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5기 임단아
코로나 19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바디프로필 촬영 문화 등이 확산되며 이른바 ‘헬스’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났다. 헬스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관련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심 및 소비도 늘어났는데, 신한카드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 온라인 PT관련 매출은 2019년 상반기에 비해 373%, 스포츠 센터는 150% 증가했다고 한다. 플랜핏도 이러한 트렌드의 수혜를 입은 서비스 중 하나로, 운동 기록 및 루틴 추천에 특화된 서비스이다. 현재 국내외로 100만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이 기록한 운동일지의 수는 8000만개 이상에 달한다.
플랜핏은 ‘누구나 똑똑하게 운동하고 원하는 몸을 가질 수 있도록’이라는 비전을 내세운다. 이 비전 실현의 수단으로 플랜핏은 ‘개인화된 운동루틴 추천’을 설정했다. 실제로 플랜핏은 경쟁앱인 Fleek(플릭)과 Burn.fit(번핏) 등에 비해 ‘개인화’에 초점을 더 맞춘 루틴을 생성해준다.
‘개인화’된 운동루틴 추천과정은 크게 사용자 데이터 입력, 플랜핏 자체 데이터 활용, 개인화된 루틴 생성으로 이루어진다. 사용자는 최초 루틴 생성 전 본인의 운동 수준과 경력, 목적, 빈도와 운동 장소(헬스장)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후 플랜핏은 사용자의 정보와 비슷한 다른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초 루틴을 생성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사용자는 플랜핏이 제공한 루틴을 바탕으로 운동을 기록해나가고, 플랜핏은 AI를 활용하여 누적되는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개인화된 루틴을 제공한다.
플랜핏은 핵심 가치인 ‘개인화된 루틴 생성’ 외에도 코칭과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코칭 기능의 경우, 사용자가 플랜핏의 루틴에 따라 운동할 때 AI 코치가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다. 커뮤니티 기능은 댓글과 클럽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댓글은 특정 운동과 관련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능, 클럽은 본인이 관심 있는 운동 관련 주제에 대해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플랜핏은 이처럼 ‘개인화된 운동루틴 추천’이라는 핵심 기능과 코칭, 커뮤니티 등의 부가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비전을 이루고자 한다.
‘완벽한 운동앱’에 대한 기준은 사용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정의할 수 없지만, ‘완벽에 가까워 많은 사용자를 만족’시킨다면 이탈률이 낮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플랜핏은 ‘개인화된 루틴 추천’ 등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경쟁앱들에 비해 1.5배가량 높은 이탈률을 보인다는 점에서 ‘완벽에 가까워 많은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앱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사용자들은 플랜핏의 어떤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할까? 플랜핏 사용에 있어 어떤 부분에서 한계를 느낄까?
플랜핏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각각 개인화된 운동루틴의 완성도, 전달방식, 그리고 점차 감소하는 효용이다.
플랜핏이 한계를 보이는 첫번째 측면은 바로 개인화된 운동루틴의 완성도가 아직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동에 달린 댓글을 보면 사용자들이 AI가 지나치게 증량을 빠르게 한다던가, 근육의 피로도를 고려하지 않은 루틴 추천을 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플랜핏의 두번째 한계는 바로 개인화된 운동루틴의 전달방식에 있어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개인화된 운동루틴은 주로 운동 초심자들에게 소구되는 기능이다. 운동 초심자들의 경우 스스로 자극이 가해지는 부위 등을 고려하여 루틴을 짤 능력이 부족
하기 때문에 PT 등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의 도움에 큰 효용을 느낀다. 이들은 루틴 짜기 외에도 운동 수행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운동에 대한 지식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단순히 텍스트나 영상 등 일방향적인 도움으로는 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러한 이유로 직접 교정해줄 수 있는 PT 등 높은 수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현재 플랜핏은 ‘개인화된 운동루틴’을 사용자에게 전달할 때 간단한 영상과 사진, 그리고 텍스트를 사용하는데, 이는 운동 초심자에겐 부족하게,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에겐 당연하게 다가온다는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플랜핏의 세번째 한계는 바로 개인화된 운동루틴의 효용이 점차 감소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개인화된 운동루틴은 운동 초심자들에게 큰 효용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운동 초심자들의 운동 경력이 누적되면 개인화된 루틴이 제공해주는 효용은 점차 감소할 것이다. 