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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퍼피, 10년 후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정승훈


"Pandemic Puppy"

해당 글과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https://pet.gainanimalnutrition.com/puppy-club/puppy/)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늘어난 반려동물 입양 트렌드를 설명한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재택근무, 도시 봉쇄 등이 진행된 2020, 2021년에 반려동물 입양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져갔다.

미국수의협회 AVMA는 2020년 12월 유기동물 입양률이 약 7%p (51.49% → 58.3%) 늘었다고 밝혔으며,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도 2020년 전반기에만 296마리의 동물이 입양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구글 트렌드 검색에서도 '동물 입양' 키워드 검색량은 작년 대비 최대 20배 이상 늘었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만연한 우울 증상)의 해결책으로서 반려동물 입양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8년 7월 정신의학연구저널에 기재된 포르투갈 연구팀의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사람의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고, 반려동물 또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고려 이후의 반려동물 입양은 서로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코로나19 시대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동반 성장

반려동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반려동물 주변 상품 시장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사료, 간식, 반려동물 용품, 반려동품 TV채널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8천억에서 2020년 5조 8천억으로 성장했다. 이와 관련해 반려동물 용품 매출은 CU에서는 코로나 발생 직전과 비교했을 때 42.1%, GS25에서는 45.1% 성장했다. 이렇듯 강아지들의 입양에 늘어남에 따라 강아지들이 많이 집을 찾아가고 있고, 관련 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현상이 긍정적인 면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Pandemic Puppy의 어두운 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001422


가장 큰 문제는 동물을 입양하는 수가 늘어난 만큼 유기하는 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배터시동물구조단체에 따르면, 늘어난 반려견의 입양 가운데 3분의 1은 '충동적 행동'으로 간주되며, 과거 사례로 볼 때 향후 5년 이내에 갑작스럽게 입양한 강아지의 27% 이상이 길거리에 버려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유기동물 수가 9만 마리에 달했다. 또한 전국 보호소 내 유기동물은 1만 4천여 마리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6배 증가했다.

또한 수요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 공급에 있어 불법적 행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북아일랜드 아시시 동물보호소(Assisi Animal Sanctuary) 나이젤 메이슨 소장에 따르면 수요 증가에 따른 반려동물의 가격 증가가 밀수, 절도, 반려동물 공장 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동물단체 어니스트 포(Honest Paw)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이 판을 치고 있다'고 밝히며 '사기업체들은 실제로 동물을 보여주지 않고 영상이나 사진 등을 제공하고 결제를 유도하거나 동물의 배송, 접종, 보험 비용 등을 부당청구하는 수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떻게 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동물보호법 제8조 제4항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계속 기를 수 없다고 해서 그 반려동물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으며, 해당 법률의 제46조 제4항 제1호에 따르면 '이를 위반하여 반려동물을 버리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라고 밝히고 있다. '벌금'을 부여한다는 것은 반려동물의 유기를 범죄 기록 중 하나로 취급하여 전과자로 보겠다는 뜻이다. 분명 과태료를 부과하던 과거에 비해서는 강해진 처벌이나 이것이 정말 유기 동물의 수를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 필자의 생각에 반려동물 유기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반려동물 가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동반으로 참여해야 할 교육을 주기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들 수 있다. 계속해서 반려동물과 함께해야 하는 상황을 조성하거나 더욱 정서적 유대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더욱 쉽게 반려동물 유기 범인을 밝혀낼 수도 있고 유기의 수도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다.

반려동물을 활용한 불법적 사례에 대해서는 그 처벌이 더욱 무거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타 물품보다 결국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동물의 권리에 어긋나는 행위라면 처벌이 강해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유기 동물을 보호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해당 비용을 그대로 청구하는 등 금전적인 방법의 타격을 크게 입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문제는 언제까지 갈 것인가


투자 자문 기관 쿠로스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탄크레디 코르데로는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다'라고 내다 봤다. 그 이유로는 반려동물, 그 중 강아지의 경우에는 10년 간 더 살게 되기 때문을 꼽았다. 반대로 주피터 자산 관리의 펀드 매니저 리차드 벅스턴은 '현재 반려동물 소유의 붐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이유로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술집, 쇼핑몰 등 과거 소비 흐름으로 되돌아간다면 반려동물에 신경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들었다.



마무리하며

필자도 코로나 시기에 강아지를 하나 입양해서 집에서 기르고 있는 중이다. 우리 가정은 하늘이(강아지 이름)를 통해 조금 더 안정적인 의사소통과 감정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누구나 어떤 이유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가족이 된다는 생각으로 고민을 해 주면 좋겠다. 팬데믹 퍼피로 일컬어지는 충동적 반려동물 구매보다는 조금 더 다각도에서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충동 입양이 줄고, 그에 따른 유기 행태가 줄어든다면, 더욱 만족할 만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유기 행태가 줄고 계속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또한 고정 지출 (목줄, 사료 등) 품목들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tmdgnstothesky2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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