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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자극하는 소통, 커뮤니티 커머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김민지

  만일 우리가 사람들에게 ‘어린 왕자’를 읽게 한다면, 누군가는 어린 왕자가 여행을 통해 느끼는 심상에 집중하는 한편, 다른 이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제공하고자 하는 작가의 교훈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같은 사건이라도 다른 인식을 가지기도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의 관심분야와 특성을 깨닫는 방식으로 자기인식을 이뤄왔다. 이러한 모습은 일상생활을 망라하여 재화를 구매하는 일련의 과정에도 스며져 있다. 우리는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일을 통하여 자기자신이 어떤 것을 선호하는 지를 깨닫고 자기인식을 실현할 수 있다.


세상은 어떠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가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요소는 바로 ‘개인화’ 기술이다.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을 통해 가능해진 '구독경제'와 '초개인화기술' 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때에 찾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 큰 인기를 끈 MBTI와 같은 ‘유형화 테스트’의 경우에도 개인 자기객관화의 추구라는 컨텐츠적 특징에서 인기 유발 요인을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타인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특징을 발견하고 개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 삶에서 경험하는 자기인식의 과정은 어떤 사이클로 구성될 수 있을까. 이 과정에서 알아볼 수 있는 또 다른 트렌드가 바로 ‘소통’이다.

  평소 우리는 좋아하는 가수가 새로운 앨범을 냈을 때, 동네에 핫한 레스토랑이 생겼을 때, 이를 주변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은 단순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선호와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이전에 언급한 MBTI와 같은 ‘유형화 테스트’의 큰 인기는 개인이 테스트에 참여하여 결과를 얻는 것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닌, 이를 SNS에 공유하며 주변인들과 함께 공유하는 소통의 기능을 통하여 자기인식을 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아볼 수 있다.

  개인화부터 소통까지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은 자신이 구매한 상품에 대한 리뷰 외에도 추가적인 소통과정을 통하여 직접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프로슈머와도 연관을 가진다. 특히, 다양한 기업들에서도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소통 과정을 독려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개인화 서비스 기반의 소비 제안을 통하여 개인 정체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우며, 동시에 소통이라는 요소를 통해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확고히 하는 과정을 제공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받은 기업에 대하여 높은 충성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기술 성장의 중심, 커뮤니티 커머스

  결국 ‘커뮤니티 커머스’란,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인화된 페르소나’와 주변인들과의 소통을 제공하는 ‘커뮤니티’라는 두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각 요소가 서로에게 시너지를 제공하며 소비생활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무신사’와 ‘당근마켓’이라는 국내 기업들의 활동을 통하여 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 해당 레퍼런스들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커머스가 어떤 강점을 보유하며, 각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무신사와 커뮤니티 커머스의 등장

무신사 스토어 로고

  ‘무신사’는 패션 상품에 대한 유형화와 개인 AI추천 서비스를 통하여 자신만의 패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시에 이들은 자신의 패션 스타일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다양한 player들이 포진되어 있는 산업군이지만, 무신사의 경우 2017년 476억의 매출에서 2020년 2,197억의 매출을 이루며 4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 뒤에도 커뮤니티의 힘을 알아볼 수 있다. 무신사는 국내 ‘커뮤니티 커머스’의 시초격인 브랜드로, ‘무지하게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과거 브랜드명과 같이 신발 마니아들이 자신의 신발 사진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 이후 무신사는 커뮤니티에 개인화 소비 기능을 추가하며 이윤을 창출하였고, 현재의 경쟁력 높은 패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결국 비자에 대한 소통의 장려와 개인화를 통한 소비 생활 모두 서로에게 긍정적 상호효과를 제공하는 관계라는 점을 알아볼 수 있다.


당근마켓과 커뮤니티 커머스의 성공

당근마켓 로고

  ‘당근마켓’은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화, 개인지역특화서비스를 통하여 개인화를 진행하며, 이와 동시에 인근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로컬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1020세대부터 4050세대까지 다양한 사용자층이 두터운 중고거래산업은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다양한 player들이 밀집되어 있는 분야로, 당근마켓은 이전까지 1위를 차지했던 중고나라를 제치고 2021년 중고거래 사용률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기존 중고나라가 보유한 기술의 편의성과 넓은 사용자 층이라는 자원에도 불구하고, 당근마켓이 성공적인 마케팅을 실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커뮤니티'라는 핵심 요소가 존재했다. 이들은 단순 편의성이 아닌,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간의 온기를 느끼고 소통하는 커뮤니티적 측면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당근마켓은 단순 중고거래의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기능과 지역적 생산활동 과정을 포괄하는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는 점이 큰 이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공한 커뮤니티란?

  커뮤니티 커머스는 ‘개인화된 페르소나’와 ‘커뮤니티’를 통하여 개인화와 소비 유도의 두 요소를 상호강화하기때문에,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모든 플랫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커뮤니티 커머스가 제공하는 장점들로 인하여 많은 유통가와 커머스에서는 해당 기능을 도입하고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요소들의 도입이 성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려 성공을 이루는 커뮤니티는 어떤 특징을 지니는 것일까? 우리는 두 가지 커뮤니티 서비스의 예시를 통하여 이를 알아볼 수 있다.

