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한지영
요즘 카페에서 조모임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은 큰 음악 소리나 대화 소리로 인해 항상 ‘카페가 지나치게 시끄럽다’고 느끼고, 되도록 사람이 없는 조용한 카페를 찾아가곤 한다. 물론 카페라는 공간의 특성상 자유롭게 대화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조용함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다. “조용한 곳을 원하면 카페를 가지 말아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카페라는 공간의 장점은 유지하되, ‘대화’와 ‘소음’ 그 둘의 연결 고리를 끊을 수는 없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카페에 Meyer Sound사의 Constellation이라는 기술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Meyer Sound사의 Constellation은, 마이크와 확성기를 공간에 배치하고, 특수 알고리즘을 탑재한 음성 신호 처리 기술로 그 공간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기술이다. 마이크로 입력되는 신호를 처리하여 확성기로 출력하는 과정에서 소리의 잔향을 최소화하고,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대화 소리는 안정적으로 들리되 불필요한 주변의 소음은 작게 들리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음이 너무 적다면 적당량의 백색 소음을 증폭하여 과하게 조용하지는 않도록 조절한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Oliveto Restaurant를 비롯한 네 외식 업체에서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콘서트장, 예배당, 다목적 홀 등에서 음향 효과 극대화를 위해 활용 중이라고 한다.
1. 누구에게도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혁신
카페라는 공간에는 다양한 니즈를 가진 고객들이 혼재한다. 큰 소리로 대화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Constellation은, 이처럼 상충하는 니즈 중 무엇 하나도 간과하지 않고 하나의 솔루션으로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인테리어 기자재를 교체할 필요도 없으며, 공간을 분리하여 운영하는 등의 비효율을 유발 하지도 않는다. 즉, 소음이라는 일종의 외부 효과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희생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가 혁신적인 아이템을 구상할 때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2. 기존에 구축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문제 해결
카페라는 공간의 단점을 인지하는 개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찾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소음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카페가 이미 가지고 있는 장점, 즉 ‘어느 정도 주변에 사람이 있으며 적당한 백색 소음이 존재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다’는 특징을 훼손하지 않는다. 문제 해결에 매몰 된 나머지, 애초에 고객을 유인할 수 있었던 장점마저 망각하는 오류를 피해야 할 것이다.
글 ∙ 20기 한지영 | 검토 ∙ 18기 기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