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편히 살고 싶다

by 김몰라

"오빠, 나 이상한 꿈 꿨어. 우리 꿀꿀이가 어떤 남자한테 구타당하고 성폭행을 당한 거야. 그래서 내가 그 새끼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놨어. 지금도 소름 끼쳐."

"기사 그만 검색해."

남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쳇! 나도 생각하기 싫다. 검색하기도 싫다. 그런데 집 근처에서 끔찍한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찾아보게 된다. 관심을 접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난 계속 이곳에서 살아야 하니까. 특히, 딸을 키우고 있다 보니 더 눈에 불을 켜고 보게 된다. 내가 해결할 방법도 없으면서 말이다.


요즘엔 등하굣길도, 학원에 데려다 줄 때도, 잠깐 편의점에 나갈 때도,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야 할 때도 무섭다. 지나가는 사람의 손을 괜히 확인하게 되고, 그와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심장이 벌렁거린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런 내가 극성맞아 보일지 모르겠으나 ‘혹시?’ 하는 마음을 지우기는 어렵다.

이런 나를 보고 남편은 괜찮다고 무심하게 말한다. 예전에도 있던 일들이 지금은 미디어 발달로 널리 퍼지고 우리가 쉽게 알 수 있게 된 거라고. 그러니 특별히 더 위험한 일이 더 자주 발생한 것은 아닐 거라고.

물론 예전에도 그런 일은 있었다. 그렇다고 그냥 넘길 일은 아니지 않은가. ’있을 수 있는 일이지.‘ 하고 넘기기에는 심각 수준이다. 치안 우수 국가의 보수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어떻게 해야 그 틈새를 메울 수 있을까.


마음 편히 산책하고, 달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작가의 이전글한숨 대신 심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