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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 민영방송 SBS의 생존 전략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6기 이서연


지상파 3사 중, SBS의 장기적 생존전략에 관심을 가지다


 일반적으로 지상파 3사를 묻는다면 KBS, MBC, SBS를 동시에 떠올린다. 공영방송으로 출발한 KBS, MBC와 달리 SBS는 민영방송으로서 대표적인 지상파 3사 방송사 중에서도 독특한 지위를 가진다. 그 차이는 방송사의 소유와 운영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KBS는 국가 소유 공영방송으로, 국민이 납부하는 수신료가 전체 재원의 약 40%에 해당한다. MBC의 경우, 공익재단이 70%의 지분을 가진 준공영방송으로 운영되고 있다. MBC의 공익재단은 ‘방송문화진흥회’로, 공적 책임 실현과 방송문화 진흥 및 공공복지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이에 반해, SBS는 공영방송 중심이었던 한국 방송계에 민영 방송의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1990년 11월 14일 민영 방송사로 설립되었다.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상장한 SBS는 순수 민영 상업방송으로, 태영 그룹 계열의 SBS미디어홀딩스 산하 방송사로 자리잡는다. 정부나 공익 재단의 소유가 아니기에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상업적 성격을 가지고, 수익 창출과 주주 이익 극대화를 우선하는 경영전략을 갖는다. 따라서, 타 공영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고 및 상업적 콘텐츠에 더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는 방송법에 따라, 비지상파 방송에 비해 공익성과 공정성을 엄격히 요구받는다.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 시에 공표한 '건강한 방송, 건강한 사회'를 방송 지표를 지키고자 사회에 기여하고 있으며, 재허가 심사 통과를 위해서 세전 이익 15%를 공익재단에 출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하여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고, 방송사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비슷하고도 다른 지상파 3사에서 독특한 지위를 가진 SBS는, 미디어 환경의 새 시대 전환으로 나타난 변화에서 자사만의 장기적 전략으로 수익 창출을 통해 생존해야 한다. 본 기사를 통해 SBS의 과거와 달라진 현재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10년 후에도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방송국은 독점적 지위를 잃고 심화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과거에는 거대 자본을 소유한 기업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일방향적으로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전파 자원의 희소성과 높은 제도적 진입 장벽으로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관련 산업군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곧 독점적 시청률로 이어져 높은 광고 단가, 기업의 광고 집행 집중으로 광고 수익을 독점하며 안정적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등장, 스마트폰과 PC 등을 이용한 OTT 서비스의 등장, 숏폼 플랫폼 등 멀티 플랫폼 환경이 도래하였다. 약 10년 간 미디어 및 콘텐츠 환경은 급변했으며, 이로 나타나는 변화는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다차원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따라서, 수십 년 간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방송사업자가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을 포기하고 사양산업이 될까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존 TV 시청자와 방송광고주를 둔 방송 채널 사이 경쟁을 넘어,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든 유형의 플랫폼 및 채널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서 OTT의 영향력 확대를 발표하며 방송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기존의 방송서비스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이제는 방송사업자만이 경쟁자가 아니라 모든 매체가 이용자의 가용시간과 광고주의 한정된 예산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1] 결론적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경쟁이 확장 및 심화되어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과거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였고, 변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멀티 플랫폼 환경이 도래하자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되다


10년, 지상파방송 시장의 변화와 진단 : 매출과 프로그램 비용의 변화를 중심으로 / 방송문화 2024년 봄호 / 김유정

 위 표는 지상파방송의 매출 항목별 변화를 보여준다. (2013년~2022년)

지난 10년 동안의 지상파방송의 매출 구조에서 가장 큰 변화는 ‘광고 매출액’이다. 앞서 변화한 멀티 플랫폼 환경에서 광고주의 예산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 대해 서술하였듯, 경쟁의 심화가 현실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2013년 53.5%에서 2022년 29.5%로 줄어들며,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얼마나 축소하였는지, 경쟁에서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 정도를 수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한편, ‘광고 매출액’의 감소분을 채운 것은 ‘프로그램 판매 매출’과 ‘재송신 매출액’이다. 2013년 5,373억 원을 기록했던 프로그램 판매 매출은 10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며, 2022년 1조 원을 넘어섰고 방송사업매출에서의 비중도 광고 매출과 비슷한 수준인 26.9%로 늘었다. 재송신 매출액 역시도, 매출액과 비중을 모두 늘려가며 프로그램 경쟁력이 해당 산업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매출 비중이 기존 광고에서 프로그램의 경쟁력으로 옮겨가며,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2]



변화하는 환경 속 SBS의 이렇게 대응했다


 그렇다면, SBS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을까?

 SBS의 대표적인 수익원은 광고수익과 사업수익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광고수익은 시청률과 연동되는 가장 기본적인 매출이다.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TV, 라디오 등 광고수익과 PPL, 상품 협찬, 캠페인 및 새롭게 도입된 PCM(중간광고) 역시도 포함된다.