특정 운동의 자세와 자극점을 알고, 플랜핏 이상의 전문성을 가진 영상 등을 보게 되면서 플랜핏이 없어도 본인에게 적합한 운동 루틴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들에게 플랜핏이 제공할 수 있는 효용은 운동 기록인데, 운동 기록을 할 수 있는 앱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굳이 플랜핏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진다. 심지어 플랜핏은 유료 플랜을 구독해야 확인할 수 있게 한 근육 피로도 등의 수치를 일부 경쟁앱들은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적합한 루틴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소비자에겐 플랜핏이 아닌 경쟁앱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
플랜핏이 현재 제시되는 한계를 극복하고 10년 뒤에도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플랜핏의 10년 뒤 생존방안을 고민하기 위해선 헬스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봐야 한다. 시장이 현재 어떠한지, 앞으로 시장을 구성하는 소비자와 기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살펴본 후 플랜핏의 액션플랜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헬스 시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선 시장을 구성하는 소비자와 경쟁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의 구성과 헬스 관련 서비스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인식을 통해 발현되는 행동양상을 먼저 살펴보고, 이러한 소비자의 특성에 경쟁사들은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소비자에 대한 정보는 2023 국민생활체육조사를 기반으로, 경쟁사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변화 양상에 대한 정보는 Kearny에서 발간한 2024년 1월 19일자 Kearny Insight를 기반으로 수집하였다.
2023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헬스 시장의 주요 구성원은 2030 남성이다. 이는 플랜핏의 주 사용자층과도 일치하는데, 마케팅 클라우드에 따르면 현재 플랜핏의 사용층은 20대 46.3%, 30대 20.7%로 2030이 ⅔ 가량을 차지한다. 이를 통해 앞서 짚고 넘어갔던 플랜핏의 한계 중 3번째 한계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 2030 남성이라는 제한된 사용자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동 초심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어느순간 한계에 달할 것이고, 그 순간이 오면 플랜핏의 개인화된 운동루틴 추천이 가지는 경쟁우위가 약화될 것이다. 시장 내에 플랜핏의 차별점에 큰 효용을 느끼는 사람인 운동 초심자의 비율이 너무나 작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플랜핏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만큼,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다른 방안이 필요해보인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소비자들이 헬스 관련 서비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다. Kearny Insight에 따르면 헬스의 상위분류에 있는 헬스케어 시장의 소비자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현재 계몽 단계에 있고, 앞으로 대세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한다. 계몽 단계는 데이터 분석 및 코칭에 대한 신뢰성이 증대되는 단계로, 이 단계에서 소비자는 생체 데이터 분석 및 개인 건강상태의 예측 및 확인 서비스를 사용한다. 이후엔 기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차별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높은 만족도를 느끼고 유료 서비스를 사용할 의향도 형성하게 된다. 마지막 대세화 단계에서 소비자는 종합적인 개인의 건강 및 라이프스타일을 관리하는 플랫폼을 사용하며 질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사용한다.
이처럼 소비자의 서비스에 대한 인식, 그리고 기대 수준은 기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고도화된다. 현재 고도화되는 기술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개인화인데, 개인화를 위해선 파편화된 데이터의 통합적 관리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두가지 요소를 성공적으로 가져간 서비스의 예시론 식단 코칭 서비스인 ‘Noom’이 있다. Noom은 전 세계에 있는 3000명의 휴먼코치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했고, 서비스 관련 데이터 뿐만 아니라 운동 종목별 활동량 및 소모 칼로리 기록 기능을 도입하여 파편화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자 했다.
