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이지연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시대는 올해 그리고 현재까지 해결이 되지 않는 중장기 사회적 재난이 되었다. 이에 따라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가 가져온 전환 등의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지만, 그 논의의 중심에는 IT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특히 IT 인프라 시장이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도 클라우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클라우드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클라우드(Cloud)란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서 많은 고객에게 수준 높은 확장성을 가진 자원들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컴퓨팅의 한 형태이다. 구체적으로는 웹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대용량 데이터베이스를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분산처리하고 해당 데이터를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다양한 단말기에서 불러오거나 가공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조금 더 쉽게 말해보자면) 클라우드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인터넷 통신망 어딘가에서 구름에 싸여 보이지 않는 컴퓨팅 자원(CPU, 메모리, 디스크 등)을 원하는 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마치 구름에 싸여있는 것들의 그 내부를 보고 알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꺼내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며, 인터넷이 연결된 어느 곳에서든 이것을 활용 가능하다는 뜻이다.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오는 대부분의 혁신적인 기술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저장, 분석, 가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의 성장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산업의 발전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먼저 클라우드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자.
전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글로벌 IT 컨설팅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를 3049억달러(약 350조원), 2022년에는 3622억 6300만달러(약 4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대표적인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에는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등이 있다. 이들은 거의 절반 이상 가까이 클라우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위 기업들의 지위는 향후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 각 시장의 선점 효과, 2) 기존 IT 생태계에서의 지배력, 3) 보유 기술의 경쟁 우위는 네트워크 효과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크게 뚜렷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과 연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거나, 독자적으로 국내 환경에 적합한 클라우드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보인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최근 발간한 '클라우드 플랫폼 테크엣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기업의 점유율이 70%를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 뒷문장에는 '이제 네이버클라우드, KT, NHN 등 국내 기업이 본격적인 투자와 비즈니스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명시하며 앞으로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필자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하게 예측되는 배경에는 바로 정부 정책 구체화가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ㅣ 한국판 뉴딜 : 클라우드, 데이터, 인공지능이 핵심
작년 정부는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하고, 데이터·인공지능·클라우드 분야의 추경 예산을 편성하였다. 특히, 클라우드와 관련해 정부는 제조·물류·헬스케어·교육·비대면 복지 등 5개 분야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 기업을 선정해 컨소시엄을 구성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 고도화와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ㅣ 제3차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계획
최근, 정부는 2024년까지 클라우드 전환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2022-2024)'를 수립하였는데, 그 내용에는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 강화, 클라우드 산업 지속 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과 같은 3대 전략을 담고 있다.
필자는 최근 정부가 수립한 '제3차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계획(2022-2024)'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과거 정부는 1차, 2차 계획을 수립하면서 클라우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하고자 하였다. '제1차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기본계획(2016-2018)'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알리고 클라우드 산업을 만들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제2차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기본계획(2019-2021)' 에서는 확산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작업들인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데 주목하였다. 그러다 보니 앞서 2번의 기본 계획은 클라우드 확산을 위한 기반 작업 마련에만 집중하여 기업들이 실제 클라우드 사용 확대를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이번 '제3차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계획'은 민간 클라우드 확산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활성화 및 데이터 정책과 인력양성 방안 등 종합적인 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 담기기에 훨씬 더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부가 클라우드 산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면 점차 그 색을 채우면서, '제3차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계획'에 기반한 향후 3-4년 나아가 더 멀리 클라우드 강국을 위한 성장 전략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더 넓은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권, 주문형 서비스, 비용 지불에 대한 혜택, 민첩성, 빠른 탄력성, 비용 절감과 같은 여러가지 이점 덕분에 원래부터 잠재력이 큰 시장이었으나 코로나19로 기존의 사회 활동이 급격히 온라인 활동으로 대체되면서 의료, 금융, 교육, 기업, 소매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의 경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활용사례를 2020년 1분기 재무 결과 보고서에서 상세하게 기술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광범위한 분야에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어떻게 활용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어떻게 더욱 활성화됐는지 알 수 있다.
