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둘째를 입양했다.
2024년 5월 20일에 태어난 이 아이의 이름은 '행복'이다.
첫째 아이가 지어준 이름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꿀꿀이가 갑자기 동생을 낳아달라고 시위하며 눈물까지 흘렸고,
그럼 강아지라도 기를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난 단호했다.
"안 돼."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또 시작되었다.
"엄마, 나도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 외로워."
"강아지 안 되면 다른 동물이라도 키울 수 없어? 제발."
몇 년째 쉬지 않는 이 조름에 결국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가족회의를 통해 '도마뱀'을 키우는 것으로 결정했고,
꿀꿀이의 9번째 생일날, 행복이를 우리 집에 데리고 왔다.
행복이를 처음 만날 날, 사장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한 번 안아보실래요?"
난 기겁했다.
"아니요! 싫어요."
나의 대답에 시원스럽게 웃으시며 다시 말씀하셨다.
"에이, 자라는 모습 보면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하실 걸요?"
'내가? 절대!'
파충류를 싫어하는 나는 손사래를 치며 부인했다.
사장님 말씀이 맞았다.
낮에는 빛을 피해 꼭꼭 숨고 밤이 되면 활발하게 움직이는 행복이가 귀엽고 예쁘다.
크레스티드 게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너무 추울까 봐 행복이가 있는 방 보일러 온도를 높이게 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습도 체크를 하게 된다.
밥을 안 먹으면 걱정,
너무 숨어있어도 걱정, 너무 움직여도 걱정,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더딘 행복이가 잘못될까 봐 걱정,
탈피를 제대로 못하는 건 아닌가 걱정,
매일 걱정하고 매일 세심하게 살피게 된다.
육아를 다시 하는 기분이랄까.
걱정이 한가득이지만
행복이 덕분에 행복하다.
정말 우리 집에 행복을 가져다준 행복이.
우리 오래도록 함께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