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윤동현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범용 디자인' 이라고도 불린다.
'유니버설 핸드 드라이어'는 키가 작은 아이들이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같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이 공중 화장실의 핸드 드라이어를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토출구를 위·아래 두 곳으로 두어 개인의 손 높이에 맞게 바람이 나오도록 디자인한 작품이다. 독일의 iF DESIGN AWARD 2016에 선정되었다.
매일 사용하던 화장실의 핸드드라이어를 다르게 디자인 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불편’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혁신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창의’, ‘혁신’ 이라고 하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고,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엄청나게 대단한 것 같지만, 생각보다 단순하다.
‘우리’는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라는 집단은 이 세상에서 다수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세상을 ‘주도’하기 쉽고, ‘주류’를 형성하기 편하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고, 분명 그들의 니즈는 우리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연하게 스스로가 속한 집단의 틀에서 생각하고 모두가 우리와 같은 집단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짓곤 한다. 우리들의 니즈도 중요하지만, ‘우리’라는 틀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제품과 같이 ‘내’가 아닌 ‘모두’를 위한 혁신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쉽고 당연하게 쓰이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렵고 불편할 수 있다. 대단한 것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가까이 있는 것부터 살펴보고, ‘나’의 기준이 모두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유의해야 할 것이다.
글 ∙ 20기 윤동현 | 검토 ∙ 18기 기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