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
나는 발레에 대해 전혀 모른다.
하지만 딸은 발레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딸이 다섯 살이 되던 해
아파트 커뮤니티에 수업이 생겨 발레를 배우게 했다.
그때는 잠깐 스트레칭하고 음악에 맞춰 뛰어노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은 발레 6년 차.
나는 꾸준히 하는 운동이 있는 것에 만족하지만
딸은 아니다. 몸 움직이는 그 일에 진심이다.
"엄마! 선생님께서 토슈즈 사 오라 하셨어."
이 말을 전하는 아이의 눈빛과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사실 작년부터 딸은 토슈즈를 원했다.
집에서 토슈즈를 신고 연습하겠다고 사달라고 엄청 졸랐다.
내 기준엔 비싼 토슈즈를 그냥 사줄 수 없었다.
계속 거절했다.
물론 선생님께서도 아직은 이르다 하셨다.
그렇게 1년 가까이 기다렸다.
그토록 기다리던 토슈즈 입문에 드디어 성공했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나의 상상 이상으로 벅차오름을 표현할지는 몰랐지만.
발레를 모르는 엄마는 그냥 토슈즈만 사면 되는 줄 알았다.
아니다.
토슈즈와 리본, 밴드, 토씽, 송진가루, 망치가 필요했다.
토슈즈에 리본과, 밴드를 따로 달아줘야 하고
토슈즈 앞부분(뱀프)을 망치로 깨야 한다.
그리고 미끄러지지 않게 송진가루를 토슈즈 바닥에 뿌려준다.
발레리나는 음악에 맞춰 우아한 동작만 하는 줄 알았는데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
아이는 이 모든 과정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나도 좋다.
딸 덕분에 관심밖의 분야를 접하니 새롭긴 하다.
근데 발레의 세계, 어렵다.