플랜핏은 현재 개인화된 운동루틴 추천을 위해 사용자로부터 많은 운동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수면, 식사 등 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점이 직간접적으로 플랜핏의 1번째 한계인 개인화된 운동루틴의 완성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소비자들이 보이는 행동특성이다. 2023 국민생활체육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헬스 시장 소비자의 행동특성은 바로 강습 경험율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은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 중 일부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생활체육 관련 강습 경험자의 비율을 보여주는데, 수영의 경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골프와 테니스 등 최근 유행한 생활체육 종목들은 강습경험율이 증가한 반면 헬스는 강습경험자의 비율이 약 31.8% 가량 감소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유독 헬스의 강습 경험율만 감소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대체재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강력한 대체재는 다름 아닌 유튜브이다. 코로나 이전 유튜브 생태계에서 헬스는 일부 헬스 고관여자들만 관심있는 주제였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헬스 유튜브도 주류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운동 전문가들이 헬스 콘텐츠를 보급했고, 이러한 콘텐츠가 PT 수요의 일부를 흡수하면서 헬스의 강습 경험율이 감소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 지점은 플랜핏의 2번째 한계인 전달방식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플랜핏의 그래픽 영상 및 텍스트 설명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제공된다는 점은 플랜핏이 제공하는 ‘운동 방식 코칭’의 체감되는 효용을 상대적으로 작아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헬스 시장에서 플랜핏의 경쟁자라고 하기 위해선 좁게는 운동 기록 및 루틴 추천, 넓게는 건강 및 라이프스타일 추천을 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플랜핏의 경쟁자엔 빅테크 기업들도 포함된다. 이들은 의료부터 비의료까지 포괄하는 전체 헬스케어 시장에 접근하며,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은 플랜핏은 갖추지 못한 하드웨어 관련 역량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의 고도화되는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하고 있다.
애플은 종합적인 라이프 코칭을 위해 데이터 수집 - 분석 - 코칭/중개 등 라이프 코칭을 위한 모든 단계에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집의 경우 비전프로와 같은 AR기기를 통해 식음 데이터를 수집하여 기록 등에서 발생하는 허들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고 있으며, 분석의 경우 애플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한 신체 활동 데이터와 의료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DB를 구축하고 개인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자 하고있다. 코칭/중개의 경우 비전프로 등의 AR기기를 통해 라이프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애플 지도의 내비게이션 상에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광고 등을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구글도 애플과 비슷하게, 이미 보유한 채널을 활용하려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경우도 카카오 파스타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의료 및 비의료 분야에서 수익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은 압도적인 소프트웨어 역량, 그리고 자사에서 생산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 하드웨어를 통합하여 소비자들의 고도화되는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하고 있다.
소비자의 변화 및 경쟁자인 빅테크 기업의 방향성을 통해 우리는 10년 후 대한민국 헬스 시장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다. 소비자의 경우 Kearny Insight에서 제시한 대세화의 단계로 인식이 고도화됨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통합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것이고 시장엔 이러한 소비자의 고도화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현재, 그리고 앞으로 플랜핏이 제공할 수 있는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의 경우 비의료 분야에서 소비자의 고도화된 니즈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의료분야도 포괄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시도를 지속할 것이다. 단순 비의료 헬스 시장에선 고객층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확장성 측면에서 의료 분야와 결합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등장한 것이 카카오 헬스케어가 출시한 혈당관리앱 ‘파스타’이다. ‘파스타’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로 허가받은 앱과 개인용 체내 연속혈당 측정 센서를 조합하여 개인 건강 데이터 및 혈당 변화를 기록하는 서비스이다. 아직 식사, 운동, 복약, 인슐린 등의 데이터를 기록하면 리포트가 발행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비의료 헬스 시장의 운동 추천 등과 결합되면 리포트를 통해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랜핏은 자체적인 한계와 소비자의 헬스서비스에 대한 인식 및 행동 특성 변화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 그리고 훨씬 더 많은 자원을 가진 경쟁자 때문에 10년 후 생존이 불확실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플랜핏의 10년 후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은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2030 남성이라는 제한적인 고객층으로 구성된 헬스 시장에서 플랜핏은 시간이 갈수록 효용이 떨어지는 가치를 사용자들에게 제시한다.