방송통신위원회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 한국기자협회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액은 KBS-MBC-SBS 순서대로 1967억, 2028억, 2900억원으로 2014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매체별 광고 증감 현황에서 지상파 3사 중, 가장 소폭 감소하고 있으며, 선방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 이유로, SBS는 타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2049 세대를 타겟 시청자층으로 프라임타임 점유율을 확보하여 광고 수익의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가 분석에 따르면, SBS는 4년 연속 드라마 평균 시청률 1위, 2049 시청률 또한 SBS가 3.2%로 전 채널(방송사업자) 중 유일하게 3%를 돌파하고 1위를 차지하며, 드라마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홈페이지 공시 SBS IR 자료


 두 번째, 사업수익은 기본적으로 콘텐츠의 국내외 유통과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이다. 콘텐츠 2차 수익의 성격으로 계열사 로열티, 재전송수익, 문화사업, 중계권 재판매 등으로 구성된다.

홈페이지 공시 SBS IR 자료

 위 그래프는 광고 매출 비중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광고수익을 줄이고 사업수익을 늘리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준다. SBS는 연간 성장성과 영업이익 기여율이 큰 사업수익과 관련하여 신규 플랫폼과 신규 시장에서 계속해서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SBS는 KBS, MBC 방송사에 비해 광고수익의 경쟁력을 가져, 비교적 높은 광고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다. 수익구조 측면에서도 체질 개선을 이루어 사업수익에 비중을 둔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구축하였다. 그러나, 멀티 플랫폼 환경에서는 타 지상파 방송에 비해 우위를 가지거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생존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SBS의 장기적 생존전략을 제안한다


 가장 큰 틀에서 제안하는 것은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비용 축소나 수익 확보를 떠나서, ‘방송국’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Objective)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솧국에서 벗어나는 것은 단순히 송출을 통해 보여지는 것들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은 기존에 SBS가 가진 저작권과 문화 콘텐츠를 200%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콘텐츠는 계속해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콘텐츠 기업의 측면에서, SBS는 구매력이 크고 트렌디한 2049 시청자 점유에 있어 비교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해당 요소를 SBS의 사업 확장 및 프로그램 매출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거시적인 콘텐츠 기업의 측면에서 장기적 생존 및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유튜브 등 멀티 플랫폼에서 SBS는 기존의 콘텐츠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 1990년 개국 이래 SBS는 엄청난 콘텐츠 데이터를 확보하였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례로, 1998년에서 2000년까지 방영된 순풍산부인과의 인기 에피소드 유튜브 조회수는 672만 회를 달성하고 있다. 과거 레트로 열풍과 추억을 공유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춘 것이다. 종영 후 수십 년이 된 컨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콘텐츠 기업의 큰 역량이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상파 3사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기회이며, 이를 활용하여 사업수익 강화를 전략에 포함할 수 있다.


 두 번째, SBS의 자회사인 글로벌 드라마 스튜디오, Studio S의 출범을 통해 해당 역량을 강화하고 송출만을 위한 제작이 아닌 제작사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SBS에겐 다양한 층위의 경쟁자가 존재한다. 방송사 SBS에게는 KBS, MBC를 비롯한 tvN, JTBC 등이 될 수 있고,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는 에이스토리, 래몽래인 등 제작사, 플랫폼사업자의 측면에서는 OTT가 될 수 있다. SBS는 집중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분야를 파악하여 리소스를 투자해야 한다. 


 크게 세 가지의 분야 중에서 SBS가 가장 높은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제작 측면이라고 판단하였다.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SBS 미래를 위해서는, 기존 방송사업자 경쟁자를 능가하는 차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며, 플랫폼 사업으로의 진입은 ROI 측면에서 옳지 않다. 현재 OTT 시장은 성숙단계에 진입하며 기존 플레이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시장 점유율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하여 가격 경쟁에 돌입하였다. 가까운 미래에는 오리지널 컨텐츠보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와 제작비를 공동부담하는 동시 방영 편수를 늘려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으며, 이는 SBS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OTT의 주 이용자가 20~40대임을 고려할 때, 기존 강세를 보이는 2049 드라마 콘텐츠 제작 능력에 리소스를 투자한다면 제작사적 측면에서 SBS의 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방송 산업의 재화인 콘텐츠는 투자비용이 콘텐츠로 직접 반영되어 질적 수준과 성과로 직결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수익과 매출 자체도 다음 기의 콘텐츠와 방송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개선된 수익 구조를 통해 이익을 확보함과 동시에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앞선 두 가지 전략을 통해 SBS의 수익구조를 탄탄하게 만든 후 예능 및 교양 등으로 확장하여 콘텐츠 기업의 몸집을 불려가야 할 것이다.



1 : 방송시장 환경 변화와 지상파 방송 부문의 위상 변동: 현황과 요인/ 방송문화연구 2016년/ 강준석

2 : 10년, 지상파방송 시장의 변화와 진단 : 매출과 프로그램 비용의 변화를 중심으로/ 방송문화 2024년 봄호 /김유정





연세대 경제학과 이서연

syeonii0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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