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감동받는 사람들의 비밀>
이번 달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이전에 '가정/인문독서' 강의를 들으며 추천받아 읽으려 했으나 다 읽어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완독을 해내겠다며 입을 앙다물고 책을 펼쳤다.
이상하다.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내가 이 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눈으로 문자만 읽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같은 장면을 보고도 "우와~" 감탄하는 사람과 달리, "아......"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 그게 나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어떠한 감정인지 모르기도 하면서 감정표현에 서툰 사람. 그래서일까. 소름 끼치는 경외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자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유명한 건축물을 보고도 그 웅장함에 압도되어 내가 작아지는 경험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그 경험에 내가 같이 공감하기 어려웠고, 책에 빠져들기 힘들었다. 이번에도 책을 덮고 말았다.
내가 낳은 딸은 나와 다르다. 내가 파리를 잡아도 울고, 구름을 보고도 감탄한다. 비 내리는 날에는 킁킁거리며 비 냄새를 맡는다. 짙은 노을을 보고는 빨리 사진 찍으라고 난리다.
이런 딸과의 대화가 어려웠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도 어쩌면 이 아이처럼 작은 것에도 감동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K-장녀로 살다 보니, 쳇바퀴 돌듯 살다 보니 무뎌진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이 아이가 내게 온 이유가 너도 이제는 이렇게 살아보라고 나에게 기회를 주신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감동, 그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