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한 해를 돌아보고 한 해를 계획하는 의미
올해 기억에 남는 일, 의미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저녁을 먹으며 각자 시간을 되돌려 보았다. 아들은 조리기능사 필기시험 합격과 여름방학 친구들과 떠난 강원도 여행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 위해 필기시험을 공부했으리라. 남편은 없다고 답했다가 올해가 유독 빨리 지나갔다며 말끝을 흐렸다. 요양보호사와 탁구심판 자격증 취득, 조리기능사 필기 합격과 한식 조리 실기 실습,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모두 현재에 충실했고 미래를 준비했다. 나에게 2023년은 힘든 만큼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결실의 해였다. 오랫동안 글쓰기에 공을 들인 만큼 글짓기대회에서 입상할 수 있었고 그린에세이를 통해 등단했다. 작가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쓰다 보니 열정이 생겼다. 책과 마찬가지로 가까이 가면 갈수록 매력이 넘치는 것이 글쓰기가 아닐까. 먼발치에서 보면 딴 세상 같지만 다가갈수록 매료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았다. 한 해를 돌아보고 한 해를 계획하는 의미에서. 제일 먼저 묵은 체증인 필라테스 수강권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재작년 오픈 행사로 연간 회원권을 끊었지만 결석이 많아 돈이 안 되고 피를 뽑아먹는 회원이 되었다. 손가락이 아픈 것이 관절보다 근력의 문제라며 병원에서 운동을 권했다. 내년에는 꼭 완주하여 탁구 레슨을 끊으리.
두 번째는 <한 작품 속 한 문장>을 목표로 은유 문장을 쓰고 싶다. 백일백장 덕분에 글 근력이 붙었다. 첫 문장에 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문장에 오래 머물고 싶은 작품을 쓰고 싶다. 이런 나의 고민을 아는 것처럼 지인이 한근태의 『은유의 문장들』을 선물했다. “은유를 하기 위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내 글에 담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은유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글보다 행동, 행동보다 말, 고운 말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가까운 가족과 지인, 회사에서 작은 한 마디에 감정보다 감성을 실으려고 노력해야겠다. 나의 한 마디가 빛이 되어 따스하게 마음을 녹여주는 사람.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처럼 상대의 마음을 보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잘 알고 편할수록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