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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게임계, 거인은 웃고 개미는 울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정운채


 코로나19로 밖에 쉽사리 나가지 못하고, 나가더라도 집에 일찍 들어와야 하는 사람들에게 게임은 새로운 취미의 지평선을 열어주었다. 코로나19가 가시화된 직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출시한 닌텐도사의 닌텐도 스위치는 품절 사태를 마주했다. 정가 30만원 가량의 닌텐도 스위치는 2020년 3월, 다나와 기준 최저가 57만 9000원을 기록하며 리셀 프리미엄이 붙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렇게 닌텐도가 때아닌 ‘붐’을 맞게 된 데에는 코로나19 이후 여가를 집에서 즐기며 게임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오락에 눈을 돌리게 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와 더불어, 온라인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상적인 재미 역시 즐기게 해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특징 역시 기여했다.




 닌텐도 사가 보인 이러한 급성장은 우리나라의 게임 회사들에게도 적용되었다. 2020년 한 해, 우리나라의 3대 게임회사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연매출은 8조원에 달했다. 2020년 3분기까지 세 회사는 각각 넥슨 2조 5323억, 넷마블 1조 8609억원, 엔씨소프트 1조 85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커다란 성장세를 보이며 세 회사 모두 좋은 실적을 보였다. 중견 게임사 역시도 두 자릿수 이상의 연매출 성장세를 보인 기업들이 있었다.


 이와 같은 변화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콘텐츠의 소비 경향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 대면 접촉보다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는 시기인만큼, 다른 사람과 게임 속에서 소통하거나 자신의 여가를 게임을 통해 보내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나아가, 충분한 자본을 가진 대형 게임 회사들은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하여 충분한 팬층 및 소비자층을 바탕으로 다각화 및 신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러나, 그만큼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있지 못한 중소 게임사들은 오히려 코로나19 매출 감소를 겪었다. 해외 진출 및 유통이 어려워지고, 외부의 투자 규모 자체가 위축되며 생산한 게임을 충분히 홍보하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신규 사업 기회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낳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131개의 국내 5인 미만으로 구성된 게임 제작/배급 업체 중  52.9%가 작년에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제작/출시 연기나 프로젝트 취소 등의 악효과를 끼친 것으로 파악되었다.




 코로나19 이후에 게임 업계는 어떤 모습을 할까? 대형 게임 회사들의 성장세가 지금과 같이 가파르게 진행되지 않을 수는 있으나, 충분한 자본을 바탕으로 자사 콘텐츠 및 팬덤을 확보한 회사들은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여가 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가시적으로 줄어들었고, 디지털 콘텐츠 소비는 이미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일종의 진입장벽 자체가 줄어들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대형 게임 업체들이 레버리지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한편, 중소규모의 게임 업체들에게도 이러한 게임 콘텐츠 관련 진입장벽의 약화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이전보다 더 쉽게 잠재 소비자를 만날 수 있으며, 콘텐츠 수요 전반이 많아짐에 따라 공략할 수 있는 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것이 코로나19 판데믹 이후에 다시 회복된 해외 진출 기회 및 투자 기회와 맞물린다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어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가진 중소규모 회사가 좀 더 도전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도전이 핵심이기에, 중소규모 게임회사의 야심차고 신선한 도약을 기대해본다.


*정보 참고: 한국경제, 2021.01.08, 연찬모


연세대 경영학과 정운채

woonchae062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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