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7th BITors

AI와의 내적 대화 _ AlterEgo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6기 이주원


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몸속에 메모리 칩을 이식해 기억을 저장해두거나, 인공지능 비서와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처럼 지내는 장면은 소재계의 클리셰라 불릴만큼 SF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에게 이런 미래를 진짜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대답한다. 내 몸속에 무언가를 심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AI와 대놓고 말하며 친구처럼 지내는게 아직까진 부자연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내 몸에 이식하지 않고 그냥 외부에 붙이기만 해도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심지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도 가능하다면 어떨까?


실제로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가 바로 AlterEgo다. 해당 장치는 MIT 미디어 랩 연구원인 Kapur가 개발하여 지난해 처음으로 TED 2019에서 시연되었다.

s355.jpg 출처: TED 2019 공식페이지


AlterEgo의 작동원리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나의 얼굴 혹은 목 부분 근육의 움직임을 인지하여 signal로 변화한다.

보통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 뇌는 신경계를 통해 내부 발음 기관으로 세포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만약 말을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말한다면 이 역시 혀와 입천장 등의 발음기관들과 연결되어있으며, 뇌는 발음기관들에게 실제 말하는 것보다 극도로 약한 신호를 보내게 된다.

AlterEgo의 내장 센서는 스티커 형태로 목 부분에 부착되어 이러한 신호를 피부 표면에서 감지한다.

2. 해당 signal을 언어 형태의 메시지로 변환하여 사용자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감지한다.

이때 해당 제품의 핵심 기술이 등장하게 된다. 실제로 1번과 3번은 기존에 있던 기술들을 활용한 사례이지만, 2번이 Alter Ego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Input으로 뇌파로부터 받은 근육의 signal을 주입하여 Blackbox를 거쳐 output으로 언어의 형태로 변환하는 원리이다.

Input - Blackbox - Output 관계 정리도 (출처: AlterEgo: A Personalized Wearable Silent Speech Interface )

3. 변환해서 얻어낸 메시지의 답을 구해 다시 사용자에게 대답한다.

변환한 메세지는 AI를 통해 각종 인터넷 자료들에서 답을 얻어 사용자에게 다시 전달된다. 이 때, 골전도를 이용하여 두개골부터 내이까지 메시지가 전달되며, 화자가 기존에 듣고 있던 소리와 중첩되어 소리의 형태로 화자에게 전달된다.



과연 선한 영향력을 주는 제품으로 남을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런 새로운 기술도 아직 윤리적 의무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Kapur는 해당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한 환자와의 만남으로 설명한다. 그는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와 대화하다, 그 환자가 "오늘 날씨가 좋네요"와 같은 단순한 말을 하기 위해 머리의 움직임을 통해 알파벳 하나하나 가르키는 것을 보며 이러한 기술을 고안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뜻을 당당히 표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의 뜻처럼 해당 제품이 좋은 방향으로만 쓰일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AlterEgo는 정보 저장도 가능하며 (Kapur는 가능하지만 구현하지 않았음.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해킹의 위험 역시 피할 수 없다. 과연 그의 뜻처럼 "좋은 의도"로만 쓸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것 같다.



Alter Ego를 통해 생각해본 제품디자인의 미래


아이폰에서 시작된 심플한 디자인의 유행은 이전의 바우하우스부터 추구되던 모더니즘적 특징을 부활시켰다. “Form Follows Function”이라는 구호 아래 모든 제품은 백색의 컬러와 기하학적 모양들의 조합으로 통일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점점 발전하여 그 “Form”자체가 없어지게 된다면 앞으로의 제품 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실제로 Kapur는 해당 제품의 최종 단계는 귀밑에 티가 나지 않게 붙여 내가 그 제품을 쓰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장식을 위한 덧붙임도 그렇다고 기능에 치중한 심플함도 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품 디자인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cf. 참고하면 좋을 영상 : https://www.ted.com/talks/arnav_kapur_how_ai_could_become_an_extension_of_your_mind


연세대 영어영문 이주원

sapgreen42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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