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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산업을 소개해드립니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이상민

 흔히 수배송이라하면 ‘택배’가 떠오른다. 우리의 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는 물류이기 때문이다. 같은 주제의 스펙트럼을 글로벌로 넓혀봤을 때, 우리는 비행기 그 다음 배를 떠올릴 것이다. 적어도 이전의 나는 그랬다. 이 인지도 차이는 두 산업의 주력 서비스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 추측한다. 비행기는 여객운송, 즉 B2C에 초점을 두고 있고, 배는 화물운송으로 B2B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는 FSC(Full service carrier 대형 항공사) 2개와 LCC(Low Cost Carrier) 7개가 있는 반면, 해운사는 선주협회 등록기준 209개다. 수출입 화물의 99.7%가 바닷길을 통해 운송된다. 국제 물류에 있어서 만큼은 가장 핵심이지만 낯선 해운 산업의 개괄을 이번 기회에 소개하고 싶다. 



해운 사업의 특성 및 중요성


 해운 사업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원하는 시기와 장소로 수송하는 서비스를 대가로 운임 수취하는 사업이다. 그 특성은 세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1) 이종 산업의 상호 영향↑ : 제조기업의 물류비, 선박을 공급하는 조선 산업, 선박 제작에 대한 철강 산업, 금융/보험, 항만 사업, 육상 운송 산업 등이 연관되어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효과가 상당하다. 


2) 과점 시장 & 자본 집약적 산업 :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산업이지만 대규모 자금 들어가 과점 형태를 띄고 있다. 척당 200억, 많게는 1000억 이상이 필요하며 선박 건조 기간은 1~2년으로 공급 비탄력적이다. 해외에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운항,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선사 간에 서비스 차별성이 낮기에 완전경쟁시장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 이에 원가절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이 필수적이다. 


3) 경기 변동에 민감 : 세계 물동량 및 생산량, 환율, 선박 원가, 유가, 정치적(미중 분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그 중요성은 지리적 그리고 경제적인 요인으로 간단히 살펴보자. 

(지리적) 우리나라는 바다에 둘러싸여 있지만, 남북 분단으로 반도로서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무역 의존도는 국내 총생산 대비 120%에 달하며 원자재 및 에너지 물자의 100% 운송이 필요하다.  



해운 선박의 구분 및 컨테이너의 가치

출처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옆 사진 내 선박의 구분은 운송하는 화물이 무엇이고, 대상 고객이 누구냐에 의해 발생한다. 벌크선, 탱커선, 가스선은 원부자재 및 에너지를 소수의 고객으로부터 대량의 화물을 인수해 운송한다. 반면 컨테이너 운송은 완성품을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소량 화물을 집화하여 운송해준다. 컨테이너 해운은 정기선으로 정해진 항로, 일정, 운임으로 화물이 많든 적든 떠나는 구조다.    


  컨테이너의 발명은 육상, 해상 운송의 기폭제였으며 발명가는 포브스에서 선정한 ‘20세기 후반 세계를 바꾼 15인’ 중 한명이 되었다. 국제 물류는 운반, 하역, 보관, 포장, 환적을 아우르는 긴 호흡이며, 이 영역이 전환되는 매 시점에서 매끄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품마다 크기는 비정형적이고, 회사마다 포장방법 또한 다양하며, 상하역의 기계화가 힘들었기에 시간, 비용적으로 낭비가 많았다. 이를 같은 크기로 표준화 작업이 필요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컨테이너이다. 세계적으로 컨테이너의 크기는 크게 20ft, 40ft 분류된다. 전자를 TEU(Twenty Equivalent Unit)으로, 후자를 FEU로 표현하며 이는 선박의 크기와 적재량을 표현하는데 중요한 수단이다. 이로써 국제 물류에서 시간과 적재량은 예측 가능 범위로 들어왔고, 컨테이너 당 계약, 보험으로 처리되어 서류 업무 또한 간소해졌다. 결과적으로 발명 이전에 톤당 운송비 $5.83에서 $0.158로 절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전 그리고 이후의 해운 사업