  이번 해 1분기, 우리의 삶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 가지 서비스가 있었다.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부터 래퍼 스윙스까지, 세계의 다양한 셀럽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클럽하우스’가 그것이다. ‘클럽하우스’는 음성을 통해 쌍뱡향 소통을 이루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이다. 해당 서비스는 이미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 지인에게 직접 초대장을 받아야 만 사용할 수 있는 폐쇄집단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평소에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업계 인사들과 연예인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소비자들의 서비스 수요를 유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서비스는 선택받은 이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일종의 엘리트주의적 커뮤니티라는 인식을 제공하였고, 그 결과 해당 어플을 사용할 수 있는 초대장이 2만원대에 거래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클럽하우스 어플 로고

  ‘클럽하우스’는 자신이 직접 만드는 나만의 프로필을 통하여 어플 내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활동 할 수 있으며, 어느 때든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방에 들어가 관심분야에 대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 또한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뮤니티 커머스에서 요하는 일부 요소들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2월달에는 960만건에 달했던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4월 92만건으로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이전 언급한 요소들을 모두 반영하였고, 특별한 셀럽들을 통한 참여 독려에도 ‘클럽 하우스’은 쉬이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는 일은 바로 커뮤니티 커머스에서 요구하는 커뮤니티 요소를 ‘어떻게’ 적용하는 가에 대한 것이다. ‘클럽하우스’의 주요 패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소통의 눈높이’이다. ‘무신사’와 ‘당근마켓’과 같이 성공한 커뮤니티 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클럽하우스’와 같이 플랫폼 내에 사용자만의 페르소나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이는 거주지나 관심분야 등의 몇 가지 요소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어느 정도의 익명성이 존재하였고, 그 결과 소통의 부담을 줄이고 수평적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관심분야만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 커뮤니티 활동을 유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경우, 개인의 페르소나를 제공하였으나 이는 실명성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클럽하우스에 참여하는 이들은 자신의 이름, 나이, SNS 주소, 직업과 거주지를 모두 공개하며, 나이나 커리어에 따른 수직적 소통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같은 회사의 상사와 같은 방에서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이는 자유로운 소통보다는 직장 한 구석에서 꾸중이나 조언을 듣는 자리가 될 확률이 높다. 

  다음으로 이야기할 주요 패인은 ‘소통의 방식’이다. 앞에서 살펴본 국내 사례들의 경우 텍스트와 사진을 중심으로 소통을 이뤄왔기에,참여자는 언제든 이전 게시글을 다시 읽거나, 혹은 직접 글을 올림으로써 시간에 상관 없이 많은 이들과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음성기반의 소통은 그 방식에 차이가 있다. 말은 휘발되며 기록되지 않아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도 바로 그 상대를 찾는 일이 용이하지 않으며, 원하는 방에 들어간다고 해도 대화의 흐름을 바로 따라잡고 이에 참여하는 일은 꽤나 부담되는 일이다. 결국 음성형 쌍방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경우에는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언제든 편안하게 소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 중요하다.

  언급한 요인들로 인하여 ‘클럽하우스’의 한국 도입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클럽하우스’는 초대장 제도를 폐지하고, 다양한 개선책을 함께 제안하며 이전의 패인요소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결국 커뮤니티 커머스에서 요구하는 적절한 커뮤니티란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하여 자유로운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마련하는 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알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음성 기반 쌍방형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커뮤니티 요소를 적용하여 성공을 이루는 일이 불가능할까? 필자는 이에 대하여 한 가지 기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언제든 소통할 수 있도록, 커넥팅

커넥팅 어플 로고

  커넥팅은 와이피랩스에서 제작한 국내 음성 기반 쌍방형 소셜 미디어 서비스이다. 이들은 해당 서비스에 대해 소셜감성통화서비스를 주요 비전으로 하여, 사람들을 대화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하여 연결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어플은 간단한 유형화 테스트를 통하여 MBTI를 기반으로 하여 ‘인기쟁이’, ‘타고난 리더’ 등 사용자만의 페르소나를 제공한다. 동시에 자신의 관심사를 사전에 작성하고, 이후 대화를 진행할 때에 참여자들간의 동일한 관심사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사용자들의 페르소나에 대한 요소를 강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소통을 원하는 순간에 1:1대화 혹은 그룹 대화를 선택하여 같은 인원이 같은 시간에 대화를 시작할 수 있어, 원하는 대화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커넥팅’은 피드 기능을 통하여 익명으로 자신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소통을 이룰 수 있으며, 사용자 친화적인 각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에게 있어 높은 만족도와 충성도를 유도한다.

커넥팅 구동 화면

  실제로 커넷팅의 플랫폼 체류 시간은 클럽하우스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경제DB에 따르면 이번 해 5월 주간 이용시간이 한 시간 남짓이었던 체류 시간이 7월에는 60% 가까이 성장하며, 해당 서비스에 대하여 이뤄진 사용자들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엿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지난 9월에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앞으로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의 취미와 가치관, 관심사 등을 반영한 높은 개인화 페르소나와 원활한 커뮤니티 기능의 활용은, 커뮤니티 커머스의 요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녹여 낸 예시로, 앞으로의 기간동안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삶에서의 기술발달은 끊임없이 이뤄지며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점은 서비스의 편의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우수한 기술력과 더불어 사람들의 소통을 자극하고 더 나아가 이들의 소비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부분이다. 소비를 자극하는 소통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요소의 적용은 앞으로의 미래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제공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민지

mizi09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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