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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야 산다, 숏폼 콘텐츠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황정아



짧고 굵어야 통하는 시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때, 화면을 두번 탭하여 빨리 감거나, 배속을 하며 시청해본적 있지 않은가?

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이제는 영상도 변하고 있다. 그동안 영상은 16:9 중심의 가로 형태, 10분의 러닝타임이 디폴트였다. 그러나 주의집중 시간이 감소해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10분 내외의 영상에서도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또 몰입하고 싶은 콘텐츠는 많지만, 이에 걸맞는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러한 우리의 특성이 반영되어 영상은 마침내 10초 내외로 짧아졌고 숏폼이 탄생했다. 문자 그대로 '짧은 동영상'을 뜻하는 숏폼은 평균 15~60초,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동영상 콘텐츠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가성비' 추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1분만 투자하더라도 여러 개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숏폼의 짧은 러닝타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틈새시간에 한 손으로 편하게 세로 형태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각 영상은 불과 몇 초 안에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다양한 숏폼 콘텐츠

틱톡이 불러온 숏폼 열풍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등 여러 플랫폼과 함께 더욱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서 기존 중 장편 콘텐츠에 더불어 정식 분야로 선정되어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금은 총 21억 5,000만원 규모로 작품당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약 4,000만원이 늘어난 1억 9,000만원이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현대사회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짧은 시간에 사로잡기 위한 숏폼 시장의 성장은 불가피하다.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Z세대가 사회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소셜 미디어 뿐 아니라 기업의 광고와 마케팅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라며 숏폼의 지속적 확장과 변화를 예고했다. 


숏폼 선두주자 틱톡은 보기에도 쉽고 만들기도 쉬운 철저한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이다. 전 세계 음원과 패션, 스포츠, 댕냥댕냥과 같은 카테고리 사운드를 제공하여 틱톡커의 적극적인 숏폼 생산을 돕는다. 게다가 여러 기업과의 업무 협약을 체결해 숏폼 콘텐츠를 생상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숏폼 후발주자로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가 있다. 쇼츠는 유튜브 인앱에 내장된 기능으로 하단 메뉴바에 쇼츠 전용 탭을 추가하여 적극적인 업로드를 유도하고 있으며 유튜브 영상의 예고편 혹은 하이라이트를 모은 클립이 많은 조회 수로 인기를 얻고 있다. 본편 영상이 다소 길게 느껴지는 유저들에게 짧은 스토리로 강렬한 인상을 주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소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또한 릴스를 하단 탭 메뉴에 추가하였고, MZ세대는 서로 팔로우하고 있는 계정이 아니더라도 k-pop, 힙합 스포츠와 같은 공통된 취미로 하나되어 새로운 관계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며 즐기고 있다.


Wanna see something funny? Fast Laughs!


이러한 숏폼 트렌드에 넷플릭스도 합류했다.

넷플릭스는 직접 선정한 코미디 요소를 30초 가량으로 요약해 클립 영상으로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Fast Laughs' 서비스를 영어권 국가 위주로 시범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하단 네비게이션 메뉴에서 패스트래프 탭을 터치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스크롤을 통해 클립을 '나중에 볼 작품' 리스트에 추가할지도 결정할 수 있다. 세로로 스와이프할 수 있는 전체 화면 비디오 형태에 이용자가 클립 영상에 대한 반응도 표시할 수 있으며,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으로 해당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아직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서비스이지만, 만약 해당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나의 넷플릭스 병은 치유되었을지도 모른다.



넷플릭스 병 때문에 시간만 날리는 밤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어떤 영상을 봐야할지 고르다 시간만 보내는 넷플릭스병을 겪어봤을 것이다. 볼 것이 많지만, 막상 보려면 볼 것이 없다. 여기에 더불어 국내외 OTT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숏폼 영상 Fast Laughs는 최적의 서비스였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영상의 대부분은 넉넉한 시간을 요구하는 롱폼 형식인데, 패스트래프는 숏폼 영상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역할을 했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이용자들이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용자 이탈을 막았다.



앞으로 넷플릭스는: #패스트래프챌린지


지금까지 언급한 숏폼의 특징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숏폼의 중추가 되는 콘텐츠가 있다. 바로 '챌린지'다. 

제작과 공유의 용이성도 숏폼 콘텐츠 보급에 한 몫 했다. 숏폼 콘텐츠는 분량과 내용의 제약이 적어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없이도 촬영 및 편집이 가능하다.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까지 하여 터치 한번으로 쉽게 업로드하는 숏폼 챌린지가 유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Z 세대로 지칭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콘텐츠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으로 만들고, 재생산하고, 변형하는 전파자가 되고자 한다"라며 콘텐츠의 생산과 변형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핵심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각종 기업, 기관, 연예인들은 잠재적 구매력을 갖춘 MZ 세대를 포섭하기 위해 틱톡을 통한 각종 챌린지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또한 이런 숏폼 콘텐츠의 특징을 활용하여 이용자들이 직접 패스트래프와 관련된 자신의 영상을 찍고 편집하여 업로드 할 수 있게 한다면, 그러한 챌린지에 더 많은 이용자들이 열광할 것이다. 넷플릭스 작품 챌린지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 이용자들이 작품 선정을 쉽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입소문을 통한 작품 홍보까지 나아갈 수 있다.

오징어게임이 등장하여 유행할 당시, 틱톡과 릴스에는 #오겜달고나챌린지 #오겜딱지치기챌린지 등이 성행했다. 만약 넷플릭스 내에 패스트래프 챌린지가 있었다면 많은 이용자들이 해당 챌린지를 넷플릭스 안에서 진행하고, 이로 인해 또 새로운 유입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올리는 패스트래프 영상은 본 영상을 숏폼 형식으로 편집하는 것이지만, #오겜달고나챌린지 처럼 이용자들이 넷플릭스와 관련된 영상을 자유롭게 찍고 편집하여 올릴 수 있도록 한다면 이용자들이 소비자에서 머물지 않고 능동적으로 영상을 만들고 재생산하고 전파하는 변형자가 될 수 있고, 이는 넷플릭스에 대한 몰입감 또한 높일 수 있다.

다만 패스트래프 챌린지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넷플릭스 측에서의 가이드라인이 중요할 것이다. 정말 넷플릭스와 관련된 챌린지를 올리는 것이 맞는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에 어긋나는 영상을 올리지는 않는지를 효과적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후에 챌린지를 도입해야 모든 유저들이 쾌적하게 챌린지를 진행할 수 있다.


패스트래프는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서비스지만, 하루빨리 도입되어 넷플릭스를 더 다채롭게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연세대 경영 황정아

jenniferh70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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