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윤동현
Produce 101은 2016년 초 방영한 101명의 연습생들이 경쟁하는 걸그룹 멤버 선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자체 뿐만 아니라 ‘Pick Me’ 등의 음원과 연습생 개개인의 스토리, 그리고 걸그룹 IOI의 탄생까지 모든 면면에서 핫이슈 메이킹에 성공했으며, 오는 4월 시즌2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Produce 101이 다른 아이돌 그룹 선발 프로그램과 가장 달랐던 점은 우선 참여 인원수이다. 101명이라는 많은 수의 연습생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한 소속사가 아닌 여러 소속사의 연습생들이 참여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차별점은 그룹 선발이 100% 시청자 투표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들은 여러 소속사가 아닌 한 소속사에서 주도한 것이었고, 그래서 경쟁하는 연습생 수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Produce 101’은 많은 연습생들을 보고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잡아냈다. 또한, 기존의 선발 기준 중에 투표가 있었지만 다른 기준들도 존재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선발에 대한 영향력은 적었다. 따라서 투표를 많이 받은 인원이 선발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불만이 제기되었고, Produce 101은 이러한 투표 영향력에 대한 문제 또한 확실하게 진단했다.
Why에 대한 진단 후에 What-How를 떠올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습생이 적으니 많은 연습생을 여러 소속사에서 데려오면 될 것이고, 투표 영향력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영향력을 올려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져올 기대효과에 대한 어필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적용시켰을 때의 예상 부작용도 존재한다. 윤리적 문제도 있고 100% 투표선발에 대한 부정적 시선들도 있었다. 또한 101명을 동시에 경쟁시키는 걸그룹 선발 프로그램의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 설득시켰고 실행으로 옮겼고 성공했다. 그것은 결국, 설득력 있는 Why-What-How 연결구조와 기대효과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반발 없는 혁신은 없다.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도,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스스로가 잘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명확한 문제와 해결방안, 그리고 부작용을 완충시킬 수 있는 기대효과가 존재해야 하고 그것을 직관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유력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 거절당하기도 한다. 그럴 때에는 다시 한번 Why-What-How-기대효과의 연결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는지 한번 더 진단해본다면 상대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20기 윤동현 | 검토 ∙ 18기 기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