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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의 적은 테슬라다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7기 김다원


라디오를 위협하는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등장


‘라디오의 적이 테슬라라고? 왜?’


라디오와 자동차 브랜드인 테슬라가 무슨 연관성이 있다는 것인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결론부터 제시하자면, 멀지 않은 미래에 라디오를 비롯한 오디오 콘텐츠 매체가 맞닥뜨리게 될 가장 큰 위협은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라디오라는 전통적 미디어의 존속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라디오는 두 손과 두 눈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일을 하는 도중에도 들을 수 있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언제든지 원할 때 주파수만 맞추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일상 속 다양한 상황 중에서도 라디오의 이러한 매력이 극대화되는 순간은 운전할 때다. 손과 발은 정해진 위치에 고정되어 있고, 눈으로는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상물을 즐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라디오는 오랜 시간 ‘운전자의 동반자’로 사랑받아왔다. 라디오 방송국들이 출퇴근 시간과 맞물리는 때에 편성된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료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그런데, 테슬라를 필두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러한 운전 문화를 완전히 뒤바꿔버리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테슬라 운전 중에 뒤를 돌아보며 대화를 나누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영상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부분적인 자율주행만이 가능한 오늘날도 이런 광경이 목격되는 것을 보면, 보다 고도화된 자율주행차량이 시장에 등장한 후에는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여가활동이 운전 중에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인포테인먼트’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모빌리티의 미래, 인포테인먼트


인포테인먼트란, 정보를 뜻하는 영단어 Information과 오락을 의미하는 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정보혁명의 결과물에 오락성을 가미한 소프트웨어나 미디어를 칭하는 개념이다.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메일이나 각종 정보의 검색이 가능하고 운전자가 원격으로 차량을 진단함은 물론 차량에 장착된 PC로 교통·생활·긴급구난 등 각종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도요타의 오락 기능을 강화한 엔튠(EnTune) 시스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운전자는 음성을 통해 영화 티켓을 사고, 식당 예약을 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도요타는 이 시스템을 올해 안으로 일부 차량에 장착할 예정이다.

인용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IT와 자동차의 결합 (자동차 대백과, 안광호, 경향신문)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 탑승객에게 첨단 편의 기술을 제공한다. 가상공간 터치 기술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탑승객은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를 눌러 조작할 필요가 없다. 시선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만 일직선에 위치하면 완전 자율주행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다른 영화를 선택하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영상은 전면 유리창에 펼쳐진다. 이른바 유리창 디스플레이다. 유리창 디스플레이는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이나, 클러스터(계기판) 다음 단계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부상할 전망이다.

인용 출처: ‘자동차 유리창이 영화 스크린으로… 현대모비스 신기술 내놨다’’, 디지털타임스, 2018.12.16 



자율주행과 모빌리티는 환상의 짝꿍


이처럼, 오늘날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와 다양한 오락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바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다. 현재 인포테인먼트 콘텐츠의 상당 부분은 안전을 위해 차량 정차 시에만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19년 차량 내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해당 서비스 또한 정차 중에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한 조건이 있었다. 자율주행이 현재의 시범적 상용화를 넘어 본격화되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파티를 즐기는 여가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차량 내 내비게이션, 오디오와 비디오 등 이제는 ‘고전적’이라고 볼 수 있는 여러 기능들의 변화에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의 결합은 실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 단적인 예시가 라디오다. 라디오는 운전 중에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으면서도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고,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서는 유희적 기능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 운전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빠른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로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자동차 유리창 전면을 스크린 삼아 주가 변동 추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주식 거래를 하거나 고화질 콘서트 실황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의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라디오를 켜고 운전하던 습관이 사라지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자료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그렇다면 라디오의 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의 미래는 밝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라디오의 미래에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끼치는 영향력은 굉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운전자가 라디오 청취율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서 모빌리티의 고도화가 앞으로 오디오 콘텐츠의 흥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콘텐츠 업계의 노력으로 라디오가 속한 조금 더 포괄적인 범주라고 할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점차적으로 규모를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태스킹에 대한 개인의 니즈는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기에, 운전하는 시간 외에도 '한눈팔 수 없는' 일상 속 다양한 순간들을 공략한다면 오디오 콘텐츠는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눈을 감고도 즐길 수 있는 ASMR 콘텐츠가 한때 유튜브 생태계에 돌풍을 몰고 왔던 것을 떠올려보자. ‘메이크업하면서 듣기 좋은’, ‘수학 문제 풀면서 들으면 능률이 오르는’ 등의 다양한 콘셉트를 표방하는 창의적인 오디오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이 글을 통해 미래의 오디오 콘텐츠 산업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면, 1인 라디오 DJ나 오디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관심사와 개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창작해보기를 추천한다. 이제 막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개척하는 혁신가로 거듭날 수도 있는 흥미로운 도전이겠다.


자료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관련 통계 인용 출처: '다시 주목받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 , 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블로그

https://blog.naver.com/mosfnet/222073348748


연세대 경영 김다원

dawon15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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