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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스타트업, 우리도 할 수 있을까?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정운채

" 보통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해서 원격으로 조종하는데, 지금은 300만원 정도 하는 안구 마우스를 쓰고 있어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써야 하니까 밖에서는 쓰지 못하고... 게임처럼 바로바로 클릭해야 하는 거는 쓰지를 못해요."


 사고로 인한 마비로 손을 쓰지 못하는 지체장애인 A씨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필자가 1년동안 함께 활동했던 프로젝트 팀, '마우스마우스'는 장벽 없는 스마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인 팀이다.  원활한 신체 사용이 어려운 지체 장애인은 이러한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기에, 입으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 마우스를 통해서 그들이 비장애인과 같이 모든 스마트세상을 누릴 수 있게 하고자 했다.


 필자는 팀 마우스마우스와 함께 연세대학교 캠퍼스타운 지원 창업기업, 그리고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워크스테이션으로 선정되어 일 년 간의 치열한 고민과 개발 끝에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그로써 연세대학교 캠퍼스타운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Global IR Project와 A-Stream에서 VC 투자자들에게 피칭을 해보며, IHEI Show-off Festa에서 사전우수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나 우리 팀은 이제 앞으로 이 아이템을 제품화할 수 있을 것인지, 시장을 이길 수 있을 지에 대한 큰 고민에 처해 있다.


장애인, 어떻게 살고 있나


 현재 음성인식과 같은 보조기능과 장애인용 컴퓨터 마우스가 존재하나 장애인들의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성은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낮다. 스마트폰만을 위한 서비스들이 보편화 되고 있는 현재, 기기에 대한 낮은 접근성은 정보격차를 발생시키고 이는 사회적 소외, 경제적 소외 등으로 이어져 장애 당사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데스크 리서치와 유저 리서치를 통한 조사 결과, 우리 팀은 장애인용 스마트폰 조종장치의 직관적인 조작방법이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장애 당사자가 집 밖에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결점을 발견했습니다. 저가의 구강 마우스가 현재 적으며, 장애인이 원격으로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기능이 적다는 점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술은 부딪혀봐야, 6박 7일 해커톤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구강 마우스를 만들어보고자, 우리는 무려 6박 7일의 해커톤에 들어갔다. 여름 방학 동안 에어비앤비를 빌려 함께 먹고 자면서, 밤낮으로 설계한 기술을 실제로 구현해보고자 노력했다. 함께 울고 웃으면서 팀 내의 우애가 돈독해진 점은 덤이다. 하드웨어 팀은 과학상자를 조립하고, 소프트웨어 팀은 아두이노로 작동 매커니즘을 설계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프로토타입과 3D 모델은 다음과 같다. 

 이 모델을 활용해서 실제로 버튼을 누르고, 조이스틱을 움직일 때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의 커서가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역사가 오래 된 기술이기에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저가로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구강 마우스를 배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싹텄다.


그러나, 창업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기술만 있다고 창업이 완료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이 기술을 가지고 실제 시장에 나가 사회적 기업으로서 활동하기 위한 장벽은 높았다. 기술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억의 자본금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을 과연 언제 상쇄해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분석이 더 필요하다. 장애인 보장구 시장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B2B 시장이 많은데, 우리가 정확히 어느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따라서도 B2B 시장과 B2C 시장의 진출 여부가 달라진다.


 또한, 이 솔루션이 과연 'Best'일까에 대해서도 고민의 여지가 있다. 구강 마우스는 어쨌든 입으로 물고 사용해야 하는 장치이다. 그만큼 위생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 분리 세척 가능성 또는 일회용 캡의개발 등이 필요하다. 나아가, 장애인 보장구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절대 배제되어서는 안되기에 제품의 실용화 단계에서 지속적인 유저 피드백을 받고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저 리서치가 어려운 점은 이러한 측면에서 더더욱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스타트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찬란해 보이지만, 그 내면으로 들어가면 기획부터 실현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수십가지는 족히 되는 분야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좋은 사업'이 되기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정말 많다. 우리가 만들어낸 모델이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마우스마우스는 여전히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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