 **예탁결제원(KSD)**이라는 국가 기관에서 관리한다. 증권사와 예탁결제원 간의 구조적 신뢰 덕분에 증권사가 파산하더라도 투자자의 주식은 안전하게 보호된다. 이는 주식 시장의 기본 안전장치로,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다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전통 금융처럼 국가 차원의 보증 기관이 없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투자자의 자산은 회수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정부가 암호화폐 예탁기관을 만들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을까?


일견 가능해 보이지만, 암호화폐의 특성과 철학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암호화폐는 탈중앙화, 즉 개인의 자율성을 핵심으로 한다. 특정 기관이 암호화폐를 중앙에서 관리한다면 이는 암호화폐의 본질에 어긋난다. 정부가 예탁기관을 운영한다고 가정해도, 해킹 위험이나 신뢰도 문제로 인해 전통 금융만큼 안전하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결국 암호화폐의 안전한 보관은 투자자 개인의 책임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개인이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개인지갑에 보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투자자들이 오해를 한다. “개인지갑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계정에 접속하기 위한 ID와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개인지갑 사용이 아니다.


비트코인의 개인지갑은 **개인 키(Private Key)**를 투자자가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거래소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개인 키는 암호화폐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열쇠와 같다. 개인 키를 잃어버리면 자산을 영구적으로 잃게 되고, 반대로 외부에 노출되면 해킹 위험이 발생한다. 따라서 개인 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 키를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모바일 지갑

스마트폰에 설치해 사용하는 지갑이다. 편리하지만, 기기 분실 시 자산 손실 위험이 있다. 따라서 지갑 생성 시 제공되는 **시드 구문(Seed Phrase)**을 별도로 기록해 보관해야 한다.

 2. 하드웨어 지갑

USB 형태의 물리적 장치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 보안성이 높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시드 구문을 기록해 보관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3. 종이 지갑 및 기타 물리적 기록

개인 키를 종이, 금속, 플라스틱 등 물리적인 형태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인터넷 연결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지만, 기록된 지갑이 타인에게 노출되거나 분실될 경우 자산을 잃을 수 있다.


이 세 가지 방식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카드형 플라스틱 지갑과 같은 물리적 기록 방식을 가장 안전하다고 본다. 이 방식은 직관적이고 해킹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리적 지갑은 기록물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결국,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암호화폐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자산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암호화폐는 주식처럼 국가나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그만큼 투자자의 지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비트코인의 세계는 자율적이지만, 동시에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비트코인을 보관할 때는 물리적이든 디지털이든 개인지갑을 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안전장치다. 탈중앙화된 금융의 핵심 철학을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만이 비트코인 투자자로서의 올바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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