사용자의 운동 및 데이터라는 제한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되어 앞으로 소비자의 니즈가 고도화됨에 따라 완성도 측면에서 통합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쟁자에 비해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휴대전화 앱이라는 특성 때문에 전달방식에 있어 텍스트 및 간단한 영상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플랜핏이 10년 후 생존하기 위해선 플랜핏만의 강점을 우선 살펴보아야 한다. 플랜핏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플랜핏의 강점은 다름아닌 ‘운동 기록 앱의 선구자로 자리잡아 획득할 수 있었던 사용자의 운동 데이터’이다.
플랜핏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어떠한 신체적 특징(나이, 성별, 몸무게 등)]을 가진 사용자가 [어떠한 운동루틴]으로 운동했을 때, [어떤 성장]을 보여줬다.”
플랜핏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운동루틴을 추천했었다.
앞으로 플랜핏에게 놓인 선택지는 2가지로 보인다.
첫번째 선택지는 수면, 식음 등의 데이터가 통합된 데이터를 함께 수집하여 개인화된 운동루틴 추천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수면, 식음, 운동 데이터와 사용자가 수기로 기록할 수 있는 체성분 데이터가 통합된다면 매일의 객관적인 컨디션까지 반영된 초개인화된 운동루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선택지는 플랜핏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헬스의 상위범주인 헬스케어 시장 내 다른 Player와 협업하는 것이다. 앞서 10년 후 대한민국의 헬스 시장 변화에서 예상했듯이 앞으로 플랜핏이 몸담고 있는 헬스시장은 높은 수준의 개인화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Player가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플랜핏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플랜핏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기존 헬스시장 내 Player인 헬스장 및 트레이너와 협업하는 형태로 헬스시장 내에서 경쟁하고자 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협업 형태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경쟁사 중 하나인 플릭의 ‘트레이너’ 기능을 참고했을 때, 회원의 수업 관리 등을 플랜핏 앱을 통해 하려는 것으로 추측된다.
헬스장 및 트레이너는 회원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에 이미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해당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플랜핏은 2030 남성 외에 회원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고, ‘개인화’ 수준 또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트레이너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제한적인 전달방식도 트레이너의 수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협업은 플랜핏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일부 완화시켜줄 수 있지만, 결국 ‘회원 수업 관리 도구’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플랜핏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헬스 시장 Player의 보조도구에 그치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똑똑하게 운동하고 원하는 몸을 가질 수 있도록’이라는 플랜핏의 비전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플랜핏이 헬스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하려는 시도는 강력한 경쟁사에 의해 무위로 돌아가거나 기존 플레이어에 종속되게 만들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10년 후 생존을 담보하지 못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봤을 때, 플랜핏은 가지고 있는 강점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시장을 찾아야 하고, 필자는 의료 시장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플랜핏이 현재 가지고 있는 비의료 - 헬스 데이터를 활용하여 의료 시장과 비의료 시장에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자 하는 Player와 협업하는 것이다.
앞서 10년 후 헬스시장에 대한 예측에서 살펴봤듯이, 현재 대한민국 헬스케어 시장 내의 Player들은 의료 혹은 비의료 분야에 한정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향후 포괄적인 접근을 하기 위해선 각 분야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앞서 예시로 살펴봤던 카카오 파스타의 경우도 만약 단순 운동 기록이 아닌, 상세한 운동 종류 및 루틴 추천 등을 하고자 한다면 운동 추천 및 수행에 관련된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다. 플랜핏은 이 지점에서 보유한 데이터와 루틴 추천 알고리즘 등을 활용하여 이들과 협력할 수 있다. 비의료 중 헬스와 관련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 플랜핏이 의료와 비의료 시장에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 싶지만, 비의료와 관련된 데이터 및 이해도가 부족한 Player와 협업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시장의 방향성에 합치된다. 또한 현재 플랜핏이 하고자 하는 헬스장 및 트레이너와의 협업보다 플랜핏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이다. 트레이너와 협업하게 된다면 플랜핏의 강점인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알고리즘은 트레이너의 전문적인 지식에 의해 활용되지 못하고, 플랜핏은 ‘수업 관리 도구’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의료 및 비의료 데이터에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자 하는 Player와 협업하게 된다면 플랜핏의 강점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플랜핏의 비전인 ‘누구나 똑똑하게 운동하고 원하는 몸을 가질 수 있도록’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임단아
danxvii@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