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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혁신은 식탁으로부터.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박소민



 스마트팜, 일상에 싱그러움을 더하다


  다이어터라면 떼어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샐러드가 아닐까. 싱그럽고 아삭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 적당한 토핑을 곁들여 만드노라면, 어느새 지루한 식단이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된다. 필자는 최근 샐러드에도 트렌드가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로메인, 버터 헤드 레터스, 카피이라 등등 생소하지만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채소들은 기존의 양상추 샐러드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필자가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실제로 구매한 팜 에이트의  스마트팜 재배 작물이다.

  혹시 고작 풀떼기에 무슨 맛 차이가 있냐고 반문하실 거라면 당신은 아직 다이어터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채소 하나하나 얼마나 다른 맛과 식감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시는 말씀!


  국내 샐러드 업계 1위 팜 에이트는 이 같은 각양각색의 채소들들 무려 '스마트 팜'에서 재배하여 판매한다. 이들은 서브웨이,  버거킹 등에도 납품을 하며,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스마트라니, 이젠 채소도 스마트 시대란다. 조그마한 핸드폰에만 존재할 것 같던 스마트가 어느새 식탁으로 사뿐히 다가왔다


  



스마트팜, 당신의 정체를 밝혀주세요


  지금까지 글을 읽으면서, 그래서 스마트팜 도대체 그게 뭔데?라는 의문을 가지셨을 당신을 위해 여기 설명을 준비했다. 먼저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 스마트팜이란 ICT(정보통신기술)를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원격으로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측하고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과학 기반의 농업이다.  또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에 가장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돕는 농업 형태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이를 통해 농업 생산량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미래 사회 먹거리를 견인할 새로운 농업 형태이다. 어딘가 어려운 말 같아 보이지만 아래 예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팜의 적용 예. 출처: 스마트팜 코리아 누리집


 농부의 하루는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순간들이다. '작물에 벌레가 생겼네? 과연 병충해로 이어질 만큼 중대사인가, 이 벌레만 없애도 되는 걸까? 없앤다면 어떤 약이 잘 들을까,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나?' 또는 ' 복숭아 크기가 너무 작다. 햇볕이 문제였을까, 물이 부족했나, 한 가지에 과실이 너무 많은 건가?' 등 의 여러 고민의 지점 말이다. 스마트 팜에서의 하루는 이 과정을 단축해준다. AI는 오랜 기간 축적된 농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농부의 최적의 선택을 돕는다. 가령 '복숭아가 표준 모델 대비 작다. 이는 온도 변화의 문제이다. 약 2도 정도 온도를 높이기를 추천한다.' 등의 방식으로 말이다.


 이제는 새벽같이 일어나, 어젯밤 동안 서리를 맞지는 않았는지 혹여 시들지는 않았을는지 애태우며 달려가던 농민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다. 집안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오늘의 온도 습도를 확인하고, 자식 같던 작물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혹시 물이 부족했더라도 얼마든지 원격으로 관수가 가능하다. 스마트팜이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이유이다. 


 스마트팜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낯선 농장과 첨단 기술의 조합. 이렇게 독특한 조합이 또 있을까? 농업은 오래도록 우리의 근간이 된 산업이다. 그럼에도 숨 가쁜 산업 혁명 속에서 잠시 그 산업적 가치를 잊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렇게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첨단으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이 다시 농업으로 회귀한다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이끄는 힘

국내 스마트팜 보급 현황.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우리 정부는 지난 2018년, 스마트팜을 혁신성장 8대 과제로 삼고 스마트팜을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7000ha 규모로 스마트팜을 확대하고 5750호의 축사와 농가에 스마트팜 설비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R&D와 판로 개척, 청년 창업이 융합된 형태의 스마트팜 혁신 밸리 구축사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 역시 다르지 않거나 더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농업의 미래화를 추진하며 정보통신기술과 농업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ICT 기업인 구글의 경우 농업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종자, 비료, 농약 살포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최덕수 기자, 앱스토리 뉴스) 이처럼 각 국의 정책과 기업이 앞 다투어 스마트팜에 힘쓰는 만큼, 머지않아 파격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하나, 전 세계적인 인구 폭발


 그렇다면, 국내외에서 스마트 팜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뜨거운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미래 먹거리 확보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불과 30년 후인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가 무려 10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증가가 식량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맬서스의 이론이 부정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번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빠른 속도의 증가세와 더불어 지구가 감당해 본 적 없는 수의 인구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학과 과학기술만으로는 미래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다.

