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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정 Mar 01. 2018

2-2. 가족을 잘 모른다

포스여행(포르투갈-스페인)



























002. 가족을 잘 모른







동생은 이번이 첫 장기 비행이었기에
출발 전부터 걱정이 앞섰다.














"가서 니 언니 말 잘 들어."
"쟤 보약 좀 챙겨 가야 하는 거 아니니?"


워낙에 골골대는 체력 덕분에
온 가족이 동생의 장기 여행에 우려를 표했다.
(본인조차도 표했다.)
그리고 그 덕에 되려 고생할 맏이는
덕분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솔찬히 들었다.







너도 나도 모두가

그럴 줄만 알았다.


















"그냥 네가 아직 젊은 거야."
체력전인 비행에서 새로운 적성(?) 찾은 동생과 달리,
3  숙성된 언니는 여기서도 서글픈 나이 차를 실감했다.
보호자가 바뀌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걱정을 선구매하는
동생의 수법(?)에 당한 걸 수도 있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동생은 튼튼했고둔했으며젊었다.





여태 내 동생을 잘 몰랐다.
(본인도 본인을 모르는 것 같지만)







...
...
...





인천-상하이-암스테르담-바르셀로나-포르투
(스페인 왕복 티켓을 끊어놓고
포르투갈을 욱여넣어서 본의 아니게 비행기 투어...)







그렇게 장장 2박 3일에 걸쳐 4번의 환승으로
포르투갈 포르투에 도착했다.













유럽이 처음이었던 동생은 흥분을 가누지 못했고,
 역시 포르투가 참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아줄레주 벽화로 감싼 아름다운 기차역부터
성냥갑으로 도미노를 만든 듯한 건물들
완벽한 야경을 자랑하는 강과 다리까지




포르투 센트럴은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각 장소마다 갖고 있는
특색이 강해서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
...
...















고기보다 해산물을 사랑하는 입장에서는,

그리고 술을 사랑하는 입장에서는,
짠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천국이었다.








... 동생도 나를  몰랐다.














배 뜨시게 잘 먹고
관자놀이는 알딸딸한 상태로
시원한 강 바람을 맞으며
야경을 디저트 삼아 앉아 있으니
'여기가 포르투갈이구나.' 하고
새삼 실감했다.





이곳에 앉아 있기까지의 고생스러움은
도수 높은 포트와인에 씻기고
반짝거리는 야경에 잠겼다.














친구보다도 몰랐던 가족을 알아가는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알아가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 유럽여행으로  좋은  같아."


포르투를 보고 난 동생의 감상이 참 마음에 들었다.
화려하진 않아도 따뜻함이 느껴져서,
동생에게 포르투가 시작점이어서 다행이었다.


















사랑 넘치는 포르투의 야경을 만끽하며
2박 3일간의 포르투를 떠나는 것에도 아쉬워하며
(이 포르투가 질긴(?) 인연이 될 줄은 상상도 못한 채)
우리 마음속에 포르투는 그저
사랑스러운 도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보너스 컷 :)














포스여행
2화 끝!














© 빛정, bit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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