 코로나 이전인 19년도 국제 해상 무역 성장률은 1.0%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4.6% 이후로 최저 기록이다. 이는 미중 무역 분쟁,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리쇼어링 같은 임팩트가 상당한 트렌드를 반영한 수치다. 코로나 발발 년도인 20년 성장 수치는 -4.7%로 예측된다. 코로나 ‘저유가의 종식’, ‘세계적 경제 위기’ 그리고 ‘미중무역의 지속’과 같은 상황의 지속 가능성뿐만 아니라 해운사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문제도 존재한다. 이는 해운산업에 물동량 감소, 운임비 하락, 선복 공급 과잉과 같은 악영향을 주게 된다. 경기가 침체될수록 수익 창출에는 한계가 존재하므로, 비용을 관리하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선박에 대한 투자 시기나 용선(배를 빌림) 시기를 조정하고 노선을 재편해야한다. 특히 리쇼어링에 대비하여 기존 미국, 중국에 치우쳐 있던 노선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항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선사들 행보를 4가지 키워드로 살펴보고 그 의미를 알아보자. 


1. 친환경 

 선박의 벙커C유는 황산화물을 배출하는데 이는 자동차 배출량의 3,500배에 달한다. 이에 국제해 사기구(IMO)의 IMO2020 실행으로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운 규제라고 불린다. 


 선사는 3가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문제는 바로 비용 상승이다. 

a. 0.5% 이하의 저유황유로 대체 : 기존 대비 40~80%의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함

b.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설치 : 척당 12억~120억 투자비용 필요

c. LNG 추진 선박으로 교체 : 기존 선가 대비 20~30% 추가 설비 투자 비용 필요 및 컨테이너 적재 불가. LNG 추진선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 중.


 또한 기존의 저유가 기조가 불투명해졌다. OPEC+가 4월에 감산 합의에 들어선 후 8월에 다시 한번 감산량을 줄였고, 추가적인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가와 해상 운임은 정비례하게 움직인다. 유가 상승은 해운 업체의 운영비를 증가시킬 수 있기에 그 친환경 쉬프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2. 해운 동맹 / 3. 선박대형화 

 2번과 3번은 맞닿아 있는 개념이기에 같이 살펴보겠다. 글 초반에 해운 서비스의 차별화가 쉽지 않기에 원가 절감을 위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함을 말했다. 해운 동맹은 특정 항로의 선복 과잉을 막기 위해 운임경쟁을 배재하기 위해 맺은 카르텔이다. (공공연하게 인정됨) 동맹으로 해운사들은 한 회사인 것처럼 선복, 물류망을 공유하여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공동영업으로 화물 확보가 용이하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는 크게 3개의 동맹 체제가 형성되어있다. 또한 선박이 대형화됨에 따라 그 단위당 총 비용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선박 대형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 발생

4. 4차 산업혁명

 IoT, 블록체인, 콜드체인 기술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해운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생산성의 혁신,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사고와 방지라는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국제 물류의 과정엔 수 많은 참여자들이 존재한다. 모든 과정은 문서를 통해 진행되므로 장시간이 필요했고, 공급망이 불투명하고 비가시적인 문제, 제품 이력 관리, 서류상 오류 및 위변조 문제가 많았다. 블록체인으로 투명성 제고, 물류 정보 접근성 향상, 서류 처리 자동화라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해운 산업 소개? 사실은 내 공부를 마치며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도, 선박의 중요성은 상당했다. 해상에서 패권을 잡는 것은 그 나라의 군사력 그리고 경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식민지를 쟁탈하기 위해, 한 국가를 봉쇄하기 위해, 신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배는 큰 무기였다. 선복의 공급이 크지 않았기에 선사가 화주보다 강력한 힘을 갖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배는 과거의 그 위대한 위상이 퇴색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 산업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떠나서, 화주들에게는 필수적인 존재이다. 국적 선사가 없다면 혹은 적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을 해외 선사에 의존해야한다. 하지만 해외 선사는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좀더 수익이 나는 노선(중국, 미국 등)에 치중할 수 밖에 없기에 노선의 감축이 분명하다. 당연히 수출 기업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의 여파에 대비해 선사는 운항을 감축했지만, 그만큼 수출량이 줄지 않아 선박을 구하지 못해 물류비가 상승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수출 의존적인 우리나라에서 비록 선사가 적자의 늪에서 탈피하지 못하더라도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과 같은 막대한 지원이 있는 것은, 우리에겐 여전히 중요한 산업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 같다. 


연세대 노어노문 이상민

peter9590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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