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7th BITors

꼬마 비행기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김재민

제목 사진 출처: 브레이크 뉴스


항공 시장의 뉴페이스


처음 보면 마치 색깔이 화려한 경비행기 같다는 인상을 준다. 우리가 평소에 이용하던 항공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크기도 별로 크지 않고, 날개에는 떡하니 프로펠러가 달려 있는 외관에 '과연 이 비행기가 어딜 갈 수나 있을까? 하늘에 뜨기는 할까? 안전할까?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었다. 하지만 엄연히 국가로부터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 인증을 받고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바로 '하이 에어' 이야기다.

하이에어는 2019년 12월 김포 - 울산 노선을 취항하면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적지 않은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현재는 김포 - 울산 노선에 이어 김포 - 여수 노선에서도 운항중이며, 각각 하루 네 차례와 두 차례 왕복하고 있다. 이번달부터는 항공기를 추가로 구매해 제주 노선도 신규 취항할 예정이라고 하니, 하늘에서 하이 에어의 귀여운 항공기를 더욱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1-2.png 출처: 연합뉴스

항공기와 KTX 그 사이의 어디쯤을 공략하다


하이에어는 분명 항공 시장에서 '도전자'의 입장에 있다. 이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대형 항공사가 있고, 제주 항공이나 진에어 같은 저비용 항공사(LCC)도 만만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안에서 같은 조건으로 이런 항공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다. 하지만 하이에어는 자신들만의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크게 금액/ 시간/ 편리성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하려고 한다.

첫째로는 '가성비' 항공사라는 점이다. 제주 항공이나 진에어 같은 저비용 항공사들이 내세우는 가격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을 보여준다. 정규 운임은 7-8만원 선이지만, 할인이나 특가 운임을 거의 모든 시간대/ 노선에서 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평일 기준 18,000원에도 편도 티켓을 구할 수 있는데, 하이에어를 이용한 많은 사람들의 후기를 확인해 보면, 약 5만원 정도로 울산이나 여수를 왕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정도 금액은 KTX와 비교해 봐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정도다.

다음으로는 '시간'의 단축이다. 물론 대형 항공기에 비해서 고도를 낮게 운항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고는 한다. 그래도 다른 선택지들에 비해서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김포에서 여수는 약 1시간 30분, 김포에서 울산은 약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KTX나 버스, 자차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눈 깜짝할 새에 도착하는 정도다.

마지막으로는 편리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간단하게 항공기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하이에어가 사용하는 항공기는 'ATR -72'라는 '제트 터보 프롭기'인데, 이 항공기의 경우에는 약 70석 이상의 좌석을 배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소형 항공사'를 운영하기 위한 조건에는 '좌석이 50석 이하'여야 한다는 점이 있다. 그래서 하이에어는 ATR-72를 50석으로 개조했고, 이 때문에 훨씬 넓은 좌석을 가질 수 있었다. 모든 좌석이 다른 항공기의 비상구 좌석, 혹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정도의 넓이라고 한다. 또한 제트 터보 프롭기는 날개가 기체 위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창문을 통해 바깥 경치를 볼 때 탑승객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하이에어는 자신들을 '하늘 위의 풍경 맛집'이라고 홍보한다고 한다.

1-3.jpg 사진 출처: bigstar.net

소형 항공사...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전에도 여러 차례 소형 항공사로 항공 시장에서 자리를 확보하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에이 필립이나 에어 포항 등이 있었는데,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였는데, 하이에어도 이런 걱정을 똑같이 안고 있다. 현재도 50석의 좌석을 거의 반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낙관적으로 생각해 앞으로 좌석을 꽉꽉 채워서 운항한다고 해도 직원 월급/ 항공기 관리 및 정비/ 유류비 등을 포함하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인기 있는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거대 항공사들 사이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아니 활주로 하나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리고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날개에 프로펠러가 떡하니 달려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걱정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대형 항공기의 안전성 정도와 비교해봐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윙윙 돌아가는 프로펠러 소리나, 작은 기체 크기, 낮은 운항 고도, 걸어서 탑승하는 시스템 등 겉으로 느껴지는 불안 요소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래도 살아날 구멍은 있다!


아직은 많은 어려움들이 보이지만, 일차적으로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기체도 특색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빠르기 때문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 이용해보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하이에어도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 하이에어의 계획에 필자의 아이디어를 덧붙여 하이에어가 살아갈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

일단은 '안전하고 편하다'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가격/ 시간/ 특색 면에서는 이미 호평을 받고 있지만, '과연 안전할까?'라는 물음 때문에 소비자들이 고민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기체를 정비/ 관리하고, 안전한 운항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동시에 고객 경험의 측면도 힘써야 할 것이다. 돌아가는 프로펠러 소리를 고려해 탑승객에게 귀마개를 제공하거나, 탑승을 위해 기체까지 걸어갈 때 항공기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탑승할 때 이용하는 계단에 재밌는 문구를 삽입하는 것 만으로도 탑승객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다.

이와 동시에 '소형 항공기' 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가야 한다. 하이에어가 이용하는 ATR-72는 이륙을 위에 약 1,350m의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항공기들이 2,000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하다는 것과 비교해 보면, 반 정도 수준이다. 이 말인 즉슨, 더 작은 공항을 통해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항 거리가 짧은 대한민국 내 노선에서는 대형 항공기보다 소형 항공기가 적합하다고 한다. 하이에어는 이 점을 도서 지역 취항에 활용할 계획이다. 23년에 백령도 공항, 25년에 울릉도 공항, 그리고 흑산도 공항이 완공될 예정인데, 이곳들을 오고가는 노선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방의 많은 거점 도시에 작은 공항을 세워서 노선을 취항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면 '대중 교통처럼 비행기를 이용하는 시대'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혹은 공항 없이도 '비행기 정류장'만 가지고 이착륙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비행기는 '마음 먹고 놀러갈 때' 이용하는 이동 수단이었다. 하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소형 항공사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면, 비행기가 조금은 편한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너 이번 명절에 뭐 타고 내려가?"라는 질문에 "비행기지!"라고 자연스럽게 대답할 날을 기대해본다.



연세대 영어영문 김재민

kimjaemin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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