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하얀 얼음으로 채워진 스케이트장이 보인다. 헬멧 쓴 사람들이 제각각 자기만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어릴 때 동생과 스케이트장에 종종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서 있기조차 불안했던 스케이트. 얇은 칼날에 의지하여 나의 체중을 싣고 한발 한발 밀고 나가야만 한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몸은 따라주지 않는다. 몇 번이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한 바퀴를 완주하고 출발점에 서 있게 되었다.
유치원 졸업 후 꿀꿀이 친구가 스케이트를 배우고 있는데 재미있다고 같이 다녀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꿀꿀이의 의견을 물었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해보겠다고 했다. 강좌 등록을 했고, 스케이트화도 중고로 구입했다.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어본 꿀꿀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긴장감으로 채워진 듯 보였다. 얼음판 위에 올라가 링크장 사이드에 줄지어 서서 걷기 연습을 시작했다. 하나둘 하나둘. 제법 잘 따라 하는 아이도 있었고 발 하나를 떼지 못해 얼음이 된 아이도 있었다. 꿀꿀이는 평균 속도로 천천히 집중하는 듯했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 6개월간 아이스링크장에 방문했다. 걷기도 서툴던 아이가 스케이트 날을 밀고 나아가고 균형을 잡고 한 발로 서게 되었다. 넘어져도 툴툴 털어내고 씩씩하게 일어섰다. 함께 시작했던 친구들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꿀꿀이는 본인만의 속도로 맨 뒷자리에 서서 따라가는 모습이 대견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본인도 신기했는지 강습이 끝나고 나면 해맑게 웃어 주었다.
“엄마, 내가 제일 못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나 처음보다는 잘하지?” 자신 스스로도 격차가 느껴졌는지 자기가 꼴찌라는 것을 말할 땐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처음보다는 잘하고 있다는 것을 뿌듯하게 말해주어 고마웠다.
나 또한 배우고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성격이 급한 엄마는 그런 나를 답답해했다. 시도해보고 싶어도 느리다고 혼날까 봐 생각이 많아지게 되었고 배우는 과정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그런 부담은 나만 느끼는 것으로 끝내고 싶었다. 때론 같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뒤에 서 있는 딸을 바라보면 속상하기도 하다. 그래도 이해와 격려, 칭찬으로 환하게 웃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도 수고했어. 우리 딸.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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