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기 최연순
프랑스에서는 지금 ‘이야기 자판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는 1분짜리, 3분짜리, 5분짜리 이야기 중 하나를 선택하면, 자판기에서 해당 길이에 맞는 이야기가 무작위로 하나 나온다. 장르는 다양하고 이용료는 무료이다. 자판기에 실릴 이야기들은 해당 출판사의 홈페이지에 누구나 공모할 수 있으며, 온라인 투표를 통해서 선정된다. 이야기 자판기의 공동 창업자 이자벨 플르플레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료로 이야기를 읽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15년도에 6곳의 공공장소에서 첫선을 보인 이야기 자판기는 1년여 만에 6만 편이 넘는 이야기들과 20만 명 이상의 독자들을 보유하게 됐다. 파리 시민들은 이제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에, 관공서에서 대기하는 시간에, 약속 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에 핸드폰 대신 이야기 자판기의 이야기를 손에 들고 읽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의 타임킬링의 공허함과 무의미함에 지친 사람들이 다시 아날로그의 감성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SNS상에서 ‘고려대 대숲’을 중심으로 감수성 넘치는 글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동안 감수성은 여러 이유로 배척받았지만, 위 사례와 같이 다시 사람들의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무작정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가진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때로는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 21기 최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