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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게 진짜 되는거야?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3기 이학민


 코로나 19사태가 완화되고 사람들이 다시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비대면에서 대면 문화로 다시 회귀하면서 도로 위에는 출퇴근이나 등하교, 데이트, 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인해 자동차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사회가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다시금 세계 곳곳에서는 교통 체증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답답함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하늘로 날아서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1990년에 개봉한 미국의 SF영화 ‘백투더퓨처’ 를 보면, 미래의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당시로서는 미래인 21세기의 사람들은 플라잉카를 타고 다닐 것이라고 상상한 것이다. 이렇게 영화 속으로만 가능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과연 현대의 기술력으로는 실현할 수 있을까?

그림1. SF영화에서 등장하는 플라잉카(Flying Car), 백투더퓨처(1990)


 분명, 혁신이 필요한 지점이다. 혁신이란, 문제를 새롭게 해결하여 세상에 긍정적 임팩트를 남기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상용화되는 단계까지 마주쳐야 할 수 많은 문제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새롭게 해결하는 일은 플라잉카의 개발과 같이 신기술이나 신제품의 발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도 결국 혁신이다. 또한, 플라잉카와 같이 아직까지 인류가 개척하지 못한 신기술의 영역에서는 도대체 발생할 문제가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여 세상에 긍정적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데 기여하는 일련의 활동 즉, 혁신을 대비하는 것도 혁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국내 상용화를 위해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이 문제를 누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우선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신기술의 도입 과정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해하고, 관련하여 카카오 모빌리티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하늘을 나는 택시, UAM (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교통)


 ‘도심항공교통(이하 UAM)’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더불어 현재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다.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의 여러 기술 선진 국가에서는 UAM에 대해 많은 투자와 R&D를 진행해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마크(IMARC) 그룹이 발간한 22년 4월 보고서에서는 2027년 글로벌 에어택시 시장 규모를 23억2680만 달러(한화 약 3조 2430억원), 연 평균 성장률을 19.6%로 전망했다. 항공기술의 최선두에 있는 미국은 이미 기계 제작과 검증, 항공 교통 인프라 구축, 관련 법안 및 표준화된 운영 방안 등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2024년 내에 실제 상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사가 개발한 5인승 eVTOL(전동 수직 이착륙기)는 한 번 충전으로 241km를 운행하고, 최대 시속이 322km에 달한다. 해당 기체는 현재 시범운행을 통해 정부의 안정성 검증을 마친 상태이고, 미 연방항공국의 생산 인증 및 승인이 떨어지면, 상용화 기체로 활용될 예정이다.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社가 개발한 UAM 시제품 모델 'S4'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UAM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우리나라도 UAM 기술력 확보와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도심에서 운용 가능하고 안전한 UAM 기체 제작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체 자체보다도 다양한 기반 시설과 정보통신 기술, 서비스 인프라 등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래 그림과 같이 UAM 산업의 가치 사슬에는 기체 제조사, 인프라 사업자, 정부, 공공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출처 : SK Telecom

 우리 나라는 이러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국토 교통부에서 K-UAM 교통체계 구조를 확립하고, 7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9년부터 35개의 유망한 기업들이 ‘K-UAM 그랜드첼린지’ 사업을 정부와 기업이 협업하여 진행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이미 상용화 직전까지 도달하여 안정성 검증이 완료된 미국의 교통 체계를 거의 그대로 수용하여 도입된 체계이다.

K-UAM 교통체계 구조( 출처 : 국토교통부)
UAM Architecture (출처 : 미 연방항공국 FAA )

 UAM Architecture 구조는 기존 교통체계에 비해 복잡한 구조를 지닌다.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간의 실시간 정보통신이 요구되고, 2차원 교통체계에 비해 더욱 많은 정보들(날씨, 건물 높이, 항공기 비행정보, 비행금지구역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UAM Architecture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는 하단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s://www.faa.gov/sites/faa.gov/files/Urban%20Air%20Mobility%20%28UAM%29%20Concept%20of%20Operations%202.0_0.pdf)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UTM이다. ‘UTM(UAS Traffic Management :UAS 교통관리체계)’은 UAS(Unmanned Aircraft System : 무인항공시스템)을 관리하는 체계로, 실시간으로 기체를 인식하여 항로를 설정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관리 체계이다. 쉽게 말해, 무인항공기를 위한 교통체계인 것이다. 그리고, UAM Architecture는 UTM의 운용방식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다. 여기서, K-UAM 구조는 미국의 UAM 구조를 차용하였지만, 정작 미국 UAM의 뼈대가 되는 UTM기반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한국의 지형과 기후환경에 맞는 UTM기반과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용화에 있어서 항로 안정성 확인의 문제와 돌발 상황 등 무인 비행을 통한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 시뮬레이션을 통한 인사이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한 시뮬레이션이 대안으로 제시한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의 세계를 디지털 세계에 그대로 투영하여 현실 세계를 데이터화하고, 각종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의미한다. 현재 독일의 지멘스를 비롯한 제조 기업에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생산 공정을 설계 및 개선하고, 불량품 검출 감소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현황이다. 의료 산업에서도 환자의 신체를 스캔하여 디지털 공간에 3D로 투영하여 약효를 시뮬레이션하거나, 처방 효과 및 의료인 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활발한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UAM에 적용하여 현실 세계를 정밀한 3D 지도로 만들어 낸다면 현실에서 실제로 수행하기 어려운 각종 실험들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날씨나 장애물 등 예측이 어려운 변수에 대한 위험도를 체크하거나, 인지하기 못했던 다양한 돌발상황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설정한 항로계획이 실제로 수행되었을 때의 애로사항은 없는지,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를 정밀하게 반영한 3D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2차원 지도에서 건물이나 각종 지형지물의 높이 정보를 추가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지도는 UAM에 적합한 정보를 얻어내기 힘든 형태로 제작이 되어 있기 때문에,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해서는 복합한 정보 수집 및 가공 과정 혹은 새롭게 지도를 제작할 것이 요구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디지털 트윈