인구 증가 그래프. 출처: Naver Inforgraphics Search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토지는 한정적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한 미래에도 지구 자체가 커지거나 우주 자원을 활용할게 아니라면 감당 불가능한 문제이다.  때문에 농업의 생산성 향상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토지와 자본을 비롯한 최소의 자원을 투입하고, 수확량을 최대로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점에서 스마트 팜은 농업의 생산성을 극도로 향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다. 






둘, 우리나라 농촌인구의 소멸위기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 팜은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의 현실은 전 세계의 인구 폭발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현재 한국은 심각한 지역 불균형 상태에 빠져 있다. 혹시 여러분의 어린 시절 꿈에서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 아니었다면, 현재 농촌 지역이 소멸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이 조금은 와닿을 수도 있겠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 농촌의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 비율은 높아져만 간다.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농촌이, 이대로라면 대다수 30년 이내에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의 고령화와 농가인구 감소. 출처:아주 경제


 스마트팜은 최소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도, 다른 농부들의 개인적 경험에 여쭐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에 기반할 수 있게 한다. 원격 조정이 가능하니 불필요한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령의 인구도 비교적 힘을 덜 들이고 농업과 수확이 가능해진다. 또한 정부가 현재 실시하는 스마트 밸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과학기술에 전문 지식을 가진 청년 인구가 신규 유입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내의 식량 안보를 형성할 수 있다. 세계의 장벽이 없는 글로벌 시대에서도, 식량에 있어서 자주성은 나라의 자주성이다. 때문에 스마트팜을 통해 국내 농업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자연을 품은 '공장'


  스마트 팜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지, 농장, 과수원 등 다양한 기존의 농업 분야에 두루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가지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농업인 ' 식물 공장'이다.


국내 식물 공장 업체 '엔씽'의 모습. 출처:매일경제

 식물공장은 외부와 차단된 시설 즉, 공장 속에서 짗,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배양액 공장 내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으로 제어하여 작물을 계절에 관계없이 계획적, 연속적 생산이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다. 말이 너무 어렵다고? 그럼 눈을 감고 우리가 익히 아는 공장을 떠올려 보자. 그 공장에서 과자나 초콜릿이 아닌, 식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장에 초록이 가득한 풍경 말이다. 


 풍년의 역설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농부가 눈물을 머금고 직접 가꾼 밭을 갈아엎는 장면을 뉴스에서 한 번쯤 목격했을 것이다. 풍년에는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흉년에는 작물이 없어 걱정하는 아이러니한 농부의 상황. 기본적으로 농산물을 완전한 '자연' 자체이다. 때문에 흉년과 풍년은 기본적으로 자연의 것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작황 역시 가격이 올랐다고 쉽게 생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공급을 쉽게 줄일 수도, 늘릴 수도 없는 매우 비탄력적인 재화. 그런 재화를 생산하는게 농업의 고유한 성질로 여겨졌다. 


 그러나 식물 공장은 조금 다르다. 이제 농산물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상품이 되었다. 이상기후에도 문제없이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상기후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2020년. 우리나라는 28. 3일 동안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졌다. 인도는 기록적 폭우가 내렸고 유럽은 유래 없는 폭염이 휩쓸었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UN 식량농업기구에서 발표하는 세계 식량 가격지수(FAO Food Price Index)는 지난해 5월 90포인트 수준에서 지난해 11월 105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조선비즈)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식물 공장이다. 폭우가 휩쓸어도 공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작황에 문제가 없다. 마무리 땅이 가물어도 식물 공장 속은 언제나 일정한 습도와 온도가 유지된다. 시장에 식량이 부족하다면 보다 많은 작물을 계획하고 생산하면 된다. 수평적 구조가 아닌 수직적으로 설계된 공장 구조는 한정된 공간에서도 더 많은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팜 에이트, 엔씽 등의 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출에 활발한 활동 중에 있다.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기술이 여기에 

    

 먹거리를 걱정하던 건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냐고? 바이러스를 걱정하는 것이 오래전 이야기인 줄로만 알던 2020년, 인류는 새로운 위협에 마주했다. 시대가 변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스마트팜은 미래 식량을 책임질 우리의 희망이다. 아직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미래사회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는 힘은 기술에서 나온다. 이상기후, 새로운 바이러스, 인구 증가의 문제 등 식량이 위협받는 수많은 시나리오를 슬기롭게 타개할 힘은, 바로 여기 스마트 팜에 있다. 




연세대 행정/경제 박소민

regollasun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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