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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을 도와줄 생성형 AI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4기 손유진


직무경험과 취업 준비생


    최근 취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직무’이다. 인크루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의 90%가 이력서 검토 시 ‘직무경험’을 가장 중요한 평가대상으로 선택했다. 기업이 지원자의 직무 경험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채용 형태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기에는 회사에서 일할 사람이 많이 필요했고, 공개채용을 통해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인건비 부담 또한 높아지며 공개채용보다는 수시채용으로 직원을 선발하는 기업이 증가했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의 인원만을 선발하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필요에 따라 채용을 실시하다보니 당장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게 된다.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 경력에 대한 중요도가 이전보다 강조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처음 취업을 준비하는 사회 초년생과 청년층이 직무를 경험해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청년 취업 준비생은 구직 과정에서 경험과 경력이 부족한 것을 어려움으로 꼽으며, 구직 활동 시 ‘직무 경험 및 경력 개발의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최근 전체 연령대의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청년층의 고용률은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취업 준비생은 직무 경험을 원하지만,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회사에서는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원한다. 취업 준비생과 기업 사이의 이해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출처: 코멘토 페이스북

  이러한 취업 준비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무 교육을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 ‘시작하는 사람들의 커리어 커뮤니티’를 슬로건으로 가지는 코멘토는 ‘실질적인’, ‘다양한’, ‘신뢰할 수 있는’을 가치로 내세우며 직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2019년 플랫폼에서 교육 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현재는 취업 준비생과 주니어 직장인을 위한 커뮤니티와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직무부트캠프를 주요 서비스로 가지고 있다. 코멘토는 취업을 위한 경험과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던 청년들의 수요를 충족해주며 2022년 매출 3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0월을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수는 140만명을 넘겼으며, 현재까지 6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코멘토의 직무 교육 서비스는 크게 직무부트캠프와 가상회사 인턴십으로 나눌 수 있다. 직무부트캠프는 수강자가 현직자인 멘토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며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얻어갈 수 있는 형태이다. 가상회사 인턴십은 참가자들이 가상 회사 속에서 역할을 부여 받고,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며 업무를 경험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구직자들은 현직자의 이야기를 듣고,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내부의 자본이나 자산을 고려한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회사에서 업무를 하게 되면 수행한 결과물의 실현 가능성 측면이 중요하게 여겨질 것인데,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결과물을 내기 어렵다.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의 직무 경험이 이후 구직 활동에 있어서 얼마나 유의미하게 작용할지도 미지수이다. 회사에서 ‘직무 경험’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데에는 실제 과업 수행 여부도 중요하지만, 타인과 상호작용을 잘 해왔는지, 팀 내에서 잘 융화될 수 있는 인재인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기존의 직무부트캠프나 가상회사 인턴십 과정은 구직자가 직무경험을 하는 데에 있어서 아쉬움이 발생할 수 있다.

 

출처: Pixabay

취업 준비생에게 더 좋은 직무 경험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방법이 없을까?

현실감 있는 직무 경험을 위한 기술을 고민하다가 생성형AI를 떠올리게 되었다. 

생성형 AI를 통해 가상 회사를 만들어낸다면  보다 구체적인 가상회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빠르고 다양하게, 생성형 AI


  AI는 학습, 추론, 감각, 자율적인 행동 등 그동안 사람이 해왔던 능력과 행동을 기계가 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터 과학의 한 분야이다. AI를 사용하면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일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고, 인간의 언어를 인식해서 사람과 대화를 하는 챗봇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서 학습하고 훈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람이 어릴 때부터 반복학습을 통해서 글자를 배우고,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별할 수 있게 된 것 처럼, 컴퓨터도 학습을 통해서 지식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다. 기계가 스스로 지능을 가진 것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과정과 관련된 기술을 머신러닝이라고 한다. 머신러닝의 모델은 학습을 지속할 수록 그 정확도가 높아지며, 방대한 양의 자료와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모델을 위해서는 초기 학습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머신러닝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딥러닝이라는 개념이다. 딥러닝은 인간의 뇌를 닮은 인공 신경망을 통해 더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학습을 위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머신러닝과 달리, 알고리즘이 스스로 개체들의 특성을 학습하고 그에 따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술인 것이다. AI 기술 중에서도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딥러닝 분야에서, 판단을 넘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기술을 가진 것이 생성형 AI이라고 할 수 있다. 