 대부분의 지도제작 업체는 디지털 지도를 제작할 때 지도별 제작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와 정확도를 담기 위해 따로따로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지도를 구축할 때마다 비용과 인력이 가산되게 된다. 앞서 언급한 정밀한 3D 지도의 경우 그 영향이 배가될 것이다.   

디지털 지도 구분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리포트)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독특한 방식으로 지도를 제작한다. 하나의 원천데이터를 통해 각 지도 별 필요한 정보와 정확도를 추출하고 변형하여 목적에 따른 지도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이 활용하는 원천데이터는 점군데이터(Point Cloud Data)이다. 센서를 통해 현실의 도로, 건물, 차선 정보를 ‘점(Point)’으로 디지털 상에 기록하게 된다. 센서로는 자체 개발한 MMS(Mobile Mapping System) 장비인 아르고스와 아르고스 에어를 현재 운용중인 카카오 택시 등 자사 서비스를 활용해 차량에 부착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해당 센서는 카카오가 구축하고자 하는 점군데이터를 직접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지도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른 지도 제작 업체와의 차이를 보인다.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리포트)


 카카오 모빌리티의 지도 제작 방식의 강점은 이러한 점군 원천 데이터에 기반하여 목적에 따라 데이터를 유연하게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목적에 따른 여러 지도들을 따로따로 생산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쏙쏙 뽑아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지도 제작 방식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도화하는 과정에서 수작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 모빌리티는 데이터 수집과 도화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자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정확도가 높은 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HD Map 제작과정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리포트)



디지털 트윈과 UAM


UAM관리를 위한 3D 디지털 트윈 지도에는 다양한 데이터가 담겨야 한다. 실시간 날씨 정보와, 운행 정보,  3차원 높이가 반영된 건물 등 지형지물의 정확한 실시간 데이터가 필요하다. 기존의 지도 제작 방식으로는 이러한 데이터를 반영하고,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데이터 가공의 단계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원천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카카오의 3차원 데이터는 데이터 가공의 유연성을 보장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즉, 디지털 트윈을 통해 한국의 UAM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카카오만의 시너지


 그렇다면, 앞에서 언급한 원천(점군) 데이터 기반의 지도제작은 카카오만 할 수 있는 일인가? 이러한 독특한 지도 제작 방식은 UAM과 관련한 직접적인 효용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카카오만이 낼 수 있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존재한다. 우선, 데이터 수집의 첫 번째 단계는 어쩔 수 없이 센서를 달고 직접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이후 사진을 점 데이터로 변환하고, 종합하여 지도제작에 필요한 디지털 형태로 가공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즉, 점군데이터 기반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차량이 센서를 붙이고, 오랜 시간 동안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차량이 이런 노고를 감당해 줄 것인가?


 카카오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택시'에서 찾았다. 카카오T는 국내 택시 플랫폼으로써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2021년 8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 중 92.8%가 카카오T를 이용중이다. 그래서 카카오는 이들을 활용하여 데이터 수집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또한 UAM 상용화의 첫번째 단계에서는 고정형 항로 중심으로 ‘택시' 형태로 운용 된다. 이때에도 카카오의 지역,경로별 수요공급 데이터와 교통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버티포트 입지 선정 과정에서 굉장히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점군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지도 제작 방식은 UAM 뿐만아니라 차세대 모빌리티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의 영역에서도 매우 큰 이펙트를 남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미래 모빌리티의 상용화에 있어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들을 계획 및 추진 중에 있다. 이들이 고려한 문제는 UAM 뿐만아니라 자율주행까지, 즉 1타2피의 이펙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혁신을 준비하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이 된다.


 아직까지 시장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K- UAM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치열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K-UAM 컨소시엄에는 카카오와 SKT, 현대차, 한화시스템 등 35개 유망 기업이 참여중)

이 때, 원천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가공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독특한 지도 제작 방식과 카카오만의 시너지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UAM 시장에서 우리가 카카오를 유심히 지켜봐야할 이유가 된다. 


연세대 산업공학 이학민

cjylhml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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