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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헤리티지와 테슬라의 생존 방법

20기 김수안



Tesla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떠오르는 기업이다. 만들어지지도 않은 차에 40만 명이 돈을 내놓고, 한해 5만대를 판매하는 회사임에도 기업가치(약 34조)가 한해 800만대를 판매하는 현대차(약 38조)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테슬라의 객관적인 지표를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3분기 연속 적자에,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판매량은 일반 자동차 회사의 100~150분의 1 수준에 머무른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마음만 먹으면 모델S와 같은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하니 독보적인 시장 지배자의 위치로 자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2016년 4월 모델3 예약 성공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점점 더 추가적인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가 팩토리가 완성되고 일정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까지 앞으로 3~4년은 더 버텨야 한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대표 일론 머스크는 태양광 발전 기업의 인수, 제품 포트폴리오의 확대, 자율주행기술 개발, 차량 공유 플랫폼 개발 등을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위기 상황에 혁신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브랜드 헤리티지



 테슬라가 혁신을 거듭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브랜드 헤리티지'에 있다. 브랜드 헤리티지란, 브랜드 혹은 제품의 역사와 관련된 스토리, 그에 따른 감성을 뜻한다. 브랜드 헤리티지는 산업이 성숙될수록 더욱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 헤리티지 자체가 오랜 세월 일관된 브랜드 가치가 쌓여서 형성되기 때문이며, 동시에 경쟁이 심한 성숙화된 시장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유용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도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데, 개발비 절감을 위한 '모듈화'의 확대와 공동개발의 증가로 인해 구조적으로는 차별화 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Jeep의 Heritage Expo, 독일에 있는 BMW Museum, 그리고 이전에 화려한 명성이 있던 모델명을 계승한 신차를 발표하는 등이 자동차 회사들의 헤리티지 마케팅이 될 것이다.


Jeep 헤리티지 엑스포. (이미지 출처 - www.sfwda.org)







Insight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브랜드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에는 스토리가 있고, 사람들은 이 스토리에 돈을 내놓는다. 현재 테슬라가 하고 있는 일은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헤리티지를 키우는' 것이다. 앞으로의 테슬라의 행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열광적인 소비자들을 통해 개발 자금을 만들어 내는 것, 다른 기업과 합쳐져 크기를 키우는 것. 무엇이 되었든 현재 테슬라가 가지고 있고, 키우려는 ‘브랜드 헤리티지’가 도움이 된다. 소비자로부터는 만들지도 않은 차에 돈을 투자하게 만들고, 기업으로부터는 오직 테슬라만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 돈을 투자하게 만든다.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바보가 아니다. 전기차 시장은 지금 당장 시장성이 없다. 그들은 그들만의 셈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 충전 인프라, 표준 시스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투자 대비 수익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달성할 수 없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혁신과 미래를 제시하고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브랜드에 녹아 들어 가치를 만들고 있다. 기존의 업체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브랜드 헤리티지이다.






글 ∙ 20기 김수안  |  검토 ∙ 18기 기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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