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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의 도래, OTT는 어디로 갈까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2기 남수빈



OTT 산업, 코로나를 만나다

 OTT, Over The Top은 기존의 TV 셋톱박스 없이도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보편적으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의 구독형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시장은 점점 성장하게 되었고, 2019년 지상파 3사까지도 ‘웨이브’를 통해 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2019년 OTT 이용률은 2018년 대비 9.3%p 증가한 수치인 52.0%를 기록했다. 다음 해인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의 거리두기 정책까지 시행되며, 대중의 전반적인 생활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사람들의 생활 배경이 완전히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출처: ICT데이터사이언스연구본부


  실제로 ICT데이터사이언스연구본부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송/OTT  시청 시간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2%를 상회했다. 그에 반해 시청 시간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그쳤다. 이렇듯 코로나를 만나고 대중의 미디어 이용은 그 양상 자체가 변화하게 되었다. 이를 증명하듯 2020년 OTT 이용률은 전년 대비 14.3%p 증가한 66.3%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이용률 성장률이 1.5배를 상회할 만큼 산업 전반이 급성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서비스별 이용률 중 국내 OTT 시장을 대표하는 넷플릭스의 2020년 이용률은 16.3%로 전년의 4.9%에 비해 급격히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상의 변화는 미디어 소비뿐만 아니라 미디어 공급의 측면에서도 확인된다. 배급사들이 팬데믹의 영향을 고려해 극장 개봉을 취소하고 OTT 공개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냥의 시간>이나 <승리호>가 그 대표적 예이다.



엔데믹의 도래, 코로나의 수혜가 사라진 OTT

 

  문제는, 코로나 기간 동안 OTT 산업이 누렸던 급성장의 영광이 엔데믹을 만나 막을 내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위의 [그림]과 같이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되었고, 넷플릭스의 경우 역성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에는, 우선, 엔데믹이 시작되고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생활이 코로나 이전과 같은 정상궤도로 복귀된 영향이 크다. 거리두기 해제 후 각 업종의 고객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CGV나 메가박스 등으로 대표되는 영화 업종이 86.2%를 기록하였다. 실질적인 코로나 종식 이후 영화 산업의 고객 증가율이 상당했음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회복세에 들어간 영화 산업과는 대조적으로 OTT 산업은 하락세에 진입했다. 넷플릭스는 11년만에 처음으로 2022년 1분기에 유료 가입자 수의 감소를 기록했고, 일간 사용자 수(DAU)는 2022년 3월 1일부터 소폭으로 하향하기 시작했다. OTT 앱의 DAU가 감소하는 동안 주요 영화 앱들의 DAU는 증가하였고, 결과적으로 12.3배로 월등하게 앞섰던 넷플릭스의 DAU는 이제 CGV의 DAU의 4.9배에 그치게 되는 정도까지 오게 되었다. 



미래의 OTT는?


  그렇다면, 엔데믹 이후 OTT 산업은 어떻게 될까.

  우선 엔데믹에 따라 산업에 발생된 한계점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관과 같은 미디어 분야 내 경쟁사가 부활한 이상, 더는 코로나 특수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실외 활동 비중이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어가면서 미디어 소비 자체가 계속해 부진해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경기침체가 시작됨에 따라, OTT 요금에 부담을 느껴 여러 OTT를 동시에 꾸준히 구독하는 대신 매월 구독 OTT를 바꾸고 갈아타는 ‘메뚜기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업체를 불문하고 ‘구독자 붙잡기’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점차 강화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 OTT 산업의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미 미디어 시장은 과거와 달리 OTT 친화적으로 재편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티빙 관계자는 “이미 익숙해지고 습관화된 미디어 소비 형태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왓챠 관계자는 “시장 방향성 자체는 모바일/영상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미디어 업계 자체에서도 이미 구조적 재편이 시작되었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료 방송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주로 OTT)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일컫는 ‘코드 커팅’에 대한 논의가 지배적이게 되었다는 실정이 이를 방증한다.

 뿐만 아니라, 적절한 타개책의 마련이 병행된다면 OTT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판단된다. 모바일친화와 같이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되는 OTT만의 특성과 관련하여 고객 경험을 다양화하고 그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나, 각 업체들의 자체콘텐츠 발전 및 활성화 등이 우선적인 타개책으로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코로나를 둘러싼 OTT 산업의 현황과 엔데믹 이후 산업의 전망에 대해 논해보았다. OTT 산업에 있어 성장세 둔화는 분명 지속될 한계점이지만, 이미 미디어 시장이 OTT 친화적으로 재편된 경향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절한 타개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굿바이, 마스크!”가 이루어진 이후 실제 OTT 업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경영 남수빈

sbnam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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