  Chat GPT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온 생성형 AI는 전에 없던 것을 생성해낼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의 자료를 학습하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른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한다. 사람보다 빠르고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생성형 AI는 검색엔진과 요약 기능을 넘어서 음악과 이미지를 생성하기도, 소설을 작성하기도 한다. 특히 머신러닝 모델을 트레이닝하고 테스트 하기 위한 가상의 데이터셋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기술과 데이터셋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접목시키면 가상의 세계관 속에서 회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자체 캡처

  실제로 ChatGPT에게 ‘현실적인 F&B 회사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싶어’ 라고 입력하자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고, 식물성 상품을 기획하는 등의 경영활동을 하는 회사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주었다. 매출 성장의 이유를 묻자, ‘효율적 운영’, ‘마케팅 및 브랜딩’, ‘시장 확대’ 등을 언급했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내용이지만 사회 경제적 트렌드에 맞춘 회사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낸 것이다. 위의 내용은 아주 단순한 예시이지만, 구체적으로 명령어를 집어넣으면 더욱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성형 AI 모델을 이용한다면 가상 회사의 자산과 자본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할 수도 있고, 가상으로 재무제표 전체를 생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성형 AI로 실감나는 직무 경험을


  위와 같이,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가상 세계관을 구축한다면 그 안에서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도 용이해질 것이다. 인사팀 직무에 해당하는 가상 시나리오를 제작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AI를 통해 현재 회사의 상황과 직원이 필요한 부서 구성원에 대한 시나리오를 설정할 수 있다. 가상의 회사의 직원 수와, 심지어는 각 직원의 성격에 대한 시나리오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어진 상황 속에서 직무교육에 참여한 수강자는 가상 회사의 목표에 맞는 채용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사람이 상황을 설정하는 것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욱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할 수 있다. 기존의 가상회사 프로그램보다 더 실감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 멘토의 입장에서도, 구체적인 상황이 주어진다면 더욱 양질의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코멘토에 적용된다면, 사람보다 더 많은 양의 가상 회사 시나리오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 AI는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생성하기 때문에 충분히 현실적인 가상회사 시나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군과 직무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 많은 범위를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하고 많은 양의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코멘토가 제공하고자 했던 ‘실질적’이고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른 회사에 비해서 더 많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강의의 A부터 Z까지를 모두 멘토가 설정했어야 하는 이전과 달리, 코멘토가 생성형 AI를 통한 시나리오를 제공해준다면 강의 구성에 관한 사람 멘토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를 사용해서 피드백을 제공할 수도 있다. 자연어 처리 모델을 이용해서 소비자가 제출한 과제 내용을 파악하고,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제에서 부족한 내용을 파악하고, 이야기해줄 수도 있다. AI가 부족한 내용을 분석하여, 해당 부분을 더 연습할 수 있는 새로운 과제를 내어줄수도 있다. 



한계점은 있다, 그럼에도


  다만 생성형AI로 생성한 시나리오를 직무교육에 적용하는 것에도 한계점이 존재한다. 생성형AI가 무언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학습’이라는 단계가 필수적이다. 어떤 데이터로 학습을 시켰을 때 이 AI가 현실감 높은 시나리오와 데이터를 출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코멘토가 운영하는 직무부트캠프와 가상회사 인턴십 과정은 실제로 일을 통해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닌 ‘교육’의 목적이기 때문에 수강자들에게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어야 한다. AI를 통해 많은 양의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생성형 AI가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수강자들이 AI보다는 현직자의 피드백을 받고 싶어할 가능성 또한 높다. 단순히 과제에 대한 채점을 바라는 것이 아닌, 현직자의 경험에 따른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 수강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서비스는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로 회사에서 직무경험을 한 다른 지원자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각각의 직무와 산업군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초기 취업 준비생에게는 이러한 교육 콘텐츠가 도움이 될 것이다. AI를 이용해 개인화된 피드백과 과제를 제공함으로써 구직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코멘토에게는 타 기업에 비해 다양한 양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이점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제와 유사한 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경험들이 모여 본인이 가고 싶은 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상상이 많이 포함된 글이다. 취업에 고민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서비스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결과물이다. 부족한 상상력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새로운 진로를 찾는 사람들에게 고민의 무게를 덜어줄 서비스가 진정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연세대 창의기술경영 손유진

yujin_s@yonsei.ac.kr  



참고자료


인크루트, ‘서류 검토 시 중요하게 보는 것’ 설문조사, 2023

중소기업중앙회, 청년 일자리 인식 실태조사, 2021

고용노동부, 청년 일자리 인식조사, 2022

조선비즈, “[인터뷰] 140만명이 입사 전 직무 경험… “커리어에 도움주는 게 목표”,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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