ㅣ 코로나 진단 연구 및 감시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콜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클로바 AI콜'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경기 성남시, 부산시, 경기 수원시, 인천시, 서울 서초구 등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에서 1년째 코로나19 능동감시에 활용되고 있다.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해당 지역 내 능동감시대상자들에게 매일 두 차례씩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발열, 체온, 기타 증세 등을 확인한다. 그리고 AI가 키워드를 식별하고, 주요·위험 키워드에 맞춰 대응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클로바 AI 골과 같이 클라우드를 활용한 서비스는 의료진들이 현장 대응과 방역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클로바 AI 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도입 이후 총 12만 건 이상의 전화 모니터링을 수행했다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이외에도 AI를 이용한 코로나19 신속진단 과제를 연구 중인 국내 연구진에서도 최근 클라우드 핵심 솔루션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클라우드는 최근들어 더욱 의학 연구 분야 및 의학 데이터를 활용한 민간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는 수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 보안도 굉장히 중요하다. 또 AI를 활용한 연구인만큼 데이터를 담고 분석할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클라우드가 잘 활용될 수 있다.
ㅣ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비대면 활동
코로나 이후로 많은 사람이 자가 격리 등으로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재택근무·원격수업을 비롯한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비대면 활동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클라우드 시장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인 넷플릭스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매년 5,700억 원($500 million)을 지불하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나, 클라우드로 이전을 하면서 AWS로 데이터베이스를 이전하게 되었다.
클라우드로의 이전은 넷플릭스의 확장성과 서비스 가용성,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콘텐츠, 기능, 인터페이스 및 인터랙션을 출시하는 속도를 증가시키게 되었다. 또한 넷플릭스는 여러 새로운 기능들을 자유롭게 테스트 해보고, 기존의 기능을 변화, 개선시키려는 시도도 부담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의 개별화된 콘텐츠 추천 기능도 이러한 시도로 이뤄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는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언급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과 업무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는 단 2개월만에 2년간 이뤄질 규모의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예고도 없이 닥친 코로나 팬데믹은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였다. 필자가 코로나 19 현 상황에서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 것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클라우드가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었다. 클라우드 산업의 미래는 잠깐 반짝하는 단일 사례나 발전으로 정의되는 산업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과거에는 클라우드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단계였다면, 코로나 19 이후로 마치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처럼 클라우드가 다양한 분야로 활용되게 되었다. 앞으로 새롭게 깔린 판 위에 상상도 못했던 서비스와 사업 모델이 쏟아질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 19가 3-4년 내로 종식될지는 모르겠으나, 클라우드 산업은 코로나 19가 종식되어도 계속적으로 파괴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소위 '클라우드 빅뱅'의 조짐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 관련해서 과거 2010년 미 증시에 상장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은 12곳에 불과했지만, 2020년 상반기에만 54곳이 상장했다. 작년 미 베세머 벤처스의 발언을 참고하자면, “전 세계 클라우드 기업 상위 100곳의 기업가치는 작년보다 61% 증가한 2670억달러(약 294조8480억원)”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필자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인 '스마트클라우드쇼2021' 를 본적이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유튜브에 '스마트클라우스쇼2021'이라고 검색하면 영상이 나오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주제는 '코로나 19가 앞당긴 새로운 세계 : 뉴노멀, 뉴테크'였다. 디지털 혁신 중에 하나인 클라우드가 어떤 점에서 유용하고 코로나 19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클라우드 시장은 기업이 IT자원을 구축할 때 자체 설비를 도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나 시간 효율화를 선호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고 본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여해주는 서비스(IaaS)에서 점차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서비스(PaaS),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터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주는 서비스(SaaS)로 확대되고 있고 서버리스 클라우드 개념도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
특히나 코로나19 확산은 다양한 글로벌 산업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으면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데이터의 접속, 교환, 저장이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일상이 제한되는 이 시대에 각별히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발생될 수 있는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IT 자원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다수가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로 이어지는 혁신 기술을 통합적으로 연계·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점차 확장될 것이다.
연세대 정치외교 이지연
jiyeon1106@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